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가덕도가 최적...지역문제 아닌 국가 이익으로 접근” PK 손들어
TK 지역구 둔 김부겸·홍의락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장 합의 깰 수 없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한 여권 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TK의원들은 총리실이 김해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에 대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입지로는 안전성과 부산신항 연계성이 뛰어난 가덕도가 최적”이라며 PK지역 손을 들었다.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 특별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24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협력 : 해양수도 부산과 동남권 관문공항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시민강연회를 열고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남북방향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면 총 활주로에 30% 정도만 매립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의 주요 고려사항 가운데 1순위는 안전성”이라며 “지금의 김해공항은 돗대산이 위험 요인이고, 새 활주로를 만들면 임호산, 경운산, 금음산 등이 장애 요인이 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가덕도는 창원, 거제, 통영, 고성, 남해, 진주, 사천 등 경남 50%가량의 도시와 인접해 있고 부산항 신항과 연계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인천공항과 경쟁이 아닌 상생 관계이며, 윈-윈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특히 “신공항 문제는 지역이기주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이익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부산에서 런던, LA도 바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회 직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국토교통부 스스로 김해신공항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토부와 부·울·경 시도지사가 합의해 김해신공항 검증문제가 총리실로 올라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가덕도가 최적”이라는 송 의원의 주장은 PK가 그동안 정부의 2016년 가덕도 신공항을 배제한 결정을 감안해 일단 안전문제, 경제성·확장성 부족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만 주장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TK와 PK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인 만큼 송 의원의 발언은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PK지역 광역단체장인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에 있는 국토부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국토부 장관과 부·울·경 3개 단체장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김해공항 확장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하던 정부의 판단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민주당의 TK 홀대론으로 이어지고 TK지역 의원들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의원은 다수 언론과의 통화에서 총리실이 김해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하고 정부도 동의해 결정된 사안으로,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는 없는 것”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으로 간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갈등, 씻을 수 없는 갈등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대구 북구을에 지역구를 둔 홍의락 의원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이라면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며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최소한 5개 단체장이 다시 만나는 형식적 절차라도 있었어야 말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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