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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소리만 요란했던 ‘빈수레’ 버닝썬·장자연 조사, 검·경에 쏟아지는 국민 분노

검·경, 버닝썬·장자연 사건 성폭행 등 핵심 문제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
이낙연·민주당 등 검·경 향해 날선 지적...“국민 신뢰 회복 못해”
시민단체, 잇따라 부실수사 규탄시위 나서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요란했던 경찰의 ‘버닝썬 게이트’ 수사과 검찰의 ‘장자연 사건 재조사’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나란히 마무리에 들어가면서 거센 비난 여론을 맞고 있다.

앞서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정경유착의 고리였던 ‘윤총경’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뇌물수뢰 혐의등이 ‘무혐의’로 결론나면서 경찰은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고(故) 장자연씨 사건에 대해 성접대·성폭력 의혹을 규명하기 어렵다며 재수사 권고를 하지 않고 14개월간의 조사를 마무리 지어 공분을 샀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나란히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는 두 기관이 신뢰회복에 실패하면서 후폭풍은 더 커지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와 ‘장자연 사건’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과 더불어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명명백백한 수사를 지시한 사항이다. 이에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공동브리핑을 열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 역시 ‘버닝썬 게이트’에 대해 “경찰의 명운을 걸겠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4개월간 152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했고, 법무부 역시 김학의 사건과 장자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과거사위 산하 진상조사단의 활동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조직의 수장들이 앞장서 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용두사미’격 결과가 나오자 실망은 더 커졌다.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이러한 결과를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등은 두 사건에 대해 
“안타깝다”, “참담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민 청장은 ‘버닝썬’관련 부실수사 지적에 대해 “무엇이 미진한가 되짚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미진한 부분이 없도록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 측은 아직 장자연 사건 관련 여론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국회 “검경, 개혁에 적극적이지 않아” 경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회 정당들은 두 사건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국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장자연 사건이 흐지부지 끝난 것을 두고 검찰에 국회 차원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이 총리는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검경은 자체 개혁에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버닝썬 사건과 장자연 사건에 대해 “두 사건의 조사에는 검찰과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걸려 있었지만, 두 조사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거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그 무엇도 바로 존재할 수 없다”며 “검경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처절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22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검·경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두 사건을 함께 거론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과 과거를 청산할 용기조차 없는 검경의 민낯을 보여줬다”며 “검경이 더 늦기 전에 국민적 의혹 해소와 실체적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 검경이 끝까지 국민 요구를 외면하면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용두사미’로 끝난 것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이 원내대표는 “장장 13개월간의 검찰 재조사가 결과가 고작 이것이냐고 묻고 싶다”며 “범죄자들이 뻔뻔히 활보하는 모습에 국민은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공소시효로 기소가 쉽지 않다면 실체적 진실이라도 밝혔어야 했는데 결국 검찰은 진실을 은폐하고 스스로 과오를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검찰이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진실규명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특검과 국정조사 등 국회 차원의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검찰은 과거사위 결정에만 머물지 말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며 “국회도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 특별검사 등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호석 정의당 대변인은 역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 권고 여부 결과가 나오자 20일 논평을 내고 “장자연사건의 부실수사의 주체인 검찰 스스로에게 재수사를 맡긴 결과가 이 모양”이라며 “장자연 씨를 두 번 죽이는 것에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변인은 “오늘의 발표는 뒤늦게라도 권력형 성범죄의 진상을 밝혀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다”며 “권력형 성범죄자를 단죄하지 못하는 한 검찰 개혁은 난망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여성 착취 범죄 규탄...“진상 끝까지 밝혀라”

시민단체들과 여성단체들은 분노하며 잇단 시위에 나섰다. 

두 사건은 모두 특권층의 여성 성폭력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버닝썬 사건’의 경우 미성년자 성매매, 스너프 필름 촬영 등의 충격적인 의혹도 일었고, ‘장자연 사건’의 경우 ‘장자연 리스트’ 등 술접대와 폭행·협박 의혹이 있었다. 그러나 검·경은 이러한 핵심 문제에 대해 밝혀내지 못했다. 

앞서 버닝썬 사건에 대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등 18개 단체는 17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포부가 무색하게 그 결과는 초라하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버닝썬 사건에서의 여성 불법촬영, 촬영물 유포, 유흥산업과 경찰 유착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버닝썬 사건 자체를 일개 마약(사건), 클럽 내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로 축소하지 말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 산업의 핵심이 근절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여성 1700여명(주최측 추산)은 19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빗속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버닝썬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의 여성 착취를 기반으로 한 남성 연대가 온갖 성범죄의 온상임이 밝혀졌다”며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와 유착관계를 규탄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시민사회단체 등 1042개 단체는 22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과 ‘장자연 사건’에 대한 검찰 규탄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장자연 사건 재조사에 대해 핵심의혹인 성범죄와 부실·조작 수사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건의 진실을 낱낱히 밝혀내고 검찰 개혁을 이룰 것이라는 발족 취지가 무색하게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어떠한 진실도 규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검찰은 도대체 어떤 진정한 반성을 했으며, 검찰 개혁을 이루겠다는 선포는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하며 끝까지 진상을 밝히고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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