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서 야당 측, ‘BH 메모’ 두고 비선 의혹 제기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서예진 기자]3일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야당 측이 지난달 7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병원 공개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읽은 메모를 보낸 주체를 놓고 비선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운여위 전체회의에서 ‘BH’라고 적혀있던 해당 쪽지가 청와대의 누가 보낸 것인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날카롭게 질의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총리대행이 장관이 전달한 메모를 그대로 낭독하듯 읽었는데 실장님 지시냐, 대통령 지시냐”고 물었고 이 실장은 “제가 지시한바 없다. 처음 접하는 이야기라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저 쪽지를 봤느냐”고 물어도 이 실장은 “못 봤다”고 밝혔다.이 실장은 “저 문건은 그날 병원공개가 청와대에서 공개하라는 요청으로 공개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해명했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엄청 심각한 일”이라며 “(최경환) 부총리가 처음으로 병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그 엄중한 자리에서 책임자(고용복지수석)도 모르게, 내용 자체를 별도로 첨가할 수 있게 하는 쪽지를 전달했고 그 쪽지에 ‘BH’라고 적혀 있었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자 이 실장은 “누차 말씀드렸지만 전혀 알지 못한다. 팩트를 확인해보겠다”고 답을 피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BH에서 요청한 중요한 사항이 BH를 총괄하는 비서실장도 모르고 담당 수석도 모르는 일이 벌어진다면 이게 정상적이냐”면서 “항간에 청와대가 수석과 비서실장이 배제된 채, ‘문고리 3인방’, 특히 부속실장을 겸하는 분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서면을 다 심사하고 실질적으로 권한이 거기에 집중돼 수석과 비서실장은 큰 역할 못한다고 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담당 수석도 모르고 비서실장도 모르는 ‘BH 문건’이 부총리한테 갔는데 누가 보냈을까. 비서실장이랑 수석보다 영향력이 센 누군가가 넣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실장은 “제 직을 걸고 말하는데 염려하지 말라. 그런 사실은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최 부총리가 24곳의 메르스 관련 병원명을 공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전달된 쪽지를 두고 청와대의 지시가 적힌 문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단에 ‘BH 요청’이라고 적혀있던 쪽지에는 “환자가 단순히 경유한 18개 의료기관은 감염 우려가 사실상 없는 병원이다. 우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 이용에는 차질이 없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적혀 있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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