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총선청년네트워크’ 소속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폴리뉴스 김동용·이혜진 기자]4·13 총선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알려져 있던 청년들이 자신들의 입장이 공약에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런 움직임의 하나로 4·13 총선을 50일 앞둔 지난 2월 23일 ‘총선청년네트워크’는 “이번 총선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 하겠다”며 발대식을 가졌다.

총선청년네트워크는 유권자로서 선거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정치에 대한 기대를 품는 계기를 마련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단체, 청년 모임이 네트워크를 구성한 조직이다.

총선청년네트워크의 캐치프레이즈 “우리는 변화에 투표할 것입니다”는 꼭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심판하거나 바꾸겠다는 뜻이 아니라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와 관련 스스로 좋은 방안을 제안한 후 반영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있다.

지난 2월 23일 총선청년네트워크 발대식 현장(사진=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 지난 2월 23일 총선청년네트워크 발대식 현장(사진=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청년층의 정치참여, 사회적 청년문제와 관련 깊어’
‘청년문제 해결위한 정치권 대처는 미온적, 청년층 직접 행동할 수밖에’

청년들의 이런 변화는 청년층이 겪고 있는 사회적 청년문제와 관련이 깊다. 청년들은 사상최악이라고 평가되는 청년실업난에 고통받고 있으며, 이에 취업, 결혼, 미래 등 모든 것을 포기한 N포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대처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지금까지 청년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은 적은 많았으나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하면서 청년층이 직접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총선청년네트워크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총선청년네트워크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총선청년네트워크 회원들은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실종·정책실종 선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실업 등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정책 공동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 청년 구직지원수당 도입, 공공기관ㆍ대기업의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청년기본법 제정 등 12가지 우선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월 31일에는 국회 앞에서 청년 일자리 확보를 위한 국회의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촉구하며, 노동개혁을 반대한 의원 6명과 자녀의 취업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3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4·13 총선 낙선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는 ‘청년 정책공약 평가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청년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각 정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 등이 참석해 청년 문제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모습 (사진=청년유니온 홈페이지)
▲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모습 (사진=청년유니온 홈페이지)

‘청년층 투표참여 독려,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 개최하기도’
‘최저임금 인상, 주거안정화 등 각자의 목소리 내며 존재감 드러내’

또 지난 2일에는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청년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청년유권자위원의 날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를 개최했다.

청년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투표를 통해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청년들은 최저임금 인상, 주거안정화 등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행사는 오후2시부터 신촌 창천문화공원. 차없는거리 등에서 진행됐으며, 청년참여연대가 야외 오픈테이블을 마련하고, ‘민달팽이유니온’, ‘청소년유니온’ 등 7개 청년단체는 차없는 거리에서 부스를 마련해 청년 관련 정책과 청년의 총선 참여 독려를 위한 게임과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모습 (사진=청년유니온 홈페이지)
▲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2016 국회의원 선거 VOTEr DAY’ 행사모습 (사진=청년유니온 홈페이지)

‘청년층 적극적인 목소리에 정치권도 조금씩 반응’
‘서울 성북갑 총선 후보들 청년문제 해결위한 토론회 참석하기도’

총선청년네트워크를 통해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정치권에서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20대 총선 서울 성북갑 후보자들은 총선을 10일 앞둔 지난 6일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총선참여네트워크 ‘권리 찾는 투표’등이 공동으로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청년들의 고민과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정태근,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국민의당 도천수, 민중연합당 박철우 후보 등이 참석했으며, 청년주거, 대학등록금, 청년실업 등 주요 현안에 관해 후보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 후 학생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달팽이 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사진=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 민달팽이 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사진=민달팽이 유니온 공식 블로그)

<폴리뉴스>는 지난 6일 4·13 총선을 앞두고 이러한 청년들의 변화와 목소리를 담고자, 총선청년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면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내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협동조합까지 운영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총선청년네트워크를 발족한 이유에 대해 “청년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위가 투표밖에 없다”며 “선거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정치에 대한 기대를 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구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과 관련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나쁜 정치를 일삼는 후보에게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삶을 놓고 투표하면 좋겠다. 후보 선택의 기준은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고 온전한 자기 몫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권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투표에 참여하자고 약속하는 ‘세대연대 투표’를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세대연대 투표’에 대해 “예를 들어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이제 국민연금을 튼튼히 하자는 제안을 하며 투표를 약속하기, 매월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아나가는 부모세대와 독립을 원하는 자녀세대가 안정적인 주거 안정을 위해 투표하자는 약속 등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임경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총선청년네트워크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유권자로서 청년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위가 투표밖에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선거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정치에 대한 기대를 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다양한 청년 단체, 청년 모임이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제 막 시작하게 된 단체, 1000명 규모 노동조합 등 19개 다양한 단체 참여”
“충북 청주, 경북 대구에서 활동하는 단체도 있어”

-총선청년네트워크에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나.
다양한 청년단체와 모임이 있다. 청년들이 자신의 바람을 갖고 이제 막 시작하게 되는 모임이 있는가 하면 청년유니온처럼 1000명 규모의 노동조합이 들어있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대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기도 한다. 서울뿐만이 아니라 청주에서 활동하는 청주청년들, 대구에서 활동하는 친구정치네트워크가 있다. 참여단체는 총 19개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동네형들, 뜨거운청춘(준), 민달팽이유니온, 민주주의 디자이너, 매니페스토청년협동조합,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빚쟁이유니온(준), 서울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신촌동 정치꾼, 연세대학교 사회대 학생회, 정치외교연합동아리 여정, 청년광장, 청년당당,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유니온, 청주청년들, 친구정치 네트워크, KYC한국청년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까지 활동한 내용에 대해 말해달라.
2월에는 공천 기준을 제시하는 활동, 3월에는 정책 제안 및 평가와 20여개 단체가 직접 다양한 주제로 여는 오픈테이블이 있었고, 4월에는 '보터데이'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이 바라는 정책을 소개하는 부스와 투표에 참여하자는 플래시몹을 열었다. 이외에도 단체가 아닌 관심은 있지만 참여의 경로가 마땅치 않은 청년들을 위해 '청년유권자위원 VOTER'를 모집 150여명의 청년들에게 선거 관련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 동안 다양한 투표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청년들의 반응은 어땠나.
혼자서는 힘들지만 같이 하면 힘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상 정치권에서 공천 파동 등 청년을 부르짖지만 청년을 위한 정책, 청년을 위한 정치는 부재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청년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유권자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과 후보들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는 주체적 태도라고 생각한다.

“청년층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뜻 전달해야”
“청년정책 일자리 양에 초점 맞춰져있어, 청년 문제 미래사회의 문제”

-‘우리는 변화에 투표할 것입니다’가 메인 캐치프레이즈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에 투표하겠다는 것인가?
누구를 심판하겠다는 정치를 넘어서고 싶다는 뜻이며 좋은 선택지를 스스로 제안하고 이것이 반영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물론 좋은 대안을 설계하고 이를 실현하는 것의 주체는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가져야 할 몫이지만, 유권자로서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제대로 뜻을 전달하고자 한다. 여전히 청년정책은 일자리의 양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청년의 문제를 청년 시기에만 겪는 한시적 문제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청년의 문제는 저출산, 고령사회로 대표되는 미래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보편적 복지의 관점이 담긴 주거, 교육 등과 같이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 영역에 관한 정책이 있기도 청년의 구직 시기와 같이 특수한 상태에 놓여있을 때에 적절한 조치를 담는 구직수당이 있기도 하다.

“N개의 목소리, 청년이 사회에 바라는 바람”
“캠페인·토론회·오픈테이블 등 다양한 목소리가 N개의 움직임”

-비슷한 캐치프레이즈로 "우리는 변화에 투표하기 위해 N개의 목소리와 N개의 움직임을 만듭니다"라는 글귀를 봤다. 그 N개의 목소리라는 게 단체에서 제시하는 12개의 정책 요구안을 의미 하는 것인가? 또 N개의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나.
비단 정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요구를 명확한 정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것을 당연시 여겨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하기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당이 잘 하도록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N개의 목소리는 청년이 사회에 바라는 바람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가령, 함께 총선청년네트워크에 함께하고 있는 민주주의 디자이너는 시민교육을 중등교육 과정부터 배우자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일환으로 총선을 앞두고 거리에서 휴대폰에 4월 13일 알람을 설정해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대구에서 활동하는 친구정치네트워크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와 같이 낙후한 정치 문화를 타파하고 시민의 삶을 낫게하는 정책 선거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목소리를 누구는 캠페인, 토론회, 오픈테이블 등 다양하게 열어가고 있어 N개의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정치에 희망 잃게 추악한 모습 보여주는 나쁜 정치인 안 돼”
“우리 삶을 놓고 투표해야, 선택기준? 유권자의 몫”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 기준’으로 제시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적어도 나쁜 정치를 일삼는 후보에게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희망을 잃게 되는 것은 추악한 모습을 자꾸만 보게 되기 때문이지 않나. 부정, 부패, 반칙, 특권, 그리고 반인권적인 언사와 행동을 하는 후보들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넘어, 여당과 야당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는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놓고 투표하면 좋겠다. 물론 마음에 쏙 드는 후보를 지역구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내 삶과 정책을 일대일로 연계해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하는 투표도 좋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놓고 큰 그림을 그리며 투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후보 선택의 기준은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고 온전한 자기 몫이기 때문이다.

“세대갈등 같은 편견과 오해 증폭시키는 상황 개선해야”
“어려운 상황 극복위해 함께 투표하자는 약속, 세대연대 투표 하고파”

-마지막으로 청년 유권자로서 ‘좋은 정치’를 요구하기 위해서 앞으로 활동 방향을 어떻게 해나갈지 말해달라.
당장은 세대갈등과 같이 편견과 오해를 증폭시키는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세대연대 투표를 하고자 한다. 가령 이런 거다. 대학생 기숙사가 지어질 때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이기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숙사가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배가 불렀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노후가 코앞인 부모세대와 하루하루 월세 불안에 놓인 청년세대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이제 국민연금을 튼튼히 하자는 제안을 하며 투표를 약속하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월급을 챙겨주기 힘든 치킨집 사장님에게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에 같이 목소리 내고 치솟는 상가 임대료를 단호히 잡자고 이야기 하는 투표 약속, 매월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아나가는 부모세대와 독립을 원하는 자녀세대가 이제는 집값상승이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 안정을 위해 투표하자는 약속, 이런 것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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