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8차대회서 ‘제1비서직’ 신설…세습 염두에 둔 듯”
“후계구도 일찍 공표하는 게 오해‧혼란 줄일 거란 생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장에 리설주 여사와 딸을 대동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평양 조선중앙통신>
▲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장에 리설주 여사와 딸을 대동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평양 조선중앙통신>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을 이틀 연속 공개한 것에 대해, 후계 구도를 공표하는 것이 외부 오해나 내부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단 둘째로 알려진 김주애로 추정한다”며 “북한이 그동안 보여온 주도면밀한 태도를 봤을 때 면밀한 계산에 의해 공개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노동신문에서 이번 ICBM 시험 발사한 날을 ‘역사적인 날’로 설명하고 있다”며 “그런 역사적인 날에 김정은이 자신의 세 아이 중 한 명을 데리고 등장한 건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보기에는 만 9세 아이를 데리고 등장한 게 후계 수업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너무 빠르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센터장이 미국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모‧이모부를 만나 들은 바에 따르면 “김정은의 8세 생일 되는 날 1992년 1월 8일에 최초로 김정은 찬양가인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김정일과 리설주, 김정은 앞에서 공연이 됐다. 그때부터 김정일이 앞으로 김정은이 내 후계자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장 센터장은 “작년 1월에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당 제1비서직이라는 걸 신설하지 않았나.  당 제1비서직이 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라고 해서 당 총비서와 김정은과 거의 같은 권력을 갖는 직책을 의미를 부여했는데, 그와 관련해서 결국은 4대 세습을 염두에 둔 직책 아니냐라는 분석이 그 당시에 많이 나왔다”고 했다.

또한 “김정은이 자신의 딸을 그 직책에 임명하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임명할 것을 염두에 두고 그 직책을 만들었다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풀이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된) 당시에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다 보니까 외부 세계에서는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자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면서 김정남에게 상당히 주목을 했었다”며 “이것이 결국 북한 외부에서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 내부에서 갈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게끔 했다. 그리고 결국 김정남이 암살되는 비운까지 맞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후계구도를 일찍 대외 공표하는 것이 외부에서의 어떤 오해라든가 내부적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그런 걸로 생각을 하게 되고”라며 “김정은도 삼남이지 않았나. 장남도 차남도 아니고 김정은의 딸도 둘째라 하더라도 첫째보다 확실하게 어떤 김정은 닮은 모습을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면 김정은으로서는 선택을 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첫째 자식에 대해서는 “아들로 추정되고 있는데 정확한 것은 관계당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보당국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은과 리설주는 2009년 결혼한 뒤 1남 2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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