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일 부산에서 발생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싼타페 차량 사고 현장.<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8월 2일 부산에서 발생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싼타페 차량 사고 현장.<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지난해 트레일러 추돌로 일가족 5명 중 4명이 숨진 부산 싼타페 사고가 차량 결함 가능성이 큰 결과가 나왔다.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류도정 교수는 유가족 한모 씨와 변호인의 의뢰를 받아 시뮬레이션 실험을 한 결과 “엔진 급가속 현상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류 교수 연구팀은 당시 사고 차량에 남아 있던 인젝터·고압연료펌프·터보차저, 엔진오일과 싼타페 엔진을 결합해 실험했다.

실험 과정에서 시동이 걸린 지 2분여 뒤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2000RPM에서 5000RPM까지 치솟았다.

열쇠를 뽑아도 엔진은 멈추지 않고 연기를 내뿜으며 급가속을 계속했다. 4ℓ가량인 엔진오일도 7ℓ를 넘어섰다.

이번 실험결과는 한 씨와 변호인이 주장해온 차량 결함과 같은 내용이다.

사고 차량은 2002년 디젤 모델로 고압연료펌프의 결함으로 무상수리 대상 차량이었다. 누적 주행거리는 9만 ㎞ 정도였다.

고압연료펌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연료가 엔진오일 라인에 섞여 엔진 연소실에 역류 현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로 정상 수준보다 많은 연료가 유입돼 엔진 회전수(RPM)가 5000RPM까지 높아진다. 이른바 급발진이 발생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8월 2일 싼타페 운전자인 한 씨는 아내와 딸, 손자 등과 함께 나들이를 가다가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한 씨는 운전 중 “차가 왜 이러냐”는 말을 했고 이후 정차 중인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해 한 씨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숨졌다.

한 씨는 올해 7월 고압연료펌프의 결함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와 부품 제조사인 로버트보쉬코리아를 상대로 10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 등은 변호인을 선임했고 조만간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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