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엔터테인먼트/(주)영화사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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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지난 11월 25일 영화 ‘도리화가’가 개봉했다. 미쓰에이 수지가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3년만에 돌아온 작품이다. 수지는 영화 ‘도리화가’에서 ‘국민첫사랑’ 타이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 최초 여류소리꾼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일까. 영화 ‘도리화가’는 수지의 ‘국민첫사랑’ 이미지에 발목이 잡혔다. 관객이 보고 싶은 진채선, 수지가 연기하는 진채선, 기획된 진채선이 전부 달랐다. 그러니 영화 ‘도리화가’ 흥행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 

영화 ‘도리화가’의 진채선(수지 분)은 실존 인물이다. 역사 상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조선 최초 여류소리꾼이며 흥선대원군(김남길 분) 애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훗날 흥선대원군을 떠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이 보고 싶은 진채선은 열정이 넘치는 소리꾼이다. 여자에게 금기가 된 소리를 하면서 세상 장벽과 당당히 맞서는 진채선을 원했다. 실력도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영화 ‘도리화가’의 진채선은 남자에 의해 지배당한다. 조선시대 최초 여류소리꾼은 보통 의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소리꾼으로서의 진채선은 ‘주체적’ 선택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재효(류승룡 분)에 의지한다. 신재효도 진채선을 소리꾼으로 키우기 위해 몰방한다. 신재효와 진채선은 ‘스승과 제자’라는 선이 있다. 하지만 영화 ‘도리화가’를 보는 내내 ‘이성적 끌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시대 금기를 깨는 것과 ‘납득 수준’은 다르다. 신재효가 제자들, 진채선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장면이 있다. 진채선의 열정을 표현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지금 사고방식으로 따져도 갸우뚱한 설정이 있다. 

흥선대원군 애첩이 되는 것은 여류소리꾼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종필 감독이 선택한 후반부 흐름과 결말은 ‘굴레’였다. 이 대목에서 진채선이 신재효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궁금증이 생긴다. 진채선에게 소리가 먼저일까. 아니면 기대고 싶은 스승의 신재효, 소리를 처음 가르쳐 준 신재효 중 무엇이 먼저일까. 해석이 각양각색일 것이다. 

다른 의문은 흥선대원군 애첩이면 소리를 영영 못하느냐는 것이다. 진채선을 신재효-흥선대원군 사이에 묶은 구도가 ‘도리화가’의 메시지를 추월했다. 진채선과 ‘남자들’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전반적인 줄거리에서 진채선과 신재효-흥선대원군 관계에 포커스를 맞췄다. 자연스레 상대적으로 진채선의 성장기, 진채선이 재능을 발휘하며 느끼는 기쁨 등은 묻혔다. 여성의 한계를 꼭 신재효-흥선대원군의 묘한 감정싸움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영화 ‘도리화가’가 선택한 진채선 캐릭터는 꽤 매력적이며 멋있다. 그러나 수지 이미지, 이성적 매력이 넘치는 수지가 돋보였다. 역시 여성은 ‘예쁘다’는 전제를 깔고 가야 할까. 영화 ‘도리화가’를 보기 전 기대감이 컸다. 영화 ‘도리화가’는 수지가 원톱이다. 여배우가 원톱인 영화는 매우 드문 상황에서, 영화 ‘도리화가’는 결정적 획을 긋지 못했다.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진채선이 더 과감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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