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위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법 집행을 위해 조계사 경내로 들어온다는 풍문이 있는데 끝내 풍문이길 바란다. 만일 이를 실행하려 한다면 시민사회, 종교계, 불교계와 범국민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도법 스님은 ‘공권력투입을 우려하고 평화시위를 바라는 화쟁위원회 호소문’을 통해 “경찰이 경내로 들어오는 것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한 대통령의 뜻과도 배치되며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도법 스님은 내달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경찰이 집회 금지 통보를 한 데 대해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집회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함께하기를 바라지만 끝내 외면한다면 범 종교계와 대회 주최측을 설득하고 뜻을 모아 반드시 평화 시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집회가 평화시위 문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차벽이 들어섰던 자리에 종교인들이 ‘사람벽’으로 평화지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종교계가 집회에 개입하고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어 “화쟁위원회에 소위원회를 꾸려 타종교에 ‘사람벽’ 참여를 제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불교인뿐만 아니라 이웃종교에도 함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위원장 문제에 대해선 “한 위원장은 이미 화쟁위 중재가 받아들여지면 경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며 “(화쟁위원회도) 경찰 출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지만, 경찰과 정부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재를 위해 경찰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책임 있는 답변도 공식적인 만남도 없었다”면서 “법과 질서 안에서 평화를 가꿔야 할 정부가 그 길을 외면한다면 스스로 평화를 부정하는 정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정부와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