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공천전횡이 원인, 여소야대에도 朴 ‘협치’ 무시하며 일방통행

[폴리뉴스 정찬 기자] 413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3당이 170여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해 박근혜 대통령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레임덕의 시발점이 됐다. 4.13총선의 결과는 129일 박 대통령 탄핵의 근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는 대승, 충청권과 영남권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123석을 획득해 원내 제1당이 됐고 19대 국회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데 그쳐 원내 2당으로 추락했다. 호남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38석으로 3당으로서 20대 국회 초기 캐스팅보트 입지를 확보했다.

선거 2달 전인 올 2월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은 압승을 자신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의 발목 잡기를 비판하면서 공공연히 국회선진화법 무력화를 위해 180석 의석을 얻어야 한다고 지지층에게 요구했다. 당시 지도부는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과반 의석은 가능하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러한 자신감의 바탕에는 제1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12야 구도가 형성된 데 있다. 이 선거지형으로 승리를 자신한 바로 이 시점부터 새누리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부분열에 빠져들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주도한 진박감별 논란이 횡행했고 김무성 전 대표의 국민공천제도 흔들렸다. 친박을 위한 전략공천이 부활했고 살생부까지 나돌았다. 윤상현 녹취록에서 드러난 도를 넘은 친박의 공천개입에 국민은 공분했다.

여기에 공천 막판에는 유승민 의원 찍어내기가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됐고 김무성 전 대표는 옥쇄 투쟁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친박과 비박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이것이 연말 탄핵국면에서 비박계의 탄핵 가결 찬성, 그리고 올 연말 새누리당 분당의 씨앗이 됐다.

야권분열로 위기에 몰렸던 민주당은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의 참패 예상을 무색하게 하면서 수도권에서 대승했고 호남권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선전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배경에는 새누리당 분열이 한 몫 한 것만은 분명하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사실상 석권하면서 여소야대의 ‘3당 구도를 열었다.

여소야대의 정치지형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적 요구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는 총선 이후에도 비타협과 불통의 정치로 일관했다. 시험대였던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지정곡 지정 및 여러 현안에서 협치를 무시했다.

비박계와 척을 지고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던 박 대통령이 탄핵 국면을 맞이하자 허겁지겁 국회를 방문해 탈출구를 모색했으나 이미 깨진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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