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호 받을 듯, ‘北’ 검열단 해외 급파·책임자 고사총 처형

통일부는 지난 17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국내 입국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왼쪽)이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옆에서 에스코트하던 태영호 공사 모습. (사진=일본 TBS 방송 캡처 / 연합뉴스 제공)
▲ 통일부는 지난 17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 및 국내 입국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왼쪽)이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옆에서 에스코트하던 태영호 공사 모습. (사진=일본 TBS 방송 캡처 / 연합뉴스 제공)

최근 가족들과 함께 탈북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는 소위 북한판 금수저인 ‘빨치산 혈통’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태 공사가 국정원의 신변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북한은 해외 각지에 검열단을 급파하고 탈북 관리와 관련된 관계자들을 처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 17일 태영호 공사의 귀순 사실을 전했다.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 자유주의 동경,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을 고려해 탈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으며, 태 공사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에 해당, 지금껏 탈북한 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태 공사는 지난해 ‘에릭 클랩튼’(영국 기타리스트)의 런던 공연 당시 현장을 찾은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을 수행한 이력이 있어 북한에서 갖는 지위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태 공사의 장남은 태 공사와 함께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현지 대학에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으며, 덴마크에서 태어난 차남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임피리얼’ 칼리지 진학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태 공사의 부친인 태병렬 육군대장은 빨치산 출신으로 김일성의 전령병을 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한 뒤 “빨치산 혈통이라고 하면 북한의 최고 혈통”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 연구위원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의 인척인 태 공사의 부인을 언급하며 “(태 공사의)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빨치산 출신이니까 혈통으로 보면 ‘최룡해’급”이라며 “북한 체제에서는 뼈대, 기둥에 해당되는 집안 출신이기 때문에 (대사관에서) 10년이나 근무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 공사의 이 같은 혈통을 의식해서인지 통일부도 18일 태 공사에 대한 국정원의 신변보호 가능성을 언급했다. 통일부 한 당국자는 “(태 공사가) 하나원을 거치지 않고 국정원의 신변 보호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보호결정이 내려질 시점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장탈북이 의심스러울 경우 ‘탈북이탈주민정착지원에관한법률’에 따라 보호센터에서 합동 신문을 받을 수 있는데, 태 공사는 그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에 해당되면서 부친이 빨치산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탈북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으로 탈북한 여종업원들도 일반 탈북자와 달리 새터민의 남한 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보내지 않고 유관기관의 합동조사를 약 4개월 동안 받게 한 뒤 사회에 복귀시킨 바 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엘리트에 속하는 계층들 중 해외 파견자들의 탈북이 잇따르자, 중국을 비롯한 해외 각지에 검열단을 급파했으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군(軍)보위국에 지시해 탈북을 막지 못한 보안성·보위부 관계자들을 고사총으로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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