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중대 논란...후보들 간 선 긋기 거리 차이
배진교, “독자 정당이라고 주장만 할 일 아니다, 특활비 폐지, 차별금지법 연계”
박창진, “정의당, 독자적 생존 모색할 위치” 당원 소통과 혁신에 초점
김종철,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 소득세 최고세율 50%”
김종민, “정의당의 독립, 색깔 있는 정의당의 정책 어젠다”

12일 온라인 경선에 참여한 정의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종철, 김종민, 배진교, 박창진 후보<사진=정의당 홈페이지>
▲ 12일 온라인 경선에 참여한 정의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종철, 김종민, 배진교, 박창진 후보<사진=정의당 홈페이지>

[폴리뉴스 강영훈 기자] 정의당 대표 경선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현역 의원인 배진교 후보를 비롯하여 박창진 갑질근절특별위원장, 김종철 선임대변인, 김종민 부대표는 12일 정의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온라인 연설에 출연했다. 후보들은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나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한편 배진교 후보는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서도 법안을 놓고 연계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번 정의당 대표 경선은 11일부터 시작됐다. 투표는 23일부터 시작된다. 온라인 투표 위주로 진행되며 27일 1차 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당 대표의 경우 1차에서 과반이 안 될 경우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당 대표 1명, 부대표 5명,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1명, 전국위원 53명, 당대회 대의원 344명을 선출한다.

배진교-박창진-김종철-김종민 출사표

가장 먼저 출마한 박창진 후보는 대한항공 사무장으로 근무하면서 땅콩회항 사건을 폭로했다. 이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으로 활동했다. 2017년 정의당에 가입하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6위로 낙선했다. 현 정의당 갑질근절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배진교 후보는 20대 부터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위장취업을 했다. 1992년 손가락이 프레스 기계에 눌리는 산재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노동 관련 시민운동을 계속했다. 2010년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됐다. 2014년 재선에 실패했으나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로 당선됐다. 최근까지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김종철 후보는 권영길 전 의원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서 낙선했다. 2014년 보궐선거에서 노회찬의원과 단일화에 실패했다. 2016년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16위로 낙선했다. 현 정의당 선임 대변인이다.

김종민 후보는 젊은 시절부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며 분회장 지역위원장을 거쳐 2017년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정의당 대변인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은평구을 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 정의당 부대표를 맡고 있다. 

후보 4인이 제시한 정의당 비전

배진교 후보는 유일한 현역의원으로 이날 급진적인 개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한 통합의 리더쉽을 강조했다. 배 후보는 소수 정당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임을 설명했다. “노선의 허약함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과의 문제에서 “독자 정당이라고 주장만 할 일이 아니다”라며 “특수 활동비 폐지, 차별금지법”등 민주당과 연계 가능성도 남겨놨다.

덧붙여서 “민주당이 밀어낸 80% 시민을 대변한다”며 민주당을 기득권으로 규정했다. 최근까지 원내대표를 하는 등 국회에서의 역할을 통해 원외와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의당의 비전에 대해 민생과 정책에서 이기는 정당을 제시했다.

박창진 후보는 기존 혁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진보집권의 꿈을 꾸겠다고 했지만, 정의당은 독자적 생존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위치”라며 독자노선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개혁이 가능했던 “20년의 시간이 있었고, 적어도 8년의 시간이 있었다”며 기존과 같아서는 어렵다고 새로운 내부 혁신을 강조했다. 

이어 “진보정당 정의당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혁신위원회와 같은 방법으로 혁신 할 수 없다”며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습자본주의에 맞서는 정당과 청년을 진보정치의 주력으로 삼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종철 후보는 당내 경제 전문가로서 경제적인 정책을 강조했다. 기본 소득 문제를 강조했다. “앞으로 정의당은 보수화한 민주당과의 싸움이 아닌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 지사와의 싸움을 준비를 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이라는 점은 같지만 민주당과의 노선을 다르게 가야 하므로 더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습 재벌문제와 기본소득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예를 들었다. 김 후보는 “국민들이 갑론을박을 할만큼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득세 최고세율 50%가 그 예다. 

김종민 후보는 “정의당의 독립”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2중대의 길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진보 정당을 돌려주는 독립선언을 하겠다”며 정의당의 독자노선 강화를 주장했다. “색깔있는 정의당의 정책 어젠다”를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 동안 “한명의 리더 한명의 정파로 살아남았다”며 집단 지도체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세입자 불평등, 젠더, 기후” 등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한편 앞서 출마 선언에서“1세대 진보정치를 이끌었던 리더의 시간은 마무리됐다”며 “정의당 이름 빼고 다 바꾸겠다”고 한 것처럼 후보들 중 가장 급진적인 개혁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략은 중앙당이 전담, 자원은 지역으로 보내겠다” 지역 위원회를 강화하고 “주요 당직의 남녀 동수, 여성 사무총장”등 의 목표를 제시했다.

정의당 대표 선거 1강 2중 1약 전망

최근 정의당 대표 경선의 주요 이슈는 민주당과의 선 긋기 문제였다. 각 후보들은 기본적인 방향을 같았으나 그 거리에서 차이가 났다. 김종민후보는 독립에 가까운 독자적인 노선을 비전으로 제시했고 김종철 후보는 정책 지향점에서 진보적으로 한발 더 나갈 것을 강조했다. 

반면 배진교 후보는 법안 등 연계할 필요성도 있음을 들어 정책적인 면에서의 차이를 제시했다. 박창진 후보는 정의당의 노선 강화는 이야기 했지만 민주당과의 선긋기 보다는 정의당 내부 혁신을 선결과제로 주장했다.

지난 총선에서 선거캠프 관계자로 참여했던 한 당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당대표 경선에 대해 “정의당 대표 후보들이 개혁을 말하는 것은 좋지만 계획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며 설득력있는 구체적 내용이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취재에서 “당내 지지만 놓고 보면 ‘1강 2중 1약’이라며 인천연합 등이 지지하는 배진교 후보가 가장 유력하고 넓은 지지를 받는 김종철‧김종민 후보와 경쟁하겠지만 참여계가 지지하고 천호선 전 대표가 선대 위원장을 맡은 박창진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1강 2중 1약이라는 평에 어느 정도 동의는 한다”며 “배진교 후보가 앞서 있는 점과 김종철 후보와 김종민 후보에 비해 박창진 후보가 밀리는 것은, 정의당의 핵심 이슈인 민주당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민주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한 것에 잠재적 지지층이 떨어져 나간 것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진교 후보도 민주당과의 연계 가능성을 열어 놨지만 이미 예전부터 민주당 성향의 지지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와 조국 사태 등을 놓고 민주당과 연대를 하면서 당 정체성을 두고 대규모 탈당 등 많은 논란이 있었던 만큼 각 후보들도 당내 여론을 의식해서 민주당과의 거리 두기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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