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3.24%로 급등
한계기업 비중 작년 14.8%→올해 21.4%…예상부도 확률 4.1%로 상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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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올해 하반기 은행 신용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를 못 낼 만큼의 이익도 못 올리는 한계기업은 전체 외부감사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을 전망이다.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를 마치고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2020년 9월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 신용대출은 전년 말보다 10.0% 늘었다. 담보대출 증가율(6.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용대출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에서 증가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은행의 신용위험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현재 가계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0.44%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17%)보다 높았다. 저신용 등급의 비중도 신용대출이 3.5%로, 주택담보대출(1.6%)보다 컸다.

전체 대출의 건전성 지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조치로 소폭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연체 3개월 이상 부실채권 비중) 비율은 지난해 말 0.77%에서 지난 6월 말 0.7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6%에서 0.33%로 내렸다.

한은은 다만 “실물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상반기에 급증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내년 3월까지 연장된 금융지원 조치가 끝날 때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 <사진=한국은행 제공>


반면 상호금융(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 및 새마을금고 기준)의 경우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17년 말 1.60%에서 올해 6월 말 3.24%로 급등했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액 증가율은 2016∼2017년 연평균 20.3%에서 2018∼2019년 75.6%, 2020년 6월 말 59.0%(전년 동기 대비)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방을 주된 영업 기반으로 삼는 상호금융이 그간 부동산업이나 건설업 등 지방 부동산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확대해 기업대출 건전성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호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한 복원력 확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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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 재무 건전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계기업이 지난해보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인 기업,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평균 10.5% 감소)을 고려하면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1.4%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게 한은 예상이다. 지난해 한계기업은 3475곳(전체의 14.8%)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래 가장 많았다.

같은 맥락에서 한계기업 여신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여신의 22.9%(175조600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한계기업 여신(115조5000억 원, 전체 대비 15.0%)보다 52%(60조1000억 원)나 급증한 규모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한계기업과 이들의 여신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기업 여신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충당금 적립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계기업의 예상 부도확률은 2018년 12월 3.1%에서 지난해 12월 3.2%로 소폭 상승하더니 6월에는 4.1%까지 상승했다. 4.1%는 비(非)한계기업(1.7%)의 2.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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