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300여명 회동 “봉하 내려가면 나도 시민”

노무현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과의 만남에서 “나도 봉하 내려가면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3일 노사모 회원 300여 명과 함께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 산행을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천호선 대변인 겸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나도 봉하 내려가면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도 정치인에게 제대로 된 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진정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지난 연말부터 계속 강조해 노 대통령이 향후 시민사회에서의 역할을 할 것임을 새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최근 상당히 많은 발언을 남겼다. 또한 이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발언을 했다.

시민사회 속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9월 2일과 16일 두 차례 나눠 걸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다. 당시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퇴임하는 나는 권력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권력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겁니다. 시민사회 속으로”라고 이야기했다.

즉, 시민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고 밝힌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08년 신년 인사회’'에서 “민주주의 시민의 비판 정신은 지성사회의 생명과 같은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비판은 기준이 있어야 하고 객관성.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시민사회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이로써 노 대통령은 시민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그의 발언 속에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 그리고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건전한 비판으로 나뉠 수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이명박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퇴임 후에도 ‘정책 비판’을 하겠다”고 말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4일 경제계 인사들과의 신년인사회에서 “(참여정부 초기) 3.1%에서 5%로 왔으니 지금이 위기라면 다음 경제는 적어도 6~7%까지 가야 정상”이라며 “6% 가면 다음 정부 실력으로 내가 인정하고 그때 존경심을 갖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존경합니다’라고 이야기 하겠다”고 말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어 앞으로 퇴임 이후 자신은 어떤 정치행보를 할 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7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참여정부의 비서관급 이상 전·현직 참모들과의 만찬에서 “열린우리당은 단순히 ‘노무현 정당’이 아니라 지역당에서 정책정당·전국정당으로 가는 도덕적 가치였고, 내 모든 정치적 자산을 갖다 바친 정치적 가치였다. 이러한 전략적 비전, 근거, 가치가 없어져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 정치에 대한 암담함과 좌절을 안고 (고향으로)돌아가게 됐고, (정책정당·전국정당의) 전략적 기지가 없어졌다”며 “열린우리당이 있었더라면 앞으로 도울 일이라도 있고, 의지할 수도 있었겠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고 말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위한 행보는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사회 아직도 포기해서는 안돼

노 대통령이 민주사회에 대한 현재의 위치와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는 지난 3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아무 주문이 없다”며 “나는 오늘의 현실을 진단하는데 민주주의 많이 아쉽고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왜 일찍이 만족하고 일찍이 포기해버릴까 이런 답답함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는 내가 보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이 정도면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멀쩡한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경제 지표를 예를 들면서 현재 한국 경제가 죽은 것은 아니라고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특권과 싸우는 것이 반칙과 싸우는 것이 부정부패와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였다면 지금의 민주주의는 승복하는 것을 배우자”고 현재의 민주주의를 규정했다.

이어 “민주헌법을 갖고 있다고 민주주의는 아니고 반대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하는 나라이고 나중에는 정권교체 하는 나라가 민주주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권교체는 민주주의의 출발이고 민주주의가 궤도에 들어가려면 승복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패배해도 재기할 수 있는 제도가 민주주의고 이것을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민주주의가 제 궤도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나와 함께 정치를 하던 사람들이 패배했다”며 “누구라도 억울하고 분할지 모르지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승복”이라고 민주주의의 첫 출발을 승복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승복한다고 모든 것을 OK하라는 것은 아니고 규칙에 따라서 합리주의 정신에 따라 객관적 기준에 따라 승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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