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전형민 기자]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로 인해 당 내부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으로 김무성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면서 파행됐다. 

파행의 발단은 김태호 최고위원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오늘도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 원내대표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콩가루 집안이 잘 되는 것 못 봤다”면서 “유 원내대표 스스로가 ‘나는 콩가루가 아닌 찹쌀가루가 되겠다’고 하신 말씀을 행동으로 보일 때가 바로 지금이다”라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지금은 개인의 자존심, 명예, 권력의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의 안정”이라며 “당의 단합을 가슴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당과 나라를 위해서 이 모두를 위해서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이게 가장 아름다운 결단이고 선택이다”고 말했다.

이러자 유 원내대표의 ‘짝지’지만 그 동안 거취 관련 발언을 삼가고 있던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폭발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작심한 듯 “지금 계속 고작 삼일 지났는데 계속 이러는 것이 너무한다고 생각 한다”며 맞받아쳤다. 그는 “그때 당사자인 유 대표가 말씀 잘 들었다. 고민해보겠다고 했고, 회의 끝날 때는 추경과 가뭄 등 국민들이 힘들어하니 시간의 말미를 달라고 하고 자리 마무리된 것으로 알았다”면서 “지난 월요일 유 원내대표 거취 가지고 긴급 최고위 개최했고 불과 3일 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또한 “(이러는 것이) 당을 위해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에 무슨 도움이 되나?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라면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유 원내대표에게 잘 전달돼서 본인이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연일 쉬지 않고 유 원내대표를 때려대는 친박계에 ‘보채지 좀 말라’는 일격을 가한 것이다.

이에 김태호 최고위원은 발언권도 따로 구하지 않은 채 “한 말씀만 더 드리겠다”고 하자 김무성 대표가 “그만해”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아니, 잘못 전달되면 안돼니까 한 말씀만...”이라며 말을 이으려하자 김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김 대표의 등 뒤로 김 최고위원은 마이크가 꺼진 채 “사퇴할 이유가 있어서 사퇴하라는데 이게 뭐냐, 무슨 이런 회의가 있냐”면서 고함쳤고 김 대표에 이어 자리에서 일어난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과 함께 회의장을 떠나면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제대로 결론짓지 못하고 파행됐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떠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우 유감”이라면서 “오늘 유승민 대표에게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그만큼 저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뜻으로 받아줬으면 좋겠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 촉구를 멈추지 않았다.

같이 회의장을 떠난 이인제 최고위원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이 아무 것도 없다”고만 반복했다. 친박계와 함께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해온 이 최고위원은 오늘 사퇴발언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유 원내대표가 숙고한다했으니까 숙고하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기다려야지”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는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한편 자리를 박차고 나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보좌진을 통해 “사태를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공개·비공개 회의에 대한 의미도 모르고 그런 말들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