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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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박병규 기자] "요즘 초딩들도 성인들하고 만난다더라?"

"떡볶이 먹고 코노 가고 카페 가고 그러고 오빠랑, 아저씨랑 차에서 데이트 어때?

31살 아저씨는 12살 하은이에게 '너무 예쁠 것 같다'며 같이 놀자고 말했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아이디', 떡볶이도 사주고 함께 코노(코인 노래방)도 가고 차에서 데이트를 하자는 아저씨. 그는 하은이에게 앞으로 '첫경험'을 하게 될 거라며 키스를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그는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처럼 초등학생과 끝도 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학교에선 별일 없었는지, 공부할 때 힘들진 않은지 챙겨주었다.

N번방 사건 이후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꽤 높아졌다. '온라인 그루밍'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 아이의 환심을 산 뒤 사진을 받고 협박해 성 착취에 이르는 과정 역시 많은 이들이 뉴스를 통해 접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시작해 끝내 만남과 성폭행으로 이어지는 아이들의 피해는 전혀 줄지 않았다. '나는 잡히지 않을 것'이란 믿음 속에 성 착취할 아이를 찾아 여전히 온갖 사람들이 온라인 세상을 누비고 있다. 취재진은 채팅에서 군인, 카페 사장, 학생, 회사원,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든 연령대의 가해자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오늘 학교에서 별일 없었는지 묻고 맛있는 걸 함께 먹으러 가자는 가해자의 말은 보호자들도 아이에게 늘 하는, 일상의 대화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가족에게는 하지 않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들의 말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취재진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직접 피해자를 만나고 진술을 분석하는 범죄심리학자, 트라우마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가해자의 말을 수집, 분석했다. 도대체 이들이 어떤 목소리와 언어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낱낱이 들여다보았다. 

3월 19일 밤 10시 KBS1TV '시사기획 창' <그루밍은 '뻔'하다>편에서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그놈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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