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제36회 청룡영화제’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앞서 지난 20일 열렸던 ‘제52회 대종상영화제’와 대조된 분위기였다. 레드카펫은 화려한 드레스와 멋진 턱시도 전쟁이 벌어졌다. 

특히 ‘제36회 청룡영화제’ 참석자 규모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보다 훨씬 컸다. 후보에 오른 배우와 스태프 대부분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대리 수상이 남발했지만 ‘제36회 청룡영화상’은 대부분 직접 수상자가 무대 위에 올랐다. 그만큼 수상소감도 다채로웠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대신 잘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제36회 청룡영화상’은 수상자에 따라 감동적인 사연을 녹였다. ‘제36회 청룡영화상’을 올해 값진 영화 시상식으로 만든 원동력에 대해 알아본다.

김혜수, 분위기를 장악하는 진행

김혜수는 올해로 22번째 청룡영화상 진행을 맡았다. 김혜수는 박중훈, 문성근, 정준호, 이범수, 이병헌, 유준상과 함께 청룡영화상 MC로 활약했다. 이젠 김혜수가 없는 청룡영화상을 상상할 수 없다.

김혜수는 말발이 아니라 진심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을 이끌었다. 현재 한국영화는 관객 1억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다. 김혜수는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간단한 묵례가 아니라 상체를 살짝 숙이면서 시청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스태프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본에 있는 내용일지라도 김혜수는 감정을 담아 읽었다. 무미건조한 말투, 노련한 진행, 순발력이 아니었다. 배우를 대표해 스태프에게 진정성을 표했다. 더불어 손현주도 ‘스태프상’ 시상자로 나서 “배우만 박수를 한 번 더 치겠다”고 유도했다. 김혜수와 손현주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한국 영화를 짊어진 스태프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어 김혜수는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여하면서 이민호에게 “외모가 근사하면 연기가 가려지는 경향이 있다. 외모를 극복하는 필살기가 있는가?”라고 돌발 질문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김혜수는 감독상을 받은 류승완 감독 대리 수상에 관해 “부인이자 제작자이신 강혜정 씨가 대리 수상한다. 류승완 감독이 불참할 때마다 감독상의 영광을 안으신다”고 밝혔다. 대리 수상이지만 류승완 감독의 수상경력을 언급하며 축하를 전했다. 

또한 김혜수는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시청자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진행자임을 입증했다. ‘성실한나라의앨리스’의 이정현이 여우주연상을 받자 김혜수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출연했다”고 알렸다. ‘성실한나라의앨리스’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었다. 다양성 영화에서 흥행했지만 상업 영화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성실한나라의앨리스’가 생소한 시청자에게 ‘노 개런티’ 설명은 신의 한 수였다. 김혜수는 다양성 영화의 열악한 제작 환경을 ‘한 줄의 멘트’로 전달했다. 

김혜수는 최우수작품상 수상 진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멘트를 남겼다.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암살’이 받았다. 앞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 ‘국제시장’이 10관왕을 싹쓸이한 것에 비하면 ‘제36회 청룡영화상’은 골고루 상을 나눠 받았다. 김혜수는 “정말 상을 잘 주지 않느냐? 함께 무대에 올라와서 축하와 영광을 누리시라. 저는 청룡영화상을 참 좋아한다”는 돌직구를 날렸다. 

대세남 유아인, 활짝 웃다가 떨었다

배우 유아인은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최근 한 매체는 유아인이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단독 MC 제안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게다가 유아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꼰대의 품격”이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유아인은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을 이유로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유아인의 각양각색 매력이 드러났다. 

유아인은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장미여관’이 ‘노오란 셔스의 사나이’를 부를 때 박수를 치며 흥얼거렸다. AOA가 ‘심쿵해’를 부를 땐 흥에 겨워 박자를 타면서 따라 부르기도 했다. 

진지희가 “유아인 오빠랑 같이 애개션 장면을 해보고 싶다”고 하자 유아인은 삼촌 미소를 보였고, 전혜진이 여우조연상을, 방준석 PD가 음악상을 수상하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함께 ‘사도’를 만든 이들의 수상을 행복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특히 유아인은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말했다. 유아인은 굉장히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유아인은 “저는 이런 무대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다. 오늘도 청심환을 먹고 왔다. 모르겠다. 제 거라는 생각이 잘 안 드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유아인은 “‘사도’란 작품으로 상을 받아서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서 있다. 베테랑이란 작품으로도 올 한 해 동안 사랑을 주셨다”며 “저는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기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그런 배우가 되겠다. 마음속에 떠오른 수많은 분을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제36회 청룡영화상’에도 옥에 티가 있었다. AOA 축하공연은 아쉬움이 남았다. 시상자가 수상자보다 훨씬 더 많은 말을 했다. 오히려 수상자에게 시간을 양보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특히 ‘스태프’상 수상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은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 리스트다. 

▲최우수작품상=암살 ▲감독상=류승완(베테랑) ▲남우주연상=유아인(사도) ▲여우주연상=이정현(성실한나라의앨리스) ▲남우조연상=오달수(국제시장) ▲여우조연상=전혜진(사도) ▲신인남자배우상=최우식(거인) ▲신인여자배우상=이유영(간신) ▲신인감독상=김태용(거인) ▲각본상=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촬영조명상=김태경 외 1명(사도) ▲음악상=방준석(사도) ▲미술상= 류성희(국제시장) ▲편집상=양진모(뷰티인사이드) ▲기술상=조상경 외 1명(암살) ▲청정원인기스타상=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설현 ▲단편영화상=출사 ▲한국영화 최다관객상=국제시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