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민영화 본입찰...“절묘한 가격 써내기 눈치작전”

<사진=우리은행 제공>
▲ <사진=우리은행 제공>

[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우리은행 주식이 지난 8월 민영화 지분 매각 방안이 발표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지분매각 공고가 나온 8월 24일 1만 450원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는 이달 11일 종가기준 1만 180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한 달 보름만에 12%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에 우리은행 직원들은 지난 7월 총 364만주를 평균 1만 155원에 매입한 자사주 덕분에 안도의 한숨과 함께 즐거운 표정들이다. 민영화 수순에 들어가면 어느정도 상승은 예상했지만 상승률이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은행 민영화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인 금융당국,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16곳의 투자자들, 우리은행의 경영진들은 주가의 연속적인 수직상승이 반갑지만은 않다.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예비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지나친 주가 상승이 내달 11일 본입찰 신청시 제출할 인수희망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한계가 있는 자금여력에 위험수위 근접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조건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과 우리은행측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반드시 민영화 성공을 이뤄내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 주가의 흐름은 가장 민감한 요인 중 하나다. 너무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기 때문에 절묘한 주가의 안착을 기대하는 눈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실적 등이 주가에 반영되는 면도 있겠지만 너무 오르면 모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 “주가가 적당한 선에서 받쳐주면서 투자자들이 조금 더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월 11일 본 입찰 경쟁 치열할 듯

정부는 지난 8월 24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8% 중 30%를 과점주주 매각방식(4~8%씩 분할 매각)으로 팔겠다고 공고했다. 

지난 9월 23일 우리은행의 민영화 지분 매입을 위한 투자의향서 마감 결과 총 18곳이 신청했다. 그 중 일부 사모펀드 등 2곳은 자금동원력과 자격미달로 본 입찰 신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우리은행의 재무상태 등 전반적인 실사작업 중인 16곳의 전략적(SI)·재무적(FI) 투자자들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전략적 투자그룹은 우리은행의 경영참여, 재무적 투자자들은 배당금 등 수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들은 기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우리은행과 함께 확장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자로 분류된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대부분 우리은행의 배당수익을 염두에 두고 지분참여에 나선다. 우리은행의 연간 주당배당금이 500원으로 확정되면, 매각 지분 4%만 해도 2704만주가 해당되면서 한 해에 135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이자가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배당수익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A보험사는 “우리은행은 앞으로 경영실적이 더욱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주가가 오르면 매입 지분의 규모를 조정해서라도 본입찰 참여는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계에선 이런 우리은행의 긍정적인 인기 배경 때문에 8% 지분매입을 희망한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과점주주가 8%씩 쪼개서 가져간다면 네 군데밖에 선정될 수밖에 없어 경쟁률이 4대1로 쉽지않은 승부라고 볼 수 있다. 

한편에선 여섯 곳 내외의 과점주주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 두 곳, 4% 네 곳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투자자들 대부분 최대 지분 인수 규모인 8%를 희망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국내투자자들의 경우는 자금 여력으로 볼 때 대부분 4~5%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결국 투자자들은 우리은행 민영화 과점주주 선정과정에서 최소 4~7곳 안에 들 수 있는 절묘한 가격을 써내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한편 우리은행측은 과점주주 구성이 경영참여 위주의 전략적 투자자나 배당수익 등을 염두에 둔 재무적 투자자가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절묘하게 배합되는 구도를 희망하는 눈치다. 

본입찰은 오는 11월 11일 오후 5시에 마감되며, 사흘 후 14일에 최종 낙찰자가 선정된다. 정부는 올 12월 중순까지 주식양수도 및 대금납부 등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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