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청와대가 나서서 할 일 아냐…국회 쪼개질 것”

청와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청와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야당은 13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연임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 주도 개헌안’을 발표하려는 데 대해 일제히 반발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과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이정민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정부 주도 개헌안에는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4년 연임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이후 다시 최대 8년을 집권하는 방안”이라며 “13년 집권의 길을 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권을 가져오는 것은 별것 아니다”라며 “인사권에 대한 독점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은 청와대가 나서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국회 주도, 제왕적 대통제 청산,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이라는 3대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개헌안은 진행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4년 연임제’에 대해 “아무리 나쁜 대통령이라도 임기 5년이면 끝난다는 안도감으로 현행 대통령제를 용인했는데, 이것을 8년으로 오히려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여야가 대화와 화합을 통해 개헌안을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국민적 정당성 갖게 하는 것인데 청와대 주도는 이런 과정이 모두 생략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87년 개헌만 해도 정부가 아닌 국회에서 여야가 모여 직선제라는 시대적 과제에 합의해 가능했다”며 “야당과 관계없이 개헌안 발언하려는건 합당한 태도가 아니다. 국회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합의한 개헌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권은 헌법상 권한이 맞지만, 현재 국회 구도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된다면 그대로 국회를 쪼개버리고 말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3분의 2 가결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개헌안 국민투표를 부의조차 못할 수도 있다“며 “개헌안은 사라지고 개헌을 둘러싼 책임공방만 낳게 될 우려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정부발 개헌안은) 대의기관인 국회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일방적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개헌은 시한을 정해놓고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해법이 아니다”라며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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