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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특단조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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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경기부양책은 반짝 효과...박승 前 한은 총재 초청강연

    [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한국의 경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성장능력 자체가 곤두박질 친 상태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은 부동산 가격만 올려놓을 뿐 반짝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어요. 치료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통증을 완화시켜는 진통제 투여인 셈이죠”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는 폴리뉴스의 창간 16주년 기념 상생과통일 포럼 초청강연회에서 "정부는

    투자와 수출로 성장률을 높이려고 하는 낡은 산업화시대 패러다임에 묶여 있다"고 일갈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경제 정객답게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방향성까지 제대로 제시한 국가대표 경제강의였다.

    한국경제 문제점은 ‘구조적 침체’와 ‘가계빈혈’
    그는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 ‘구조적 침체’와 ‘가계빈혈’이란 단어로 풀어나갔다.

    “정부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년전부터 재정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부양책을 써왔다”면서 “그러나 경기는 끔쩍도 하지 않고 있고, 투자 수출·소비 모두 개선되지 않고 있고, 경제성장은 2%대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민생경기도 나아질 기미가 없어요.”

    박 전 총재는 우리나라 정부는 곧 성장의 시대가 다시 온다는 순환적 침체로 한국경제를 인식하고 있는데서 모순이 시작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잠재성장률과 현실성장률이 다 같이 3% 내외 수준이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정부는 시종 단기부양책을 중심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의 거시성장지표인 경제성장률 3% 내외, 근원소비자 물가 2% 내외, 경상수지 흑자 1000억 달러 내외는 아주 훌륭한 경제실적이라는 것.  OECD 34개국 가운데 상위권에 속할 정도다.

    지금은 경제침체가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여야할 성장률이며, 물가이며, 경상수지 흑자액이란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저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3% 내외의 성장 성과물조차 가계로 내려오지 않아 생긴 민생위기가 더 큰 위기라고 못박았다.

    그는 “연 3%의 성장과실도 가계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고,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있고, 전월세 등 주거비는 크게 오르고 있고, 사교육비는 늘어만 가고 있어서 갈수록 먹고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본지 창간 16주년 기념및 상생과통일 포럼 초청강연회에서 '한국경제 진단과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소비가 성장의 마중물이다
    “경제성장 동력이 투자→수출→제조업→가계수입및 저축으로 선순환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예전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기부양책을 하면 결국 일본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박 전 총재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잘나가던 시절의 회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기부양에만 투자한 결과 성장력 제로, 물가상승률 제로의 시대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은 해야지만 그 돈은 가계부채 경감, 가계수입 증대, 가계소비 유도 등 민생고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박승 전 총재의 주장은 소비 진작이다. 투자→수출→제조업의 시대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소비만이 다시 성장으로 가는 지름길로 본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의 경제정책 전환을 위해서는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까.

    박 전 총재의 구체적인 전략은 ▲투자와 수출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적 부문은 소비 ▲제조업의 성장주도력은 한계→서비스업 강화 ▲가계가 소비를 통해 성장 주도 ▲성장과 복지의 동행은 필요하지만 오히려 복지가 성장을 과도적으로 앞서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리했다.

    한마디로 기업성장이 투자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는 이른바 낙수효과(Trickling effect)에 의한 성장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가계소비가 기업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분수효과(Fountain effect)에 의한 성장과 서로 보완적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투자→수출→제조업 중심의 발전이 2010년대 이후 정체 및 하락을 보이고 있다. 소비중심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표로 생각할 수 있다.



    소비시대는 분배구조 개혁에서 온다

    박 전 총재는 이런 한국경제의 구조적 침체와 민생위기 타개를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소득재분배’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 기업과 가계간의 소득순환을 정상화시켜 기업과 가계간의 소득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일 ▲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빈곤층의 중산층화를 촉진하는 일 ▲ 계층상승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균등의 환경을 조성하는 일 ▲ 재정투자를 늘려 민간의 국내투자 감소에 대응하여 성장과 고용을 보완하는 일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70~90년대 경제성장률과 법인, 가계소득 증가율이 비슷한 8%대를 이뤘으나 2000년대 이후 기업과 가계의 차이가 7배에 이른다.


    그는 또 소득재분배를 위해서는 재원마련이 필요하다며,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세, 각종 사회보험료 현실화, 공기업의 흑자경영과 부채축소, 공공부문 연금개혁을 통해 연간 대략 100조 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증세에는 전 국민이 모두 참여해야 하지만 재분배의 취지에 비추어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더 부담토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법인세, 고소득자 소득세, 부동산 보유세, 부가가치세 등을 중심으로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과세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부동산 보유세율이 너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전 총재는 또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복지적 지출, 가계소득 증대, 재정투자 증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 강의의 핵심은 지금 한국경제가 걸어가야 할 길은 성장보다는 분배의 길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본지 창간 16주년 기념 행사및 상생과통일 포럼 초청강연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축하객들 모습.

     


     

    강준완 기자 jeffkang@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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