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A 주택, 땅값이 집값과 땅값을 합한 금액보다 높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건희 삼성 회장 자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건희 삼성 회장 자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윤중현 기자] 상위 50개 고급주택이 엉터리 공시가격으로 매년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세금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동 조사한 2016년과 2018년의 최고가 단독주택 상위 50위의 공시가격과 공시지가에 따르면 초고가 상위 50개 단독주택 중 2016년 42개(84%), 2018년 18채(36%)가 공시지가가 공시가격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집(건물)값이 '0원 이하인 마이너스(-)'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종로 가회동의 A주택은 '집값과 땅값'의 합인 공시가격은 51억 원이지만 정부가 조사한 땅값은 63억 원이다. 땅값이 집값과 땅값을 합한 금액보다 12억 원이나 높다.

2016년 기준 주택공시가격이 77억7000만 원인 한남동 소재 B주택은 공시지가가 103억8000만 원이다. 땅값뿐인 공시지가가 땅값과 건물 값을 합한 공시가격보다 26억 원이나 높다. 다시 말하면 집값이 마이너스 26억 원인 셈이다. 

정 의원은 고가단독주택 대부분을 재벌기업 창업주 등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소유한 한남동 주택은 2016년 기준, 공시가격이 103억 원 인데 공시지가는 119억 원이다. 건물가격이 마이너스 16억 원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한 장충동 주택은 토지 값이 126억 원인데 주택과 땅을 합한 가격이 112억 원이다.

집값이 마이너스가 아니더라도 정부 산정기준에 따른 집값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은 한남동과 이태원동 주변에 단독주택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다. 이태원동 주택의 올해 기준 공시가격은 235억 원, 공시지가는 195억 원이다. 이 주택은 3.3㎡당 건물가격이 388만 원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가 올해 10월 기준 3.3㎡당 630만 원이고 가산비용을 더한 값은 750만 원대다. 

정 의원은 "이 회장이 소유한 고가주택의 건물가격이 서민용 아파트 건축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정부의 가격공시 제도가 얼마나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김현미 장관을 비롯한 국토부 관료들과 감정원 관료들은 말로만 앵무새처럼 떠들 것이 아니라 공시가격 등을 누가 어떻게 조사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작 등 책임이 있다면 책임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며 “현행 공시가격, 공시지가 등 공시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혁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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