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통일교 설립자 故문선명에 “경의를 표한다” 영상 메시지 연설
일본 언론 “’통일교’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 야기시킨 단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를 총으로 저격한 살해범 야미가미 데쓰야(41)의 저격 동기인 '어머니가 빠진 종교'가 故문선명 씨가 설립한 '옛 통일교회(통일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 야미가미는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에 동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관계성을 추측하여 범행했다 밝혔다. 이에 한일관계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시사주간지인 슈간겐다이(週刊現代)는 10일 아베 총리를 쏜 야마가미가 살해 동기로 진술한 종교단체 이름이 ‘옛 통일교회’라고 주장했다. 겐다이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내 어머니는 통일교회 신자로, 아베 신조가 통일교회와 친한 것을 알고 노렸다”며 “통일교회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울 것 같아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행사에 온라인 영상 연설을 한 것을 보고 야미가미가 범행을 하게된 판단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에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 관계를 최초 보도된 일본 언론 <아카하타(赤旗)> 18일자 보도 따르면, "범인이 말한 동영상은 아베 전 총리가 지난 21년 9월 12일 통일교 집회에 참석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주평화연합(UPF)와 함께 세계 각지의 분쟁 해결, 특히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발언한 영상 연설이다.

지난해 9월12일 통일교 산하 민간 국제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영상 연설을 했다.

일본 언론은 전 통일협회 설립자인 故문선명과 그의 아내가 2005년 뉴욕에서 UPF를 설립했으며 故문 씨를 현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으로 설명했다. 故문선명 씨는 ‘통일교’ 총재로 하늘부모님이라는 이단 성격이 짙은 교단을 창시했다.

일본은 이 단체를 해외에서 유입된 단체로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 내에서도 영감 상법 및 집단 결혼 등의 피해로 오래전부터 사회문제를 야기시켜 왔다고 알렸다. 이에 따른 아베 전 총리의 도의적 책임을 추궁해 온 바 있다.

일본 언론은 “‘통일교’의 고액 헌금 강요나 정체를 숨기고 행하는 '전도'는 재판에서도 위법성이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으며, “아베가 관련 단체 집회에 협력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왔다.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단체에서 온라인 참석해 영상 연설을 했다고 최초 보도한 일본 '적기' . 보도에는 '구 통일협회계 집회에 메시지' '아베 전 수상 총재에 경의'라는 소제목도 뽑혔다. (2021년 9월18일/적기 홈페이지 캡쳐)
▲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단체에서 온라인 참석해 영상 연설을 했다고 최초 보도한 일본 '적기' . 보도에는 '구 통일협회계 집회에 메시지' '아베 전 수상 총재에 경의'라는 소제목도 뽑혔다. (2021년 9월18일/적기 홈페이지 캡쳐)

10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 조사에서 야마가미는 단체 이름을 언급하며 "어머니가 신자로 거액의 기부를 해서 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해왔다"고 진술했다.

일본 경찰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아베 신조가 통일교회와 친한 것을 알고 노렸다"며 "통일교회의 최고 간부를 살해할 생각이었지만 접근하기가 어려워 목표를 아베 전 총리로 바꿨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계자는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에 총격을 가한 범행 동기에 관해선 정치적인 신념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라 그가 관련 종교를 일본에서 확산하는데 기여했다고 믿었다"라고 빍혔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9일 야미가미 자택 인근 주차장에서 여러 개의 구멍이 뚫린 판자 여러 장이 담긴 차량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야미가미는 “총의 시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발언했다고 알렸다.

일본 경찰은 야미가미가 사용한 총은 한 차례 발사로 여러 개의 총알이 날아가는 구조였을 것으로 보고 제작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이 보도한 야미가미 친척 취재에 따르면 건설 회사를 경영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고, 야미가미는 현재 무직 상태로 전했다.

요미우리는 9일자 보도에서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위해 총을 만들어 (아베 전 총리의) 유세지를 따라다녔다"며 "인터넷에서 부품을 사서 스스로 권총을 만들었다. 권총을 많이 만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저격범 야미가미는 전 해상자위대원으로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가을부터는 간사이 지방에 있는 제조업체에 근무하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올해 5월 퇴직해 무직 상태였다.

아베 전 총리 저격범 야미가미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 ⓒ연합)
▲ 아베 전 총리 저격범 야미가미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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