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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단체장 인터뷰 전문]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1. 취임 8개월이다. 그동안 구정 파악과 본격적인 구정을 펼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틀이 어느 정도 잡혔나?

지난해 12월 말까지는 의회가 열려있었기 때문에 예산을 수립하고 민선5기의 뼈대를 구성하는 시기였다. 지난 지방선거서 나타난 민심의 흐름, 양극화나 저출산, 고령화과 관련 민생을 돌보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중 자치단체장의 비서실장을 하다 단체장이 된 경우는 제가 처음이다. 나름대로 구정에 익숙한 편인데도 단체장 역할이 어렵다는 점을 느꼈다. 이를 익히는 데만 시쳇말로 오줌 눌 새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 우리 구 여야 의원들이 11:11로 동수이고 의장이 한나라당인데도 예산처리 과정과 조례제정 과정에서 작년 말 전폭적으로 협력, 합의해줬다. 상호존중과 협력에 기초해서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저의 호소에 호응을 해 줘 감사드린다.

올해 들어 2달 반 정도는 집행계획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나름대로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올해 제가 갖고 있는 실천구호는 ‘천천히 그러나 또박또박’이다.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집행해 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현장도 확인하면서 분주히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2.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기에 구청장의 역할이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와도 맞물려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있을 것 같다. 모토로 내걸고 있는 ‘사람 중심 구정’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청와대에 있으면서 제가 송구스럽게도 많이 배워서 지금 업무 볼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송구하다’라고 말씀드린 것은 청와대에 있으면서 자기가 가진 역량을 쏟아냈어야 했는데 (미처 준비가 덜 되어) 배웠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참 송구스럽다는 것이다.

제가 당선될 때 노무현 대통령 1주기와 맞물려서 노무현 대통령의 음덕(蔭德)을 많이 입었다. 대통령께서 하시고자 했던 일들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훨씬 더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러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지금 저는 청와대에 있을 때보다 구정을 하면서 현장의 삶이 무겁고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훨씬 더 느낄 수 있었다. 예컨대, 관내에 손자 둘과 할머니까지 셋이 사는 조손(祖孫)가정이 부양의무자라는 배제조항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서 배제되는 제도적 한계와 구멍을 경험하면서 정말 안타까웠다. 제가 구청장인데도 그분을 제도적으로 도와드리기 어려운 법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 알았다면 고쳤을 텐데 이 불합리한 제도를 그대로 뒀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감사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훨씬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부채의식을 느낀다.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를 보면, ‘내가 바보 같아서 그냥 밑줄 긋고 해오라고 경제 관료들에게 지시하면 될 것을 설득하고 토론하느라 시간 다 허비했다’는 후회 섞인 대목들이 나온다. 저는 직접 그런 말씀도 들었다. 제가 작년에 취임하자마자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액 구비로 한 것은 그러한 백그라운드가 사실 작용했다.

적어도 우리가 옳다고 확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지를 가지고 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그렇다고 귀 막고 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한 데 대해 작년 11월에 500명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86.4%가 전 학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나왔다. 그만큼 지지가 높은 정책이고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피부로 느끼고 있다.

3. 친환경 무상급식 관련해 서울시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청장께서는 무상급식의 확대로 가는 것이 필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으신데 서울시와 마찰이 예상된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기본정신은 헌법 31조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또 이것은 국가의 의무이고 학생들의 권리이다. 부모의 빈부, 학력과 상관없이 국가가 의무로서 초중등교육을 제공하듯이, 당연히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급식과 학습준비물도 이제 국가의 의무이자 학생의 권리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것이 재원의 문제와 정치적 찬반의 문제가 있으면 타협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은 애초 우리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소득분위별로 나누자고 주장하는데 이는 애초에 단계실시가 아닌 차별실시를 주장하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의 일환이고 따라서 국가가 차별하지 않는 선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처럼 처음부터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서울시가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토론을 전제로 소수의 의견과 발언권과 활동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되 의회의 권능에 따라 의결된 사항에 대해서는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지금 서울시가 의회를 통해서 의결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직무유기이고 권한남용이다. 그것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보수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민투표를 발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봐가면서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하나 꼭 짚고 싶은 것은, 보수시민단체가 지금 단계실시냐 전면 실시냐로 서명 받고 있다.

애초에는 무상급식 찬반을 갖고 주민투표에 붙이겠다고 했다.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는 사람들을 모아서 서명을 받아 무상급식을 무산시키겠다는 것이 오세훈 시장과 반대자들의 논리였는데 막상 서명용지는 단계적 실시냐 전면실시냐로 되어 있다.

이는 무상급식 실시 찬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오세훈 시장과 보수세력이 내세운 논리와 상당히 다른 논리다. 복지포퓰리즘이고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하다가 이제 와서는 ‘단계적 실시냐 전면적 실시냐’로 한 발 물러서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개학년 하고 있는데, 전 초등학생과 원래 의무대상인 중학교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이 애초에 우리의 주장이었다.

단계적 실시는 우리의 주장과 동일한 것인데, 왜 160억 원이나 들어가는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저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는 굉장한 시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

민주주의라는 제도 내에서 선거는 아주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제도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서 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당선됐더라도 공적 권위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 민주사회 시민의 일원으로서 당연하고 의무이다.

만약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이 마음에 안 든다, 나는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그 사람이 한 말에 대해서 국민투표에 다시 부치자고 국회에서 의결한다면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겠나? 서울시장이 좀 더 민주사회의 원리에 맞게 민주적인 리더십을 보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저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보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발의가 길게 봤을 때 8월 초면 종료되면서 9월에 투표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서민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고 국가경제도 좋지 않고 최근 일본 참사까지 겹치는 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서 답답하다.

4. 서울시 기초단체장들은 한결 같이 재정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도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성북구는 사정이 어떤가?

전체 자립도로 보자면 서울시 25개구 중에 15위 정도에 해당하니 중간에서 밑이다. 재정규모도 3천4백억에서 3천5백억 왔다갔다하는 정도에 불과해서 구청장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 안 된다. 대규모 사업을 하기가 어렵고 특히 요즘 어려운 서민을 위한 사업을 벌이기도 역부족인 상태다.

지방자치가 20년째를 맞고 있지만 사무도 중앙과 지방이 8:2 정도이고 세수구조도 전체적으로 보면 8:2 정도다. 지금이야말로 동북아시대를 맞이해서 경쟁력 있는 지역 중심의 경제권을 만들어나가면서 국가는 좀 더 전략분야에 집중하는 새로운 분권형 국가, 국토이용계획도 그에 맞는 플랜이 세워져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최근 행정구역개편 논의과정에서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지역 중심의 5+2와 같은 광역경제권 계획 등에 기초해서 우리 국가 전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해나갈지 논의가 필요하다. 국가 발전계획을 분권형에 기초해서 국가전략을 짜볼 때가 됐다.

서울의 경우 수도권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식기반사회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이나 패션, 게임어플리케이션 등 고부가가치산업이면서 지식집적이 필요한 산업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함과 동시에 광역행정 수요뿐만 아니라 수도서울의 삶의 질에 맞도록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기초단체가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그런 논의가 이제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오세훈 시장도 이런 우리의 주장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하고 있다. 갈등이 해결되는 국면을 맞이하면 공동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모색해 봐야겠다.

5. 성북은 노후화된 구도심시가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최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재개발사업이 10년 전부터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구청장이 구상하는 미래비전과 매치되는 것인지?

성북 하면 일반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베드타운, 대학이 밀집한 지역, 북한산, 구옥이 밀집해 못사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 성북동 등에 일부 부유층이 있어 빈부격차가 큰 곳으로 대부분 이미지가 압축된다. 그러나 10년 전부터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대규모 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성북구는 아파트비율이 50%에 육박해있는데 이대로 가면 10년 후에는 70% 가까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서울 자체가 급속하게 팽창하면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성북구가 베드타운으로서 적격지지만 지금 여러 인프라가 부족해 과밀 현상이 있다. 따라서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욕구가 높고 최근 재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는 양상이다.

21세기 들어 서울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노령화 문제와 관련 서울은 10%대에 육박했지만 성북구는 이미 11%가 넘어갔다. 49만 인구 중 5만1천명을 넘어섰다. 2020년도에는 65세 인구가 18%, 10만명 정도 될 것이라 예측된다. 이럴 경우 기존의 생활양식이나 주거패턴, 선호되는 지역이 상당히 달라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도심에 가깝고 북한산이 있는 점들을 충분히 활용해서 사람들이 거주하기 편하고 생활하기 편한 곳으로 성북을 발전시켜내는 것이 관건이다. 용산에서 삼성이 코레일과 고밀도개발하려는 것이 중단되고 개발에 상당한 문제가 생기고 있는 점을 보면 이제는 과거와 같이 평수 크게 짓고 분양해서 돈을 남기는 고밀도개발의 불패신화의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좀 더 내 생활권역 내에 생활도서관, 병원, 공원, 주차장, 보육시설, 평생학습시설 등 편의시설들이 위치해서 고밀도개발 하지 않더라도 서울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생활에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조성해나가는 계획들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고밀도개발을 하더라도 자연과 어울리고 다가올 저출산, 고령화 등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맞게 평수를 조절하고 공간의 이용에 여러 가지로 편의성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스마트하게 개발을 추진할 때가 됐다.

이에 현재 성북구는 ‘도보 10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민 누구라도 자기가 사는 곳에서 도보로 10분 안에 생활편의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민참여 하에 도시계획을 짜고 지역개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 주민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통로이자 주민들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강화시킬 수 있는 도시아카데미, 각종 공동체 아카데미, 상인아카데미, 통장아카데미 등을 기초로 자기 지역은 자기가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나아가 지역을 발전시키는 고민을 하고 있다.

또 하나는 도시재생이다. 도심에 가까운 각종 시설들을 가능하면 그 지역의 자원과 역사·문화와 어울리도록 재생의 관점, 공동체에 복무하는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섬강 밑에 장수마을(삼선4구역)이라는 낡고 노후한 지역을 주민 삶의 질을 위해 공간을 확보하면서 주민의 생계와 연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시범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런 노력들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등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체적 대응이 시작되리라고 본다.

6. 성북구는 ‘성북동 비둘기’의 김광섭 시인부터 ‘마당 깊은 집’의 박완서 작가 등을 배출한 문학적 유서가 깊은 곳이기도 한데?

그렇다.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심우장이 있다. 그곳은 한용운 선생이 ‘내가 눈떴을 때 총독부가 있는 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싫다’면서 북향인 성북동에 터를 잡고 남쪽을 쳐다보지 않았다는 일화가 담겨 있다.

훌륭한 문학인들이 많이 있는데 말씀하신 김광섭 시인부터 조지훈 선생도 성북동에 사셨다. 이를 살리기 위해 성북동 중에서도 한용운 선생 계셨던 곳에 문학공원과 문학도서관을 짓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그 건너편에 구립미술관이 있다. 서울시 25개구 중에 유일한 미술관인데, 그 주변을 사서 구립 미술전문도서관을 지으려고 한다.

국내에서는 거의 없는 케이스다. 성북구에 거주하거나 거주하셨던 서세옥, 최말린, 변정하 화백 등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의 취지를 살리고, 주위의 성낙원, 가구박물관, 길상사, 간송미술관 등등 훌륭한 자원들이 너무 많은데 이를 연결할 것이다. 성북구 일대를 슬로우 스트리트(slow street) 걷고 싶은 거리, 역사·문화·향기가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역사문화지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역사문화탐방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면서 지역공동체로 자라나도록 하는 구조를 갖도록 하려고 하고 있다. 더불어 삼청각 뒤에 숙정문으로 향하는 코스를 올레길로 개발해놓았는데 그 길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숙정문과 청와대 뒷산을 개방하라고 해서 만든 길이었다. 그 길을 김신조 루트와 하늘마루까지 연결하면 2시간 반 코스가 된다.

그 길을 포함해서 5군데에 올레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도심 속 친환경적 삶을 공동체 속에 영위해보자는 일종의 운동가 같은 취지다. 등산가 박영석 씨가 월곡동 영원무역 노스페이스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 연고로 ‘박영석과 함께 걷는 성북올레길’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7. 가장 큰 현안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성북구를 비롯한 몇 개구가 협력해 산업뉴타운 및 대학들을 연계한 뛰어난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가능성은?

지금까지 서울시와 성북구 역사상 이 지역을 산업전략 내지 산업정책의 관점에서 준비했던 사례는 전무했다. 결국 근대적 개념의 도시계획에 의해서 이 지역을 베드타운으로만 바라보고 대학가가 있지만 산업은 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이 밀집돼 있는 이곳이야말로 새로운 에너지를 창조해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거점이고, 사람 투자만이 21세기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이라고 했을 때 아주 중요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봤다.

그런 점에서 동북지역 4개구(성북, 강북, 도봉, 노원)가 공히 비슷한 입지를 갖고 있고, 이 지역이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니라 통일을 앞두고 동북지역 전체가 새로운 일자리의 중심지로 설 수 있도록 가능성을 만들어야겠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저는 작년에 ‘생활구정 4개년계획’ 용역을 실시했다. 현재는 창조산업특구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게임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모 회사의 경우 ‘자기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공장이나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다. 게임어플리케이션은 특히 요즘 스마트폰 1천만대 시대를 앞두고 엄청난 시장이 될 수 있다.

이에 창조적 인재를 조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 업(業)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회사를 성북구로 옮겨오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 이유는 바로 고려대를 비롯한 이곳 인재들을 발굴(Recruiting) 하겠다는 뜻이다. 거기에 성북구가 참여해 리쿠르팅(Recruiting)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 놀이터를 공동으로 만들어서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해 주면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픽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구조를 짜면 젊은이와 기업, 전체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창조적인 에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마침 제 생각과 똑같은 의견이 들어와서 공동사업으로 구체적인 장소 임차까지 완료시켰다. 7억7천만원 들인 그 장소를 거점으로 하려고 한다. 예산은 ‘창조산업특구’를 조성하는 인큐베이팅(incubating) 사업을 위해서 구의회에 승인 받아놓은 것인데, 그것으로 상반기 중에 곧 개설할 예정이다.

그 외에 한성대에서 ‘1인 창조기업’ 내지 ‘벤처창업지원센터’를 중기청과 협의 중에 있다. 그것과 고대의 벤처밸리를 연결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구체적인 비전에 기초한 새로운 추진전략들은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이 있다면 더 빨리 진행될 것이다. 산업뉴타운도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서울시와 구체적으로 협의해볼 생각이다.

8. 강남을 제외한 서울시 구청장들이 지역 주민 자녀들의 저학력 문제, 교육문제로 고심이 크다. 자사고 유치 등으로 해결하려는 곳도 있었는데 성북도 마찬가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인데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곽노현 교육감이 자립형 사립고는 추가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길음 뉴타운에 자사고 부지가 하나 있지만 자사고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선생님과 지역사회, 학부모가 협력해서 아이들의 학력과 인성을 동시에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 아들이 경동고등학교를 다니는데 아내가 2학년 시험감독을 들어갔는데 시험 시작하고 정확히 5분 뒤에 학생의 1/3이 잠을 잤다고 했다.

이처럼 학력이 떨어진다고 아이들이 자포자기한 상태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자기 꿈을 상실하게 되는 교육을 과연 공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참담하다. 학력은 학력대로 신장해야 하겠지만 아이들이 각자 특성과 특기, 재주에 따라 꿈을 키우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교육의 가장 기본 기능이자 기본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에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를 설치해서 학습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부모와 학생들이 자기의 상태와 꿈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전문가들로부터 조언과 진단을 받아서 꿈이 설정된 상태에서 자기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방향으로 저희가 전체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재 월곡1동에 센터가 개설돼서 아주 뜨거운 호응 속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교육지원예산 50억을 80억 정도로 늘려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시설비로 60% 가까이 예산이 들어갔다. 시설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의 인성과 학력을 동시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에 집중 지원하는 것이 저는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성북구 관내에 8개 대학이 있기 때문에 사범대 역량과 학생들의 역량을 우리 지역으로 흡수시키는 멘토사업들을 하고 있다. 고대 사범대 학생에게 2학점을 인정해주고 일정 학생들과 멘토 관계를 맺는 MOU를 작년에 체결했다. 국민대와도 체결해서 시작했다. 현재 다른 학교까지 확대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부모의 재산 유무나 학력, 부모의 사회적 지위 정도에 따라 아이들의 꿈이 달라지고 꿈의 크기가 변해선 안된다. 저는 저출산 시대에 맞게 한명 한명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9. 복지문제와 관련해서 전달체계를 제대로 형성하는 것이 구청의 직접적인 과제로 판단된다. 정책에 틈새가 없이 그물망을 촘촘하게 해야 하는데, 청장님은 ‘성북형 복지거버넌스 구축’이란 표현을 강조하셨다. 이에 말해 달라.

보편적 복지의 경우는 소득보장이나 사회보험 등은 국가적 과제이고, 기초단체는 주로 양질의 사회서비스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체계를 짜고 촘촘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핵심기능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복지수요자와 복지공급자 사이에 미스매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스매칭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질을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해서 원스톱서비스의 개념을 가져가야 한다. 하루는 보건소가 오고 하루는 교회에서 오는 방식이 아니라 민과 관의 공급자들 망이 형성돼서 이들 간에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고, 이 자원이 수요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짜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에 동별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하고, 동사무소에는 복지전담주사 4명을 팀으로 구성해서 복지 관련 업무만 맡도록 하고, 협의체 내에 종교기관·사업자·봉사자·지역사정을 훤히 아는 통반장·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하려고 한다. 이 네트워크망 내에서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수급이 매치돼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이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에 지원위원회를 꾸려서 복지관장 등이 각종 교육과 통계적으로 자료를 가지고 대응해야 할 전문적 영역에 대해서 공급해드리는 역할을 하도록 현재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한 사례로, 길음1동에 한 분이 눈이 많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빨리 수술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길음1동 사회복지협의체에서 활동하고 계신 안과 원장님께서 공짜로 백내장 수술해 주셨고, 평생 그분 눈을 돌봐주시기로 했다.

거기에 더해서 당뇨병도 이웃 병원을 소개해서 계속 관리해 주도록 했다. 이러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비록 우리 지역이 보편적 복지까지 아직 가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 자치구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구조가 거버넌스형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구청이 결정하고 사회봉사자들이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일꾼들과 구청공무원들과 제가 처음 정책 수립단계에서부터 같이 짜고 평가도 같이 하고 교류함으로서 생겨난 실질적인 복지거버넌스가 구축됐을 때만이 효율,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것들이 앞으로 정착돼 나가면 민간과 관이 함께하는 복지거버넌스가 구축되고 그 역량을 기초로 주민들과 함께 복지사회를 구축해나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0. 구청장의 비전과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곳 공무원과의 관계가 중요하리라 보는데?

공직사회가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 가장 높은 자긍심과 전문성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직자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공적태도를 잘 갖추는 것이 자부심,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를 위한 직원들과 워크숍을 가지면서 공무원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공무원들이 학습해야 한다고 본다. 공무원이 대학원 진학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학습모임, 독서토론모임 등의 활성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 2주일마다 한 번씩 수요토론모임을 갖고 명사들을 초청해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는 결국 첫째 수요자 중심의 체계, 둘째 통계와 지표를 중심으로 한 과학행정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구청장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자치가 아니라 구민들의 요구가 뭔지를 파악해서 그것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 공직자들의 할 일이다. 이에 수요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 통계와 지표에 의해서 해야만 평가도 가능하고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이제는 누가 무엇 때문에 잘됐는지 안 됐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가져가야 한다. 그것은 구청장인 저 또한 마찬가지로 그러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지표조사를 시행해 그러한 지표를 가지고 임기 초중반과 임기 말을 비교해서 구민에게 평가받으려고 한다.

이 틀 내에서 인사는 결국 능력과 업적에 따라서 진행되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그 조직 내에서 업무를 달성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다른 이유로 큰 틀이 흔들린다면 누구라도 그것을 따라가지 이것을 따라가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업적과 능력에 따라 인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인사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제가 크게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정치적으로 인사문제로 휘둘릴 요인도 없다.

11. 아직 젊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정치적 행보가 가능하리라 보는데, 4년 뒤 주민에게 어떤 구청장을 평가받기를 원하나?

저는 ‘잘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잘하는 것이야 사람마다 평가는 다를 테니 잘 몰라도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그리고 소통,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몰라도 ‘말은 잘 들어주더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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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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