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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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아름답다. 그래서 금수강산 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름다운 곳에서 산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극복하면 새로운 미래가 있다는 희망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누구든지 작은 것에서도 만족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12월, 우리는 행복한 나라, 경제민주화, 사회통합, 기회의 땅 등 들으면 들을수록 솔깃한 말들을 우리 국민에게 쏟아 부었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친박, 비박, 친노, 비노 할 것 없이 2016년 4월 총선을 위해 공천을 받고 당선될 희망으로 온갖 기예와 미사여구를 쏟아 내고 있다. 그 말 중에 진심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는가! 희망은 미래다, 희망이 없는 미래는 절망이다. 

양극화에 대해 대부분 빈부격차로 이해한다. 빈부격차는 양극화가 표출된 모습일 뿐이다. 양극화는 가난한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동태성이 없고 가난이 대물림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삶을 변화시킬 희망이 없어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고, 가진 사람은 더욱 더 많이 갖게 되는 것이 양극화이다.


우리나라 총 가구 수 1,841만 가구 중 7,051,030가구가 빈곤 가구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의 38.3%가 빈곤하다는 것이다. 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상위 10%가 총자산의 42.8%를 점유하고 있고, 금융자산의 45.3%, 부동산 자산 47.9%, 총부채 59.7%, 순자산 43.7%, 경상소득 29.4%, 가처분소득 29.1%를 점유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 부의 편중의 심화가 나타나 있다. 매우 재미있는 사실은 하위 40%는 총부채 점유율이 0.1%이고, 중위 50%는 총부채 40.2%를 점유하고 있으며 상위10%는 59.7%를 점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하위 40%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헌법 제119조 2항은 균형 잡힌 성장, 적절한 소득분배, 독과점 방지를 위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쇄된 활자에 불과한 것인가. 2014년 국세청이 밝힌 세목별 세수 실적을 보면 소득세 54조3,821억원, 법인세 46조1,811억원, 부가가치세 58조 4,545억원으로 부가가치세가 가장 많다. 부가가치세는 상품거래나 서비스(용역)제공 과정에서 발생하며 부자나 가난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가 내는 세금이다. 

그런데 통계청 자료를 인용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분석한 것을 보면 우리 국민 6명 중 1명은 연간소득이 빈곤선인 998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약 830만명의 소득이 빈곤선 이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희망을 갖고 있는가. 이들이 1인 가구라 하더라도 이들의 소득은 기초생활 소득기준 보다 낮다. 모든 국민들이 합의하여 증세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증세 부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해서 비정규직 사회적 일자리를 마련해 줄 것인가. 그래서 또 다른 차별을 낳을 것인가. 자존심도 짓밟히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도 묵묵히 참고 살아야 하는가. 어떤 희생과 희망을 가지고 버텨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 다만 인적자원만 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이 오히려 역진하고 있는 듯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금연정책을 꼽을 수 있다. 금연정책이란 핑계로 흡연자는 무슨 범죄자처럼 대한다. 한 값에 2천원씩 더 거두어 가면서도 흡연석을 없애는데 주력하면서 흡연자가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흡연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책은 없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국토교통부가 야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New Stay 정책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환경개선 보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형 임대주택을 장려하면서 정부 또는 공기업 소유의 부지를 공매하는가 하면 그린벨트 내에도 허용하려고 한다. 심지어 동사무소, 철도부지, 우체국 등에도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겠다고 한다. 도시주택기금에서는 10년 거치 20년 상환에 연 2.5%로 융자한다. 그런데도 New Stay 정책에 서민을 위한 신개념의 주거복지 서비스가 제공되는 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몇 년 전 영구임대주택과 일반 아파트가 섞여 있는 단지에서 영구임대 아파트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영구임대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사이에 철조망을 치고, 영구임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일반 아파트 단지에 들어올 수 없도록 했던 일이 있었다. 미분양 아파트에 전세 임대세입자가 들어오면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고 이사를 올수 없도록 입주민들이 막았던 일도 있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사회풍토를 극복하고 공동체 정신을 살려보고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헤 대통령 모두 사회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사회통합은 무엇을 뜻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회통합을 위해 사면을 하겠다니 그 사회통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PT 파슨스는 사회통합은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도달하는데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서 서로가 그 역할을 인정하는 가운데 각자가 자기 역할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는 것을 통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세대 간, 빈부 간, 지역 간 하나의 사회목표를 위한 역할을 상호 인정하고 서로가 소통하는 가운데, 그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것이 사회통합 이라고 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목표는 무엇인가. 경제를 살리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 목표인가. 그런데 경제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는데 어떻게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아름다운 나라에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책임은 정치의 몫이다. 그런데 지난 수개월 동안 우리 정치는 메르스 사태와는 아랑곳 없이  친박, 비박, 친노, 비노로 나뉘어 서로 싸우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당과 갈등을 일으키며 마치 조선조시대에 사색당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보는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그 사이에 국민은 없다. 빈곤과 저소득층은 사회적 배제로 나타난다. 사회적 배제는 사회 내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이 사회의 최소한의 자원에 접근할 수 없거나 그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다르게 말하면 전혀 희망이 없는 집단이거나 개인의 상태가 사회적 배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 사회적 부적응으로 인한 범죄나 테러 등이다.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대표, 문재인 대표가 내놓아야 한다. 지금 세계는 전반적으로 불경기이다. 특히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가격은 중국에 밀리고, 기술은 일본에 밀리고 있는 우리 산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힘은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서로가 협력하고, 힘을 합쳐나가야 할 때 발생한다. 우리는 이미 그러한 노력으로 오늘의 한국을 만든 경험이 있지 않는가. 다만 우리 정치만 그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하다.

박영식 약력 

■ 1948년 대구 출생
■ 유성환 전 의원 보좌관
■ 통일국시론 원고 작성으로 구속
■ 박찬종 전 의원 정책실장
■ 신정당 정책실장
■ 영국 NEXT SOCIETY 연구소 동북아시아 담당 연구원
■ 현 폴리뉴스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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