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 코스닥 각각 2.20%, 3.04% 급락
美 6월 고용 호조에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
일본 보복 수출 규제 등 외교 문제도 영향

코스피가 46.42포인트 하락한 2,064.17로 장을 마감한 8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원·달러 환율은 11.6원 오른 1,182.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가 46.42포인트 하락한 2,064.17로 장을 마감한 8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원·달러 환율은 11.6원 오른 1,182.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코스피, 코스닥이 8일 큰 폭으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0%나 하락한 2064.17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5월 31일에 2041.74를 기록한 이후 한 달여 만의 최저 수준이고 하루 낙폭은 5월 9일(-3.04%) 이후 최대다.

코스닥의 낙폭은 더 컸다. 같은 날 코스닥은 3.67% 폭락한 668.72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월 8일의 668.49 이후 약 6개월만의 최저치이고 하루 낙폭은 ‘검은 10월’로도 불린 지난해 10월 29일(-5.03%) 이후 8개월여만의 최대였다.

IB 업계에는 국내 주식시장의 갑작스런 폭락의 원인을 5일 발표한 미국 고용지표에서 찾고 있다. 고용지표의 예상 밖 호조에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비농업 일자리는 22만 4000개 증가해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16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NH투자증권의 노동길 연구원은 “지난 5일 발표한 미국 비농가고용자수가 22.4만 명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16만 명)를 상회했다”며 “이에 따라 7월 FOMC에서 50bp 수준 금리 인하 가능성 감소했고 일각에서는 7월 기준금리 동결 주장까지 부상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원/달러 환율 0.7% 내외 상승한 점도 외국인 매도에 기여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1182.0원에 마감했다.

여기에 일본의 보복 수출 규제 문제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1일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핵심소재의 수출을 제한했다. 한국은 이 소재 수입의 90%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 상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소재 재고분이 며칠 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수출 규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2.74%)와 LG화학(-2.68%)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실적에서 반도체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LG화학 역시 분리막, 알루미늄 케이스 등 일본 제품을 상당부분 사용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시총 상위주 중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휴젤(-5.85%), 메디톡스(-5.12%), 신라젠(-4.44%), 헬릭스미스(-4.40%) 등이 모두 제약·바이오주였다.

최근 코오롱 기업의 인보사 사태,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취소 이슈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관련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여기에 금리와 외교 문제까지 겹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침체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 연구원은 “단기 금융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7월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100% 수준으로 당초 기대(50bp 인하)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선제적 금리 인하(25bp) 기대는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경기 침체”라며 “6월 고용지표 발표로 여전히 견조한 미국 경제의 호조를 확인했고 침체에 대한 공포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증시에 우호적으로 볼 요인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59% 내린 2052.03, 코스닥은 1.63% 하락한 657.80에 장을 마쳐 여전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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