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력에 대한 집착 내려놔야” “5년 단임제, 빨리 바꿔야”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사진=연합뉴스></div>
▲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정운천(초선‧전북 전주시을) 새누리당 의원은 전라북도의 유일한 새누리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를 스스로 “전북이 과연 민주당만으로 되겠냐는 자성, 오로지 민주당만이 100% 하는 것이 맞느냐는 자성의 과정에 정운천이 들어간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힌 뒤 “시대의 큰 흐름, 때가 중요하다. 흐름의 변화가 시작되는 변곡점에 제가 들어갔다”며 지난 4‧13 총선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남쪽의 이정현, 동쪽의 김부겸 바람을 제가 잘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바람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흐름을 보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언급한 이정현‧김부겸 의원은 이른바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장들이다. 이정현 의원은 정 의원과 함께 호남에서 두 명에 불과한 새누리당 의원 중 한 명이며,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은 대구의 유일한 야당 국회의원이다. 이와 함께 부산의 김영춘 의원 역시 지역주의 극복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는다. 정 의원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당의 내홍 사태와 관련해서는 “권력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계파는 자기의 권력을 더 갖고 싶어 하고 이익을 더 갖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서 “그 이익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분당에 대한 우려는 “보수의 가치는 분열이 아니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유승민 등 계파 갈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로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의원은 1년 반 가량 남은 대선과 관련해 “현재 약속한 일을 더 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정권 재창출을 꼭 해야 된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선거 한 달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기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외교관으로서 배짱과 경험, 체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라며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5년 단임제는 독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 하에 단임으로 끝나는 것인데, 독재가 아니라면 빨리 바꿨어야 할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대선과 총선이 똑같이 4년 마다 한다고 하면 비용과 에너지를 다 줄일 수 있다”며 개헌에 적극 동의했다. 아울러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는 현 대통령제에 대해 “권력 분산이 시대에 맞는 것”이라면서 “북한을 염두에 두고 외교와 국방은 연속성을 지니되 경제는 유동성을 가지는 내각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운천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지난 4‧13 총선에서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6년 동안 전주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해왔는데, 현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느꼈나.

- 큰 흐름에서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2009년 이후 재평가의 과정이 이뤄졌다. 전북이 과연 민주당만으로 되겠냐는 자성, 오로지 민주당만이 100% 하는 것이 맞느냐는 자성의 과정에 제가 들어갔다. 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계속 살아계셨다면 제가 들어가 봐야 효과는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시대의 큰 흐름, 때가 중요하다. 흐름의 변화가 시작되는 변곡점에 제가 들어갔다. 이것을 저는 삼국지 적벽대전에 나오는 이름을 따서 동남풍이라 부른다. 남쪽에는 이정현 바람이, 동쪽에는 김부겸 바람, 그 바람을 제가 잘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바람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흐름을 보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 우리나라는 정당 정치를 하기 때문에 당이 중요한데, 새누리당의 혁신비대위 체제가 삐걱거리고 있으니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 저 개인적으로는 노력하겠다는 말밖에 할 얘기가 없다. 그런 얘기들은 오히려 국민들이 종편 등을 통해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예를 들어 탄소법이나 탄소사업 등 하는 일에 대해 말씀드리면 된다.

▲ 정 의원은 당초 비대위원으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현재 새누리당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자기 이익에 집착한 것이다. 계파가 뭔가, 자기의 권력을 더 갖고 싶어 하고 이익을 더 갖기 위해 하는 것 아닌가. 그 이익에 집착해서 그렇다. 내려놓으면 된다. 그러나 권력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든 쥐려고 한다. 그것을 국민이 심판하는 건데 이번에 그렇게 심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깨우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칠흑 같은 어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둠 뒤에 새벽은 오게 되어 있고, 그것을 잘 준비해야 된다. 지금은 계파다 뭐다 싸우고 있어서 국민들에게 실망만 주고 있지만 분명히 또 새벽은 온다.

▲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분당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 분당까지 갈 이유가 있을까 싶다. 진보는 잘난 맛에 살고 비판하는 맛에 사니까 분당이 잘 된다. 분열로 망한다고 하지 않나. 보수의 가치는 분열이 아니다.

▲ 유승민 복당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혹 같은 문제를 극복했다고 보나.

- 갈등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 안 들어왔으면 갈등 있을 것도 없지 않나. 계파 간에도 서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유승민 의원 측에서도 본인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끌어안는 노력을 한다면 발전적인 상황이 있을 것이다.

▲ 당에서 정 의원처럼 어느 계파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나.

- 그런 역할을 할 때가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올 것이다. 중간 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아울러내는 때가 오지 않겠나. 

▲ 내년 대선에 어떻게 생각하나.

- 정권 재창출해야 된다. 당원으로서 나몰라라 할 수 없다. 또 정권 재창출을 해야 현재 약속한 일을 더 힘 있게 할 수 있다. 꼭 해야 한다.

▲ 여당은 현재 외부에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는 후보군이 뚜렷하게 없다.

- 선거 한 달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다. 더 내려앉는다 해도 자성만 제대로 하면 더 내려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선거 때까지 침몰만 해버리면 망하기 십상이니 그전에 터닝포인트를 잘 잡아야 된다. 

▲ 이대로 3당 체제로 가면 대선이 보수에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 유리한 환경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현재 이렇게 진단하는 것은 다 허구라고 본다. 정말 불확실하다. 정확하게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리더가 애국심이나 모럴 등을 일반인보다 더 많이 갖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 반기문 총장이 대통령 자질 있다고 보나.

- 개인적으로 협치와 통합 능력은 괜찮다고 보는데 치열한 전쟁터인 정치권에 외교관이 와서 견딜 수 있을까 싶다. 상처와 고통, 아픔을 의연하게 넘길 수 있어야 하는데 배짱과 경험, 체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검증을 받아야 된다.

▲ 대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1등을 하는 건 좋은 건 아닌가.

- 후보들은 많이 들어올수록 좋다. 사각 링 위에 들어와서 마음껏 국민에게 자신의 포부도 보여주고 경쟁을 해야 흥행할 것 아닌가.

▲ 국회의원 특권 폐지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 모든 분야마다 자신들이 쥐려고 하는 것이 너무 많다. 가진 자들은 쥐고 있는 것을 열어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솔선수범하면 정치권이 정화되는데 큰 에너지가 될 것이다. 8월 전당대회가 끝나면 정치특위를 상시적으로 열어서 문제가 있는 것을 다 털어놓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된다.

▲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개헌 얘기가 나온다.

- 너무 늦었다. 세상의 변화는 어마어마하게 돌아가고 있다. 5년 단임제는 독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 하에 단임으로서 끝나는 것 아닌가. 독재를 안 한다면 빨리 바꿨어야 했다. 이미 민주화는 몇 바퀴를 돌았다. 5년 단임제는 기형적 구조다. 선거 때문에 나라가 기우뚱한다. 대선과 총선이 똑같이 4년 마다 한다고 하면 한 번에 다 끝날 수 있다. 비용과 에너지를 다 줄일 수 있다.

현재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진다. 권력 집중화다. 권한을 분산해야 시대에 맞는 것이다. 통합과 융합의 시대인데 혼자 독주하는 것은 맞지 않다. 권한을 줄이게 된다면 내각제로 가든 이원집정부제로 가든 우리에게 맞는 것을 헌법학자들이 잘 살펴야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이 없다고만 하면 유럽식 내각제나 일본식 내각제가 좋다. 외교와 국방은 지속적으로 권한을 갖고 있어줘야 된다. 내각제를 겸비하되 외교와 국방 부분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대통령이 하고 경제는 바뀌어도 된다. 국방과 외교는 지속적으로 지켜가면서 경제는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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