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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단독] ‘하청업체의 눈물, 갑질에 피멍든 건설업계’

"용지보상비와 민원처리비 떠넘기고 50%만 지급"
공사현장 굴취 암석 운반 맡기고 불법 처분 의혹
"하도급변경 80억+로비자금 등 상납 37억까지, 부도 위기"

[폴리뉴스 이태준 기자] 본지는 최근 금호산업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행위에 관한 기사를 2회에 걸쳐 <단독보도>했다. 이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성난 반응을 보였다. 과연 앞으로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부당행위가 ‘얼마나 개선이 될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 

비정상적으로 처리한 설계변경·물가변동 반영금액

금호산업의 하청업체 갑질을 본지에 제보한 영일만건설 대표 김종경씨(53)는 원청이 하도급법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영일만건설이 금호산업과 2016년 5월 20일 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설계변경을 공공기관 발주처가 시행한 후 도급변경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일만건설에게는 하도급법 제16조에 명시하고 있는 30일 이내 하도급 계약변경을 시행해야 하지만 금호산업은 하도급법을 무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금호산업은 하도급대금지급 보증서도 영일만건설이 교부를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자, 착공 후 42개월이 지난 2019년 11월에 마지못해 교부해 주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하도급 변경계약 금액 결정 시 설계변경에 따른 신규공종이 발생했을 때에도 금호산업은 영일만건설과 협의를 거쳐 단가 결정 후 시공을 진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후 “변경계약을 해줄 테니 시공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설계변경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일부 하도급 계약변경에 반영된 신규단가도 영일만건설과 단가협의를 하지 않고 금호건설에서 임의 지정하여 신규단가를 결정, 하도급 계약변경을 시행했다는 얘기다. 이는 하도급법 제4조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금지' 항목을 위반한 사항이다. 

김씨는 물가변동 금액 하도급 계약변경은 허위체결 및 금액을 축소해 하도급 계약변경을 시행했다고 주장한다. 현재 18억 원이 하도급 계약되어 반영되어 있는데, 이 금액 중 물가변동 금액은 10억이고 나머지 8억은 금호산업의 타 현장인 안좌~자라 연도교 현장의 원가처리 금액을 반영해 주었다고 한다. 김씨는 “원래 받아야 할 물가변동 금액 19억 원을 축소하여 반영해 주고, 오히려 차액분이 타 현장 원가를 반영한 사항이다”며 금호산업이 영일만건설을 속였다고 주장한다. 

또 "금호산업은 발주처로부터 발생 때마다 반영 받아 도급계약을 하였으나, 영일만건설에는 법적 기준 내 미계약 및 금액을 축소하여 계약했다”고 그는 말했다. 김씨는 이를 바로 잡고자 금호산업에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현재까지도 미계약된 상태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물가변동 금액이 아닌 계약 외 공사 금액을 물가변동 금액에 반영하여 영일만건설이 받아야 금액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다른 하도급법 위반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2019년 3월 이후 영일만건설은 금호산업에 매월 기성청구를 하였음에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일관하면서 기성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금호산업은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으로 부터는 기성을 꼬박꼬박 현금으로 받고도 하청업체 영일만건설에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사항을 제외하고도 원도급사에서 처리해야 할 산재처리나 용지보상비, 민원처리비, 하도급 계약에 없는 공사일을 시키는가 하면 심지어 타 하청업체 일까지 시키며 공사비를 하도급 계약 등을 통해 지급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산재처리는 한푼도 받지 못했으며, 용지보상비와 민원처리비도 '100% 반영해 주겠다'며 돈을 투입하게 하고 이후 말을 바꾸어 '50%만 주겠다'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그는 말했다. 하도급법 제3조 4항에는 '부당한 특약의 금지' 항목이 있다. 서면에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한 비용을 수급사업자인 영일만건설에 부담시켰다는 것이다. 

김씨는 금호산업의 지시로 공공기관 연수원(목포시 소재)에 대한 안전진단 및 보수공사까지 시행했다고 한다. “이 비용도 하도급 계약변경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그는 말했다. 

국가자산 불법 유용 혐의까지

국가 예산으로 시행되는 공공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을 회사나 직원이 임의로 처분해 이익을 가로챘다는 의혹도 있다. 

김종경씨는 “금호산업의 보성군 임성리 5공구 현장의 터널 굴착에서 발생된 바위를 현장소장 박갑수가 영일만건설에게 지시해 외부로 반출한 일까지 있다”며 “이 또한 금호산업과 박 소장이 조직적으로 공모한 비리인지, 아니면 현장소장 개인의 불법행위인지 낱낱이 밝히도록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자재나 기념석으로 거래되는 바위를 외부로 유용해 갈취하고 영일만건설에게 시공비까지 부담시켰던 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그는 “공사비를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주먹구구식 공사원가 관리

김씨는 금호산업이 보성 임성리 5공구 현장이 아닌 안좌~좌라 연도교(신안군 발주) 현장의 영일만건설과 무관한 공사비 12억 8700만 원(공급가액)도 부담시켰다고 말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0개월 동안 보성 임성리 5공구 현장과 관련이 없는 현장의 비용을 하청업체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아니다. 당시 이 사실을 금호산업 본사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현장 직원들이 본사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영일만건설에 타 현장 비용 처리를 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직원들이 본사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하청업체에게 비용을 부담시켰다. 이 비용도 앞서 언급한 '물가변동 금액에 포함되어 있다'고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안좌~좌라 연도교 현장의 투입비를 부담한 영일만건설에 대해 금호는 하도급 계약변경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설계변경 및 하도급 계약변경으로 영일만건설의 보성 임성리 5공구 현장의 피해금액은 117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설계변경 등 하도급 계약변경이 미해결된 금액이 80억 원이다. 김씨는 “게다가 금품수수 및 수주를 위한 영업비가 37억 원에 이르는 등 자금난으로 인해 회사가 곧 도산할 것 같다”며 현재의 상황을 토로했다.

김종경 영일만건설 대표는 “회사 경영자의 과오로 협력업체와 임직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대해 어떤 책임도 지겠다"면서 "다시는 이런 대기업의 횡포에 희생되는 하청업체가 없어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정부와 건설업계의 남은 과제

한편 지난 4월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건설기술인 4,3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설기술인 권리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6%(3552명)가 '부당한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 답했다. 이들 중 4.4%(156명)만이 부당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설기술인들의 권리침해행위 판단 기준과 위반행위자 범위를 더 명확히 규정하는 신고와 처리 기관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지난 16일 대표 발의했다. 

진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발주자나 사업자의 부당한 요구에 개개인이 (보복을)우려해 신고도, 고발도 못 하기에 신고센터를 두자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그런 법안을 중심으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련 사례를 관심 있게 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직적 관계의 건설산업 구조 상 발주자나 사업자의 요구를 실제 거절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만큼 실효적 대책을 보완하는 한편 정부와 업계의 강력한 척결 의지가 제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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