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초고해상도 기후모형 이용

1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팀이 공개한 시뮬레이션으로, 현재 기후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태풍 발생 경로(위)와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에 따른 태풍 발생 밀도 변화(아래)를 보여준다. <사진=기초과학연구원>
▲ 1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팀이 공개한 시뮬레이션으로, 현재 기후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태풍 발생 경로(위)와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에 따른 태풍 발생 밀도 변화(아래)를 보여준다. <사진=기초과학연구원>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지구온난화로 열대저기압(태풍) 발생 빈도가 줄지만 한 번 발생한 열대저기압은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 가량 증가하는 반면, 약한 태풍 발생은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열대저기압 변화를 분석했다.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로 격자 간격이 큰(100㎞ 이상)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열대저기압 같은 작은 규모의 대기-해양 상호작용은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하지 못해 불확실성이 컸다.

IBS 연구진은 이번에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와 10㎞의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연구로 생성된 것이다.

연구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 빨리 가열돼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므로, 태풍이 한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50%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또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증가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순선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된 미래 열대저기압 변화가 최근 30년 간 기후 관측 자료에서 발견된 추세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있어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미래 열대저기압 상륙에 의한 해안 지대의 극한 홍수위험이 높아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 내용은 이날 오전 4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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