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종합자산관리·글로벌·디지털 강화해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빅테크와 협력, 과감한 디지털 투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플랫폼·글로벌·사회가치 금융 추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한국형 뉴딜 발맞춰 ESG 경영 강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금융·경제·유통정보 결합해 서비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혁신을 꼽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금융산업에 진출하는 대형 ICT회사)에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ESG경영과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도 추진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회장들은 최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신년사를 내놨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정부의 규제완화 흐름 속에 빅테크가 본격적으로 금융업 진출을 하고 있다”며 “(빅테크와의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상품 판매에서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빅테크 기반의 개인화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초개인화 마케팅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론 금융플랫폼 혁신을 꼽았다. 고객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은 “데이터 기반의 고객, 상품, 채널 혁신을 통해 빅테크와는 차별화된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그룹의 운명이 디지털 전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구축한 디지털 전환(DT) 구동체계를 토대로 현장과 본부, 국내와 글로벌, 신입직원과 리더까지 한 마음으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자”고 주문했다.

빅테크 등 업계 경쟁자로 등장한 기업들과의 관계에서는 ‘경쟁’보다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조 회장은 “고객과 시장이 인정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하고,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일류의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핀테크와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자사가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고객 기반 확대가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고객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하게 된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를 추진하는 등 (플랫폼 금융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올해는 마이데이터나 종합지급결제업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수많은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의 벽을 허물고 우리와 혁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디지털 플랫폼은 금융회사 제1의 고객 접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플랫폼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선도 금융회사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금융과 경제 및 유통 등의 정보를 결합해 고객필요에 부합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빅테크 및 핀테크와의 제휴도 확대해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흐름 발맞춰 ESG 경영 가속화…글로벌 사업이익 비중 확대도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가속화한다. 고탄소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축소하는 등 그룹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탈석탄 흐름에 동참하는 방식으로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으로 유럽연합(EU)과 북미 등에서 중요한 기업 평가척도로 자리 잡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RE100(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의 선제적 가입을 통해 ‘2050 탄소중립(2050년 탄소배출량 0)’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확대해 녹색금융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각 부문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제고하고, 건강한 지배구조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ESG 이슈가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 이행 수준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급속도로 제도화 되고 있다”며 “경영 전반의 ESG에 관한 비재무적 요인을 계량화해 투명하게 공개·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 역시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ESG경영은 이제 시대의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및 한국형 뉴딜 정책에 발맞춰 금융의 사회적, 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금융그룹이 되자”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탄소배출 감축 등 환경을 고려한 투자와 사업추진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앞으로 농협금융도 전사적으로 ESG 경영체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가 올해 금융그룹들의 경영전략으로 꼽혔다.

윤종규 회장은 “동남아 시장과 선진시장의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영역의 이익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동남아 시장에선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선진시장에서는 CIB와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파트서사와의 제휴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지만 하나금융은 20% 초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며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우선 염두에 두고, 상품과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 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손태승 회장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서도 디지털 기반 현지화 영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채널을 확장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 내 선도 금융사 지위에 오르기 위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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