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항공 조현아(45) 전 부사장의 여동생 조현민(36) 전무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조원태(44) 대표의 과거 폭행 및 폭언등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최근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은 A 업체와의 회의 중 광고팀장 B씨에게 물을 뿌렸다.

회의 중 조 전무의 질문에 해당 팀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 하자 소리를 지르며 질책했고 뚜껑을 따지 않은 유리로 된 음료수병을 던졌고, 이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물을 뿌렸다.  
  
당시 A 업체 익명 게시판에 이런 사실을 적은 글이 올라왔지만, 바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에서는 이후 A 업체 대표가 대한항공에 사과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현재 A 업체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5일 새벽 0시 5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사무장과 언쟁을 벌인 끝에 사무장을 이륙 직전 내리게 했다.

당시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부사장은 땅콩 등 견과류를 건네고 있는 승무원에게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내와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준 것에 대해 "매뉴얼대로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문제 삼았다.

조 부사장은 이어 기내 서비스를 지휘하는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 확인을 요구했지만 사무장이 태블릿 컴퓨터에서 비밀번호를 찾지 못하는 등 당황하자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출발이 지연돼 250여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약 20분 동안 이륙이 지연됐으며 해당 항공기의 인천공항 도착시간도 예정시간보다 11분 가량 늦어졌다.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조양호 회장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저의 여식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진심으로 사죄한다"라며 입을 연 조양호 회장은 "저를 나무라 달라. 저의 잘못이다, 제가 잘못했다. 죄송하다"라며 거듭 사과하며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대표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도 이날 조사를 위해 국토부 김포 사무실에 출석한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라며 "사무장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 말했다.

하지만 이후 이륙 직전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조현아 부사장이 당시 사무장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됐다.

'땅콩 리턴' 사건으로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대한항공기 박창진 사무장은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KBS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박 사무장은 이날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고 회사 측으로부터 거짓 진술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자신이 사무장으로서 용서를 구했는데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까지 났다"고 증언했다.

박 사무장은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자신과 여승무원을 무릎을 꿇게 하며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계속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이기도 했다"면서 "이런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은 겪어보지 않은 분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장은 또 "사건 후 대한항공 직원들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신이 사무장을 폭행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에 대해 "처음 듣는 일"이라며 폭행사실을 부인했다.

이날 7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조사를 받은 조 전 부사장은 조사를 마친 뒤 심경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기자들이 "사무장에게 욕설하며 폭행을 하고,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그렇다면 폭행 등을 한 적이 없다고 받아들여도 되냐?"라 묻자 "저는 지금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뭐라고 말씀 드릴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이들의 집에 각각 찾아갔지만 두사람 다 집에 없어 만나지 못하고 사과 쪽지만 남기고 돌아왔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3남매의 과거 행동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조원태 부사장은 지난 2005년 승용차를 운전하다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을 퍼부은 혐의로 입건돼 물의를 빚었고 2012년에는 인하대 운영에 대한 부조리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해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3남매 중 막내인 조현민 전무는 과거 인터넷에 '명예훼손'을 '명의회손'이라 올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2012년 트래블메이트 김도균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에어 승무원의 유니폼 상의가 조금 짧은 것 같아 보기에 민망하다. 승무원이 고객들의 짐을 올려줄 때 보면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라는 유니폼 상의에 대한 자신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당시 해당 글에 조현민 전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대표님 회사의 트위터 내용은 명의회손 감이었습니다"이라며 해당글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올려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는 "대기업의 상무님께서 트위터가 대한항공 사내게시판으로 알고 계신 듯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고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말 안들으면 고소하겠다고 공문 보내고"라 비난했고 두사람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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