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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안철수의 복귀, ‘성찰과 채움’은 있었을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독일로 떠난 것이 아니었기에 차기 대선 이전에 정치에 복귀하리라는 예상은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뒤 1년 반 만에 복귀하는 그가 100여일 남은 총선정국에 얼마만한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꺼졌기에 별다른 변수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고, 현재의 정지지형에서는 다시 주목받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2017년 대선에서 한때 문재인 후보를 따라잡을 정도로 지지를 받기도 했던 안 전 대표였지만, 대선에서 패한 뒤 당 대표로 나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리더십의 상처를 크게 입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에 머무르면서 ‘안철수 현상’도 소멸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의 복귀가 언론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절묘한 정치적 입지 때문일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이 크게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하여 민주당으로부터 마음이 떠났지만 그렇다고 차마 자유한국당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유권자가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제3의 대안세력을 자임하고 있는 여러 정당들이 막상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안 전 대표로서는 자유한국당이 대안세력으로 신뢰받을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자신이 제3세력의 구심이 되어 재도전할 수 있는 때로 판단했을 법하다. 여기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환경도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정치적 입지만 놓고 보았을 때는 안 전 대표에게 여전히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무용지물임을 지난 대선 과정은 보여준 바 있다. 그렇게 보면 그가 복귀해서 발딛을 현실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국민의당을 깨면서까지 바른정당과 통합하여 만들었던 바른미래당의 실험은 철저히 실패했다. 유권자들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38석의 의석을 주었지만,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분열되고 말았다. 묻지마 통합의 결과로 바른미래당도 내내 분열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바른정당 출신 정치인들의 탈당과 신당창당으로 안 전 대표가 밀어붙인 통합은 국민의당만 쪼개버린 채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2017년 하반기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난리를 피우면서 했던 통합의 결과가 38석의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유권자의 뜻을 깨버리는 일이 되버린 것이다. 만약 당시의 국민의당이 보존되어 있었다면 작금의 정국에서 상당한 정치적 힘을 갖는 제3세력이 되었을 텐데, 스스로가 제3세력을 깨버린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고개 숙일 필요가 있다. 그러니 안 전 대표가 귀국해서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20대 총선에서 자신을 밀어준 유권자들의 뜻을 배신했던 선택에 대한 사과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황교안+유승민+안철수’ 3각 연대의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제3세력의 한계를 절감한 안 전 대표가 범보수 대통합의 일원이 되어 차기를 도모할 지 모른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같은 극우 정치세력과 손잡는 것은 자신이 정치를 시작했던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길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제3세력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여전히 높다. 진영 간의 대결이 낳는 증오의 정치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우리 정치의 현실에서 좋은 제3세력의 존재는 절박하다. 안 전 대표도 그것을 자신의 정치적 명분으로 삼았지만, 그동안의 과정은 안 전 대표가 그런 과제를 감당할 깜냥인가라는 회의적 시선을 낳고 말았다. 자신에게 여러 차례 높은 지지를 보내주었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여 제3세력의 입지를 오히려 흔들어버린데 대해 안 전 대표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진정한 성찰이 없으면 달라질 것 또한 없는 법이다. 안 전 대표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자신에 대해 좀처럼 성찰하지 않고, 정치리더로서 많은 것이 비어있던 모습이 2017년의 안철수였다. 무엇을 성찰하고 무엇을 채웠는지, 달라진 모습만이 그 결과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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