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학번‧70년대생, 강병원‧박용진 이어 강훈식 출사표
“우리 안에 무너진 기본과 상식 되찾겠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제 부끄러움과 반성의 시간을 끝내고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이것이 제가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재선인 강 의원은 1973년생으로, 이른바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에 속한다. 97그룹의 당권 도전 선언은 앞서 강병원·박용진 의원에 이어 3번째다.

강 의원은 "저는 단순히 세대교체를 위해 이 자리에 서지만은 않았다"며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기 위해, 그리하여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정당은 반성과 혁신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대선 이후 기본과 상식마저 무너뜨리는 길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모든 걸 걸었던 대선후보는 연고도, 명분도 없는 지역의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인천에서 단체장을 지낸 5선의 당 대표는 서울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며 이재명 상임고문과 송영길 전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파격만이 국민의 눈을 민주당으로 다시 돌리게 할 수 있다"며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하고, 5년 후 대선에서 다시 정권을 가져오는 민주당으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훈식 민주당 의원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강훈식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합니다.

저는 요즘 언급되는 70년대생이지만 단순히 세대교체를 위해 이 자리에 서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 드리기 위해, 그리하여,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선 이후, 참으로 힘들고 죄송했습니다. TV를,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많은 분께 부끄러웠습니다. 뼈 아팠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준비되지 않은 후보에게, 무력하게 무너져버린 민주당의 무능력이 뼈 아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왜 민주당이 있어야 하는지, 우리의 효용을 스스로 입증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속에서 신음하는 영세상인과 서민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정책을 고집하고, 관료 주도의 민생대책에 떠밀려 유능한 민생정당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민께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급하게 추진하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이 우선이라던 민주당의 모순에 대해 국민은 표로 심판하셨습니다. 불확실성과 불공정, 불평등에 맞서 발버둥치는 청년세대들의 고민을 방치했습니다.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만 이들을 찾으려한 것은 아닌가 반성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가장 나쁜 방식의 혐오와 갈라치기에 대해서도 표 계산을 하며 유불리를 먼저 따졌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정당은 반성과 혁신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선 이후 기본과 상식마저 무너뜨리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었던 대선후보는 연고도, 명분도 없는 지역의 보궐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인천에서 단체장을 지낸 5선의 당 대표는 서울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묵묵히 응원하고 기대하던 국민은 우리를 떠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습니까? 저 먼저 고백합니다. 민주당이 지금에 이르도록, 침묵하고 방치한 저의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34살의 나이로 자민련의 텃밭에 도전해 낙천과 낙선을 반복하며 14년을 직업 정치인으로 살았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전략책임자를 맡았지만,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했습니다. 대선 책임론에서 저 역시 자유롭지 않습니다. 2천 원을 훌쩍 넘는 기름값, 10만원을 들고 가도 가벼워진 장바구니 앞에, 주식과 코인이 한없이 추락하는 모니터 앞에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내 집 마련은 멀었다`고 느끼며 무력한 사람들에게, 월급이 들어오면 아이 학원비로 그대로 내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민주당이 그 어떤 비전과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자문해봅니다.

국민은“민주당 참 쓸모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이제 이 부끄러움과 반성의 시간을 끝내고,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제가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한 이유입니다.

저에게 정치는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소중한 도구입니다.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고, 국민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국민께 정치의 존재 이유를,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는 쓸모있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명확한 아젠다 설정과 달라진 시대에 맞는 소통으로, 삶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내겠습니다. 170석의 힘을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데 집중하여, 포용과 연대, 진보의 가치가 국민 속에 살아 숨쉬도록 하겠습니다.

지지자와 국민 앞에 당당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과감하게 폐기하고, 유불리를 떠나 민주당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170석의 힘을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오만에 맞서, 국민께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누구인지 인정받는데 쓰겠습니다.

나아가 진보의 재구성으로, 민주당의 10년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민주와 반민주 구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 차별과 분열로 고통받는 약자와, 갈라치기로 이익을 얻는 기득권이 대립하는 시대, 이 시대에 맞는 준거집단과 새로운 진보의 내용을 제시하겠습니다.

기본과 상식의 정치, 국민이 공감하고 쓸모있는 정치, 그것이 민주당이 다시 서는 시작이어야 합니다. 그 시작점에 서서, 미래의 비전과 역동적 에너지로 다시 가슴 뛰게 하는 정당, 약자와 소외계층이 기댈 수 있는 정당, 서민과 중산층을 지켜내는 정당, 역사와 가치 속에서 이기는 정당으로, 다시 민주당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새로운 파격만이 국민의 눈을 민주당으로 다시 돌리게 할 수 있습니다.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하고, 5년 후 대선에서 다시 정권을 가져오는 민주당으로 반드시 바꿔 내겠습니다. 저 강훈식과 함께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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