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물러나지 않겠다”, 서청원 “음습한 공작정치”

[폴리뉴스 정찬 기자]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가 20일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의혹과 최경환-윤상현-현기환 지난 총선 공천개입 녹취록 공개 파문에 대한 정면대응을 선택했다.

우병우 수석은 자신을 향해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의혹보도를 전면 부인하면서 야당과 여당내 비주류의 사퇴공세를 일축했고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천개입 녹취록 공개를 두고 “음습한 공작정치”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동시에 이같이 정면대응에 나선 것은 여기서 더 물러서면 벼랑 끝이란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기자들에게 김성회 전 의원이 전화통화 녹취파일을 <TV조선>에 공개한 것에 대해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간혹 이런 일이 있었지만 왜 이런 중대한 시점에 음습한 공작정치 냄새가 나는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내 공작정치 냄새가 나는 일이 생기면 더 이상은 가만히 안 있겠다”고도 했다. 이는 친박 실세들의 공천 개입 의혹이 당사자들의 호가호위(狐假虎威) 논란에 그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총선 개입 문제로 곧바로 진화되는데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서 의원은 현기환 전 정무수석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데 대해서도 “청와대와 무슨 관계가 있겠냐,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아니 대통령이, 청와대가 개입할 사안이냐”며 “(김성회 전 의원이) 유도심문한 것이다. (녹취록을) 들어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처럼 서 의원이 ‘공작정치’ 발언은 윤상현-최경환-현기환 녹취파일 공개를 주도한 <TV조선>과 모회사인 <조선일보>가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라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서 의원은 실제 ‘공작정치’를 행하는 실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김성회 의원이 과거 친이계로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된 점, 이번 녹취록 파문으로 비박계가 정치적 이득을 취할 것이란 추측 등을 감안할 때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를 겨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우병우 수석 또한 이날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자신에 대한 언론의 의혹보도를 전면부인하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강남 처가 땅 특혜 매도 의혹과 관련해선 김정주 넥슨 회장을 모른다고 했고, ‘몰래 변론’ 의혹과 관련해선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나 이민희 법조브로커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자신에 대한 사퇴에 “나는 김정주 회장을 모르고, 정운호나 이민희도 다 모르는 사람”이라며 “다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고 의혹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 갖고 공직자를 그만둬서는 안 된다”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우 수석의 이러한 입장은 자신에 대한 언론의 의혹보도에 굴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처음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 등 주류언론에 대한 도전이다. 우 수석은 이미 <조선>과 <경향>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한 상황이라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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