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욕설’난무, 朴 “프로 방불케 하는 연기”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 발언’에 대한 새누리당과 보수신문들의 맹공격이 거세지자,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8년 전 한나라당 시절 선보였던 풍자극 <환생경제>가 회자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환상경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하하며 노골적인 ‘욕설’대사가 다수 나오고 있어 이를 본 SNS 등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용민 막말 발언’에 총공세를 취해왔던 지난 6일 2004년 당시 <환생경제>공연을 다뤘던 오마이뉴스 기사와 YTN ‘돌발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새누리당의 ‘전력’이 드러난 것. 현재 이를 다룬 기사와 영상이 SNS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환생경제>는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대표 박찬숙)의 첫 공연작으로 아들 ‘경제의 죽음’이 극에 모티브인 정치풍자극이다. 늘 술에 취해 있는 아버지 ‘노가리(노무현 대통령을 빗댄 이름)’가 아들 '경제'가 후천성 영양결핍으로 죽었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결국 저승사자가 아들 ‘경제’를 환생시켜 주는 대신 3년 뒤 아버지를 데려가기로 마음을 먹는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혜훈, 주호영, 송영선, 정두언, 정병국, 주성영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수 참여해 열연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당시 연극 동영상을 보면,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그대로 대사로 나온다. 또한, ‘노가리’에게 “육XX놈, 개X놈,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불X값을 해야지,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등의 대사도 쏟아진다.

특히, 저승사자 역할을 맡았던 한 의원은 “죽은 경제(아들)는 살려주고 대신 당신 남편(노무현 대통령) 데려가되 3년 간 형의 집행을 연기하라는 것이여”라고 말해 이 영상을 본 유권자들은 경악하고 있다.

또한, 당시 오마이뉴스 기사를 살펴보면, 연극 내용에는 ‘민주세력’에 대한 조롱도 이어진다. 노가리의 친구를 맡은 한 의원은 “전두환 때 선거벽보에 오줌 싸다가, 그것도 얼굴에 정통으로 맞춰 민주투사가 되었고, 운동권 학생들은 올림픽대회에 내보내 금메달을 따오게 해야 된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연극에 대해 “프로를 방불케 하는 연기였다”고 호평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용민 ‘막말’과 새누리당 <환생경제>의 대통령 성적 욕설 같나?
이외수 “저 분들의 신분이 의심스럽다”...“패륜적 막말 연극...살의 느껴”

김용민 후보의 ‘막말 발언’과 새누리당의 <환생경제>는 똑같이 8년 전 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김 후보는 ‘공직’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던 일반인 시절의 막말이라면 새누리당의 <환생경제>는 ‘공무’적 책임이 있는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참여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현직 대통령을 같은 당이 아닌 이유만으로 기본적 예의는커녕 희화와 조롱을 넘어 성적 욕설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당시 <환생경제>공연 리허설을 취재한 YTN 돌발영상팀을 이끌었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nodolbal)에 “돌발영상 ‘환생경제(노무현을 풍자했다는 한나라당의 저질, 음란 풍자극)를 올립니다”라며 당시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트윗은 인기 트윗으로 빠르게 리트위트(RT)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oisoo)는 이 영상을 리트위트(RT)하며 “저 분들 신분이 의심스럽습니다”라고 비판했고, 트위터 이용자 @lea****는 “성희롱은 여자만 당하는 게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환생경제에서 한날당 의원으로부터 갖은 욕설과 성희롱을 당했다. 박근혜는 웃고 있었다! 성희롱녀!”라고 새누리당과 당시 대표로 이 연극을 관람하고 호평한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또다른 이용자 @cpl***는 “환생경제=구 한나라당 패륜적 막말 연극!!(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성적비하 및 저질 욕설)...그 동영상을 보고 살기를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누리꾼 ‘에브그린'은 “지금 김용민을 가지고 뭐라하는 말들이 많은데 니들은 그럴 자격이 있냐?”면서 “하긴 현직 대통령을 가지고 이런 짓거리를 해대는 인간들이 뭔들 뭣하리...파렴치한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라며 “어떤 식으로든 이러한 인간들이 심판을 받도록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용민 후보 사퇴 이야기하려면 박근혜 위원장이 먼저 정계은퇴를 해야 할 것”

새누리당의 <환생경제>와 관련,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은 8일 연극에 참여한 의원들 이름을 거론하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차마 말로 옮길 수 없는 저질 변태 발언들을 현역의원들이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위원장이 그토록 환한 표정으로 낄낄대는 모습은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일국의 국회의원들이 경악할 만한 저질발언들을 쏟아내고 당 대표는 웃고 즐기느라 여념이 없는 이 상황을 새누리당은 뭐라고 변명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당시 저승사자 역할을 맡았던 주성영 의원이 ‘3년 후에 당신 남편(노무현 대통령)을 데려가겠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섬뜩한 발언까지 하고 있다”며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며칠 동안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한 젊은이의 막말에 대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난리법석을 피웠다”며 “똑같이 8년 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온 나라에 중계되고 알려졌던 ‘환생경제’ 연극 막말에 대해 한마디라도 사과를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차마 글과 말로 전달하기 민망한 현직 대통령 비하 막말을 쏟아내는 의원들의 연기를 보고 웃고 환호하던 박근혜 위원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나 국민에게 한마디라도 사과한 적이 있는가”라고 박 위원장을 비난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에게 저질 막말을 쏟아냈던 새누리당이 김용민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이야기하려면 박근혜 위원장이 먼저 정계은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이후 김용민 후보의 사퇴를 이야기하려면 환생경제에서 막말 연기를 했던 당사자들의 정계은퇴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환생경제>의 연극대본을 자신들의 ‘취지’를 비교해달라면서 그대로 취재기자들에게 발송한 상태다. 대본에는 욕설이 그대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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