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내 7개 카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3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16일 국내 7개 카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3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국내 7개 카드사의 1분기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카드사 수익성 악화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 카드사보다 중소형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눈에 띄게 줄었다.

16일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 공시를 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 원(0.7%) 감소했다. 카드사 별로 보면 일부 카드사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다.

우선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1년 사이 순이익이 169억 원(12.1%) 줄었다. 연체율 증가로 충당금을 더 많이 쌓은 데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 1분기에만 수수료 수익이 312억 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소형 카드사는 대형 카드사들보다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중금리 대출이나 다른 부대사업을 벌이는 대형 카드사와 달리 주로 가맹점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1분기 순이익이 롯데카드는 167억 원(38.7%), 우리카드는 153억 원(38.9%), 하나카드는 73억 원(28.6%)이나 급감했다.

이처럼 업황 위축에도 일부 대형 카드사들은 실적을 키우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인력감축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정규직 200여 명을 감축하고, 온라인 발급 비중을 늘리는 등의 경영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다.

1분기 순이익은 6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억 원(146.0%)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해마다 1분기에 5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과다.

게다가 이례적인 실적 상승을 보여준 현대카드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분기에 53억 원 정도 줄었다.

삼성카드는 내실경영에 집중해 전년 동기 대비 88억 원(7.9%) 증가한 120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올해 1분기 법인세 환입금 85억 원이라는 일회성 이익이 있었으므로,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순이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카드는 63억 원(8.8%) 증가한 78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있었던 희망퇴직 관련 비용 100억 원 가량이 올해는 없었기 때문에 나온 성과다.

한편 카드사들은 앞으로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1분기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2월부터 2개월 실적에 반영됐지만, 2분기부터는 3개월 실적에 전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카드는 이번 실적 설명자료에서 “2분기부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가 전 기간에 걸쳐 반영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자동차와 이동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 결과에 따라 카드사들은 이미 받은 수수료를 환급해줘야 할 수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는 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실적 감소를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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