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연대든 창당이든 곧 윤곽… 親盧 합류 가능성도
특정계보 없어 창당해도 의원들 추가 탈당은 어려울듯

대통합민주신당이 16일 친노그룹 좌장격인 유시민 의원의 탈당으로 술렁이고 있다.

친노 의원 다수가 진작부터 잔류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장 추가 탈당 가능성은 낮은 상태지만 유 의원이 탈당의 변에서 새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친노신당의 밑그림에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여기에 연일 한 두 명씩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당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 의원이 이날 중국에서 돌아오는 이해찬 전 총리와 만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신당 준비위든 무소속 연대든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단 현역 의원 중에서는 이화영 의원이 유일하게 추가 탈당의 여지를 남겨 놓은 상태지만 느슨한 무소속 연대의 틀 속에 원외 출신들이 합류하게 되면 대통합민주신당에도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계파간 공천 갈등이 불붙고 손 대표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을 경우 정체성이 같은 친노 의원들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도 염동연 의원이 손 대표를 겨냥, “‘국민이 이념을 버렸다’는 전제로 걸어가는 손학규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자칫하면 ‘이명박 따라하기’로 귀착되는 것이 아닌지 전통적 지지자들과 당내 많은 인사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친기업적이었던 참여정부와 친재벌적인 이명박 사이에서 손학규 대표의 이념적 좌표는 어디냐”고 비판하고 나서 손 대표 반대파의 본격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다만 한 친노 의원은 “이 전 총리나 유시민 의원이나 특정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기반을 갖췄거나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특정 계보를 갖고 있지 않아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실제 다른 의원들이 탈당을 결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이 이날 탈당의 변에서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에는 ‘좋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꿈을 펼칠 공간이 남아있지 않다고 저는 판단한다”며 “내가 당원임이 자랑스럽지도 않고 좋은 정당이라는 확신도 없는 당에 계속해서 몸을 담는 것이 어떤 대의를 위한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상처를 낸 것도 이 같은 포석이 깔렸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신당의 밑그림과 관련해선 유 의원은 “시대가 변했고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단 2002년 당시 개혁당과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신당의 정체성과 관련해선 유 의원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달리 사랑을 줄 정당을 찾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을 위해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경직되고 낡고 독선적인 진보정당이 아니라, 정체성이 모호해 어떤 정치세력도 대변하지 못하는 중도정당이 아니라,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유연한 진보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당의 태동시점에 대해선 친노 신당 궤멸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유 의원도 총선 전에는 일단 어렵지 않겠냐는 점에 무게중심을 뒀다.

이날 손 대표가 친노출신을 포함해 서울 지역 의원들과 가진 오찬 회동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손 대표의 공식 발언 이외에 다른 의원들의 구체적인 언급이 일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의 탈당에 대해 신당내 반응은 자신만 혼자 살겠다며 나갔다는 비판 속에 일단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요즘 탈당하는 분들은 왜 이렇게 떳떳하고 당당한지 모르겠다. 대선후보까지 나왔던 분이 진보의 가치를 위해 탈당하겠다니 이렇게까지 재를 뿌릴 수 있는 것이냐는 점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손 대표도 당의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하셨는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일보 cbh@siminilbo.co.kr 2008-01-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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