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당직 인선 등 ‘갈등의 불씨’ 남아있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을 찾아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이 원내대표의 조부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둘러본 뒤 아나키스트의 상징인 중절모를 쓰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을 찾아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이 원내대표의 조부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를 둘러본 뒤 아나키스트의 상징인 중절모를 쓰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서예진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4일 이 원내대표의 조부인 독립운동가 우당(友堂) 이회영 선생을 기리는 전시회를 함께 관람하며 ‘협력’ 모드를 과시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파열음을 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날 두 사람은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수영예선을 응원한 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우당 선생 관련 행사인 ‘난잎으로 칼을 얻다-우당 이회영과 6형제’ 전시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우당 선생과 그의 6형제의 삶을 재조명한 이 전시회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애국정신과 독립운동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우당 선생은 독립운동 초기 신민회 핵심으로 활동하며 헤이그 밀사파견을 기획한 장본인이다. 10명의 정승을 배출한 대표 명문가의 자손이자 거부(巨富)였으나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잃자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수조 원에 달하는 재산을 처분,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들이 세운 신흥무관학교는 3500여 명의 독립군을 양성하고 청산리대첩 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항일 무장운동의 토대를 만들었다.
 
전시회에서 문 대표는 우당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이 원내대표와의 협력을 과시했다. 우당 선생의 손자인 이 원내대표는 전시회를 둘러보며 문 대표에게 직접 사진을 소개하고 도록을 펼쳐 독립운동사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할아버지를 닮았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또한 전시회장인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내에 모셔진 박종식 선생 등 독립운동가 영정에 헌화, 묵념했다. 박 선생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선친이다.
 
문 대표는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노블리제 오블리주인데 그것을 실천한 분들이다. 마침 이 원내대표의 조부이시기도 해서 더욱 뜻 깊다”면서 “그 분들의 나라를 위한 고귀한 희생과 헌신 정신을 우리 당이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당의 단합을 좀 더 다지고 되새기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 화합을 위한 계획에 대해서는 “이 원내대표와 목요일(2일) 긴 시간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다 풀었다”면서 “당장 후속인사에 대해 질문하시는데 그런 부분은 여유를 갖고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표는 광주시 구의회 의장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광주분들이 단합해달라는 주문이 많았는데 거의 다 정상화됐다. 이 원내대표와도 걱정하는 부분이 거의 다 풀렸다”면서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문제만 남았다. 여기 계신분들이 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이 작용해서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일 이 원내대표의 최고위 복귀와 더불어 1박 2일 동안 이어진 두 사람의 ‘광주 행보’를 미루어 보자면 당직인선 문제로 인해 촉발된 갈등이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이는 정책위의장과 조직사무부총장 등 후속 당직인선이 조만간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직 인선이 완전히 마무리돼야 사실상 ‘투톱’ 간의 갈등 해소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책위의장의 경우 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최재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조직사무부총장은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이 겸직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친노(무현)계 의원들은 강기정 정책위의장의 유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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