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일방위 약속”, 기시다 “日방위력 강화”...정세현 “미국은 한국을 귀찮은 존재로 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사진=연합뉴스]
▲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도발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일 양국 및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당사자인 한국을 제치고 일본 정상과 통화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일 양국 협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윤석열 대통령 패싱, 또는 미일 정상이 윤 대통령을 ‘왕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과 일본 외무성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약 25분간 동안 기시다 총리와 북한의 IRBM 발사와 관련해 통화를 했다. 양 정상은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형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일본과 지역 및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도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을 강력한 단어로 규탄했다.

또 양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일 양국 및 한·미·일 3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강조했고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는 북한의 미사일 일본 열도를 통과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반도 당사국인 한국을 제친 부분은 향후에도 미국의 한반도정책 운영에 있어 ‘일본 우선’으로 흐를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오전 제이크 설리반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평가 및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미일 안보실장은 북한 도발을 “중대한 도발 행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한 위반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미,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대북억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가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5일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정상 간 통화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윤 대통령이나 국가안보실이 바로 이런 상황을 좀 예의주시하면서 거기에서 왕따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한테 윤 대통령이 지금 왕따당했나?”라면서 “쪽팔리게 됐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무조건 지금 매달리기만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는 귀찮은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윤석열 정부가 미국 전략자산 배치 위주의 억제전략을 추진하는데 대해 미국이 불편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지금 경제적으로도 한국보다 위에 있고 군사적으로도 지금 거기가 우리보다 위인 5위”라며 “이런 일본을 활용해서 동아시아 정치를 대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중간 보스로서 기시다 총리를 바이든 대통령은 활용하려는 건데 우리는 중간 보스급으로 꼽히지를 못하고 우리가 하던 일을 지금 기시다가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