손해사정 독립성·공정성 보장 입법안 통과 시급

[폴리뉴스 윤은식 기자]손해사정사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보험사와 손해사정사 간 불평등한 관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손해사정사란 보험사와 보험소비자 사이에 발생하는 분쟁을 중립적인 위치에서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보험전문인으로 보험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공정하게 평가·산정하는 일을 한다.

손해사정사가 되려면 보통 2~3년, 많게는 5년여 정도의 수험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손해사정사가 된 후에는 정작 보험사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보험금 산정 등 손해사정 본연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대형 손해보험사의 보상팀 고위 임원은 위탁손해사정사들을 한데 모아 놓고 “보험사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손해사정업을 못하게 만들겠다”는 등의 막말을 퍼붓고 자신의 회사에는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출신으로 알려진 이 간부는 보험사 ‘갑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거론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손해사정사들은 모두 ‘XX해버려야 한다’고 해 손해사정사들 사이에 논란의 인물이라고 전해진다.

이처럼 보험사와 손해사정사 간의 불평등한 관계는 손해사정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보험업계에선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말을 듣지 않는다고 각서를 요구하거나 막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보험사 갑질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손해사정업계의 말은 다르다. 불평등한 관계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는 주장이다.

손해사정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와의 불평등한 관계는 뿌리 깊은 관행으로, 보험사 갑질에 손해사정업을 그만 두고 싶어 하는 손해사정사들이 여럿 있을 정도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손해사정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빨리 관련 입법안이 통과 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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