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공정 과정 자동으로 관리하는 ‘인공지능 제철소’로
조업 환경에 맞춘 스마트 안전 인프라 구축
스마트팩토리의 지휘부 ‘스마트 데이터센터’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현장점검 이미지<사진=포스코 제공>
▲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현장점검 이미지<사진=포스코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포스코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단순 공정 시설 구축이 아닌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접목하고, ‘스마트 포스코’로 체제를 전환해 미래 50년을 대비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공장 준공 및 착공식’에서 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물결이 몰려오는 격변의 시대에 철강에서의 성공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며 “포스코 그룹이 가진 독보적인 제조, 건설, ICT 역량이 결집된 최첨단 스마트팩토리를 조성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핵심 공정 자동으로 관리하는 ‘인공지능 제철소’로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철강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공정 과정에 AI를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 제철소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2016년 하반기부터 딥러닝을 활용한 AI를 구현해 포항제철소의 2고로 스마트화를 추진했다. 그동안 수동 제어하던 용광로의 노황(고로 환경)을 자동 제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정형데이터를 정형화하는 1단계 디자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딥러닝 AI를 활용해 노황을 자동 제어하는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으로 나눠 진행했다.

용선(용광로에서 나오는 녹은 선철) 온도 관리는 제철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온도가 1500도 이하로 떨어지면 유동성이 낮아져 조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과거에는 사람이 2시간에 한 번씩 찍은 사진으로 온도를 체크했지만, 지금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1시간 후의 노열까지 예측하고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초 제철소와 기술연구원,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이종석 교수) 산학연 공동으로 ‘AI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광양 도금공장에 적용했다. 해당 솔루션은 AI 기법의 도금량 예측모델과 최적화 기법의 제어모델이 결합돼 실시간으로 도금량을 예측하고 목표 도금량을 정확히 맞추는 자동제어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강판 생산의 핵심기술인 용융아연도금을 AI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돼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그룹 측은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다른 도금공장뿐만 아니라 해외 소재 법인에도 확대 적용하고, 다른 철강제품의 생산공정에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업 환경에 맞춘 스마트 안전 인프라 구축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광양제철소에 조업 환경에 특화된 ‘스마트 CCTV 인프라’를 구축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 CCTV는 제철소 현장의 특정 문자와 형상, 움직임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이를 관리자에가 알려준다.

포스코는 스마트 CCTV에 문자와 형상, 모션, 열·화상, 구역을 인식하는 상용영상 해석기술에 설비, 재료, 조업 등 제철소 맞춤 정보를 학습시켰다. 설비 번호를 영상에서 자동으로 인식하고 추적해 설비 효율화를 높이거나 전수 품질 검사가 가능하다. 또 다중 영상장치를 통해 화재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예방할 수 있다.

고열·고위험 작업이 반복되는 제철소는 조업 현장에 대한 안전 감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CCTV의 대부분은 저화질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분진이나 진동이 잦은 조업 환경에서 인식률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작업자가 50여개에 이르는 CCTV 화면을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포스프레임 기반의 스마트 CCTV를 구축했다. 광양과 포항 시범공장에 설치된 기존 아날로그 CCTV의 화질을 개선하고 디지털 변환 기능을 추가해 영상 저장과 인식을 통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했다. 광양 2 제강공장에는 고화질의 스마트 CCTV를 신규 설치하고 영상인식 기술 테스트와 현장 적용 검증을 마쳤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마트 CCTV를 제철소 전 공장으로 확대 적용해 설비 효율화와 품질을 제고하고 안전한 제철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추가로 탑재하고 영상 인식률을 90%까지 높이는 등 스마트 인프라를 더욱 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 운전실<사진=포스코 제공>
▲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 운전실<사진=포스코 제공>

스마트팩토리의 지휘부 ‘스마트 데이터센터’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제철소에 ‘스마트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본사 전산실과 포항제철소 내 32개 공장에 설치된 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한다. 연중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된다.

스마트 데이터센터는 총 2550㎡(772평) 부지에 3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전기실과 비상발전기실, 공조 기계실 등 기반설비가 설치됐고, 2층과 3층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치 등 IT 설비와 관제시설이 들어섰다.

중요한 시설인 만큼 지진과 화재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IT 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규모 8.0 이상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면진설비와 화재를 신속하게 진화할 수 있는 첨단 소화설비 등을 갖췄다.

건축물에는 ‘녹슬지 않는 철’로 알려진 포스맥을 비롯해 고강도 강관파일, 성능향상형 합성골조 등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이 사용됐다. 외벽에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연구개발한 컬러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설비를 적용했고, 냉방설비도 외부 기온과 연동되도록 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마트 데이터센터’는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포스프레임에 저장된 공장의 각종 정보들을 분석하고 예측해 현장에서 최적의 생산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에 포스코가 선정되면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등대공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의 미래를 견인하는 공장으로, 국내 기업이 선정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등대공장 선정에 앞서 스마트팩토리 기술 중 스마트 고로 기술, 용융아연도금공장 도금량 자동제어기술, 압연 하중 자동배분 기술 등 AI 기술 적용 사례와 현황을 WEF에 제출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컴퍼니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관련 기술을 검증했다.

WEF는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포스코의 등대공장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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