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난 5일 이재명 대표가 발표한 위성정당 준연동형 선거제를 의총에서 만장일치 당론으로 확인했다. 위성정당 방지를 대선 공약이자 당론으로 삼았던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다시 가동하겠다는 게 떳떳한 일은 아니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 없다”며 고육지책임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연합비례정당 참여를 기대했던 몇몇 소수 세력들은 환영했다. 이 대표의 병립형 회귀를 우려하고 비판했던 친야 인사들도 환영했다. 다만 위성정당 문제를 아쉬워했다. 그러나 위성정당을 가동하는 연동형은 애초 연동형의 취지와 정반대 효과를 가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압축 성장에 성공한 보기 드문 나라다. 최근 들어서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고, 정치 또한 거의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이긴 하다. 그렇더라도 K-컬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나라가 돼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작가가 한국을 방문한 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평가를 해, 우리 사회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경제·문화적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깊은 우울증과 외로움을 앓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유교 문화의 나쁜 점과 자본주의의 단점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최근 정치권의 가장 큰 주목거리였다. 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로까지 규정했던 한동훈 위원장이다. 그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사이에 이런 식의 갈등은 매우 비상식적이었다.비상식적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당이 대통령에 종속돼 있다는 것은 뻔히 아는 사실이지만, 공개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취임한지 한 달도 채 안 된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라고 한 것이다. 이준석, 김기현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여당 지도부 문제에 대통령실이 개입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여당의 혁신
[김만흠(폴리뉴스 논설고문,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새해 들어 오면서 본격적인 22대 총선 경쟁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정치지형과 정당정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라 하겠다.정치학에서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는 지지기반이나 정당이념, 정당정치 지형이 결정적으로 재편성되는 선거를 말한다. 그 변화의 기준을 여러 차원에서 볼 수 있다. 그만큼 변화의 주기도 길게, 또는 짧게 가늠할 수도 있다. 민주화 이후 보수-진보 패러다임의 변화 차원에서 볼 수도 있고, 양극화된
의회의 역할은 대의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우리 같은 대통령제에서도 의회는 다양한 민심을 수렴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창구다. 왕정에서 근대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의회는 국민주권의 실현 무대였고,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더불어 활발해진 대표적인 국가기구도 국회였다. 민주공화국의 우리 헌법 체계에서 국회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이어 국가기구 중 맨 앞에 자리한다. 그러나 민주화의 기대와 달리 최근 우리 국회는 제 역할을 못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대의민주주의의 안타까운 현실에 다름 아니다
21대 국회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간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언제나 그랬지만, 특히 21대 국회는 최악이라 할 만하다. 압도적인 여대야소 정국이었던 전반기 국회는 여권 내부의 갈등이 주목을 받았을 뿐, 국회는 무기력했다. 여야가 바뀌어 압도적인 여소야대 국회가 된 후반기는 제1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이 입법부 본래 기능을 대체한 최악의 국회였다.21대 국회는 2020년 코로나 정국 속에 치른 총선으로 출범했다. 대면 접촉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비대면 국회운영이 가능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입법 발의 환경
정당 혁신은 각 정당이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일이다. 국민 일반이 주목해야 하는 건 정당체제의 혁신이다. 국민과 한국정치에 도움되는 정당은 번성하고 제 역할도 못하면서 특권만 누리는 정당은 퇴출되는 정당정치를 만드는 것이 공적 과제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개별 정당의 혁신이나 재편에 주목하게 된다. 현재의 여야 정당이 우리 정당정치를 독점하고 있어, 필수 공적 기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 거대 정당의 향배는 신당의 등장이나 정당체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이기도 하다.집권여당은 보궐선거 참패 충격으로 이제 혁신위원회를 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체포동의안 국회 가결,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소용돌이 정국의 지난 9월이었다. 제1야당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대사건들이었지만, 큰 틀의 정국 변화는 없는 듯하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일시적인 기세를 올리는 정도였다.정부여당과 야당에 대한 여론도 그렇게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영장기각으로 이 대표가 한숨을 돌리긴 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사법적 쟁점은 끊임없이 호명 될 것이다. 영장기각으로 수세에 몰렸다 할 수도 있는 정부여당의 정국 인식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국무위원 인사에 대한 비판여론에
총선 일정이 가까워지고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면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는 점점 기로에 서게 됐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 논쟁의 새로운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사법리스크는 지난 1년 우리 정국의 볼모이자 블랙홀이었다. 야당의 견제 기능은 무력화됐고, 사법 공방이 대의정치를 대체했다. 야당의 견제 기능이 무력화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저조한 국정 지지율에도 거침없이 독주해왔다. 최근에는 대통령의 전투적 역할 인식과 이념 행보가 정국의 새로운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1대 국회 후반기는 여소야대 구조다. 우리의 헌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여전히 30%대,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이 50-60%대로 압도적이다. 여당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대통령 지지도와 마찬가지다. 더 낮게 나오는 경우도 많다. 대안 정당이 되어야 할 ‘민주당’은 여당과 비슷하거나 더 못하다. 집권 세력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에도 대안 야당에 대한 기대 또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도 수치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 여야가 새롭게 바뀐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한국정치가 해 온 족적을 보라. 부끄러움의 기록이다. 상대를 향한 삿대질로 자신의 부끄러움을 무시하며 공생해온
총선 일정이 가까워지면서 당내 권력투쟁과 정당 재편 양상들이 꿈틀거린다. 선거를 앞둔 정치적 모색과 일상적인 권력투쟁을 넘어, 정당정치의 혁신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민주당은 혁신 논쟁에 권력투쟁이 더해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과 더불어 상대를 향한 날선 발언들이 노골화되고 있다. 사법리스크와 비리 의혹에서 비롯된 신뢰 추락의 위기 요인이 혁신위 가동으로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60% 정도의 원내 의석을 차지한 거대 정당이 지지율에서는 30% 이하를 받기도 하는 비대칭 권력의 민주당 상황이다. 물론 선거는 상대적인
누리호 발사 성공을 두고 여야 정치권 모두 축하하고 자랑스러워했다. 다행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가적 현안에 대해 여야가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 게 처음이다. 그만큼 서로 공감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여야의 대립적 정치는 국내외 정치 사안을 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최근 한국정치가 공적인 명분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상대를 부정하는 민낯의 권력투쟁이 지배하는 풍토가 돼버렸기 때문이다.지난해 ‘이코노미스트’지의 각 나라 민주주의 지수 평가에서 한국이 8단계 하락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이코노미
대통령의 방미외교 일정으로 주목받으면서 윤석열 정부 1년을 맞는 모습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 전략과 행보에 대해 아주 비판적이다. 대통령의 호방한 인터뷰 발언 또한 이번에도 논란을 만들었다. 그러나 국제관계의 현실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나름대로 내세울 만한 외교적 성과였다.미 의회 연설은 현장에서 대단한 환호를 받았다. 의회 연설에서 나왔던 북한에 대한 강한 비판이나 워싱턴선언에 담긴 핵협의그룹(NCG) 설치 등은 문재인 정부 때와는 대조된 대북한 행보였다. 물론 워싱턴선언, 동아시아 전략, 우크라이나 문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매우 복잡해 보인다. 의원 정수, 비례확대 여부, 연동형ㆍ병립형, 소선거구제ㆍ중대선거구제 등 여러 쟁점이 섞여 있긴 하다. 이걸 또 국회 전원위에 회부해서 논의한다니 더 갑갑하다. 몇 가지를 정리해보자.우선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접은 듯하다. 국민 여론의 반발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 내에서도 비판적인 견해들이 있다. 현 지역구를 줄여 기득권을 조금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석을 늘리자는 논의가 나올 수도 있다. 의석수 늘리려면 무엇보다 비례대표를 확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현재는 비례대표를 확대할
[폴리뉴스 김만흠 논설고문] 정당은 우리 정치의 중심 조직이다. 정당 스스로는 권력투쟁에 참여하는 사적 조직이지만, 대의민주주의의 구심점으로 공적인 기능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다. 그래서 국가 차원의 여러 지원과 제도적 우대를 받고 있다. 공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공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권력투쟁의 카르텔 조직일 뿐인가? 국민들의 평가는 아주 비판적이다. 다른 주요 민주국가들에서도 정당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정당이 대의민주주의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투쟁 과정에서 정치
[폴리뉴스 김만흠 논설고문] 3월이다. 추운 겨울로부터 이제 따뜻한 봄으로 공식화되는 달력이다. 식물의 생장 순환도 새롭게 시작하는 사계절의 출발이기도 하다. 물론 봄이 왔건만 자신에게는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도 있고 ‘차라리 지난 겨울이 따스했다’는 엘리엇(T. S. Eliot)의 ‘황무지’도 있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처럼 안타까운 시절의 봄도 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민주화가 좌절됐던 짧았던 ‘서울의 봄’도 있었다. 2023년 한국의 봄은 어떤 봄이 될까?수목과 화초가 잘 가꿔진 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위례·대장동 개발과 성남FC 후원금 관련한 혐의로 각각 배임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죄와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한 청구다. 한국정치사에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게 초유의 일이라고 한다. 물론 민주당 대표가 되기 전부터 수사 대상이 됐고, 이른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따라서 제1야당 대표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게 처음이기도 하고, 그런 사법리스크를 가진 정치인을 제1야당 대표로 내세운 것 또한 초유의 일이다. 검찰과 민주당의 공방이 있듯이 양 측
[폴리뉴스 김만흠 논설고문] 여야 국회의원 104명이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개혁을 위한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을 출범시켰다. 지난 1월 30 일 출범식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분야별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 공감대를 얻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등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공론의 장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상식마저도 서로 다른 세상이 돼버린 극단의 진영정치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인식에서 결성 된 모임이다. 물론 모임 의원들 중 일부도 스스로가 진영정치의 당사자라 할 수도 있지만, 진영정치의 폐해와 국민불신이 임계 점에 달했다는 문제의식을
여야 정당이 연일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이적행위, 총구 등의 용어까지 일상적으로 동원된다.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매개해야 하는 성숙한 정당정치 모습은 아니다. 자신들은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 국가적으로는 분열 사회, 진영정치를 조장하고 있다. 권력집단 스스로의 한계와 위기에서 비롯된 단일대오론이다. 한쪽은 사법리스크가 점차 전면화되고, 다른 한쪽은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권력투쟁이 구체화되면서 불거지고 있다.단일대오 주장은 민주당에서 먼저 두드러졌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이견에 대한 절제 주문이다. "작은 차이
2023년 1월 1일, 새로 시작하는 또 다른 1년이다.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이 다른 건 아니지만, 그만큼 세월의 흐름을 확인하게 되는 새해이다. 무엇보다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해를 보게 된다. 송구영신, 지난해를 정리하며 새로움을 맞는다. 정치적으로는 비호감의 공생 시대에서 이제 호감과 희망의 싹이 여기저기서 움트는 새해를 소망한다.지난 2022년의 우리 정치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 그리고 계속된 비호감의 진영정치로 특징지울 수 있겠다. 별로 내세울 게 없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원리는 선거를 통한 심판에서 출발한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