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재영 기자]‘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불황을 이기는 사람들을 만난다.

27 오후 7시 35분에 방송되는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청춘! 다시 한 번 신촌 블루스’ 편을 다룬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경쟁 시대. 정글 같은 도시에서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고 부전승으로 살아가는 청춘이 있다. 그는 어떤 철학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자영업자의 무덤에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수많은 자영업자가 모인 신촌. 그곳에서 경쟁하지 않고 승리하는 부전승을 지향하며 사회의 실패자를 환영하는 콘셉트의 주점을 운영하는 강드림(32), 이기범(31) 씨가 있다. 이들은 고민이 있는 청춘들의 상담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가난한 청년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술값 대신 그림을 받기도 한다. 따로 사연을 받아 초대하는 ‘고해성사’ 시간에는 신청자의 고민을 들어줄 뿐만 아니라 행드럼, 깔림바, 마두금 등 쉽게 보기 힘든 악기연주도 함께한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사장이다. 

가게 사장인 강드림 씨는 여행안내자, 보험 설계사, 굴착기 운전사, 요리사 등 그동안 거친 직업만 해도 50가지에 이른다. 그는 현재 본인의 직업을 ‘기생’이라고 소개한다. 기생을 단순히 여흥을 돋우는 사람이 아닌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한다며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 빌리기, 치마 같은 바지를 직접 만들어 입기, 행드럼 거리공연 나가기 등 쉬는 날에도 쉴 새 없이 바쁘다. 부사장 이기범 씨는 조리고등학교를 나와 대학교에서 한식을 전공했다. 얼마 전까지 호텔에서 근무했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 대신 스스로가 행복한 길을 선택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요리를 하며 디제잉, 그림 작업도 한다.

이 정도면 정도(正道)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두 사람을 보고 삶의 방향을 전환한 사람이 있다. 이기범 씨와 같은 조리고등학교를 나온 이인희 씨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호텔을 그만뒀다. 그리고 강드림, 이기범 씨를 경영, 요리 멘토 삼아 조그만 1인 셰프 가게를 차렸다.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아 동네 주민들인 40~50대가 주로 찾고, 손주들과 함께 방문하기도 한다. 그는 이곳을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편하게 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음식 다방’이라고 부른다. 본인이 하고 싶은 요리를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 좋다는 그는 만 원대 파스타를 팔면서도 행복하다.

번듯하지 않아도 우리는 청춘이다. 

홍대입구역 근처에는 옛날 버스 한 대가 서 있다. 운행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운 외관, 턴테이블부터 미러볼, 캠핑용품까지 이것저것 들어차 만물상 같은 버스의 주인은 도민환(35) 씨이다. 그는 강드림, 이기범 씨와 함께 ‘떠돌이 감성보부상’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타이어에 펑크가 나는 사고가 발생한다. 도로 위에서 정비 업체를 기다린 지 4시간. 짜증이 날 법한데 세 사람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그 시간을 즐기고, 비상식량인 컵라면을 생으로 씹어 먹으면서도 ‘행복이 별 게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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