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홍정열 기자]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이 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의 일부분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거짓과 위선, 불의가 민족의 발전을 저해하는 ‘껍데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동엽은 이 시를 통해 자신의 소망은 이 땅에서 ‘껍데기’를 몰아내고 정결하고 순결한 정신만이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간절히 염원했다.

전남 목포시는 신동엽의 이 같은 정신과 맞닿고 있을까.

지난 5일과 9일 목포시 상반기 인사발령이 단행됐다. 기대를 모았던 공평인사는 뚜껑이 열리자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한마디로 공평인사를 약속했던 박홍률 시장의 외침은 허구였다는 것이다. 상식을 벗어난 결과에 ‘인사빵점’이라는 비난 여론은 공직내부에서 반 박홍률 정서로 이어지고 있는 기세다.

기자는 지난해 12월 24일자 ‘목포시 공무원의 지록위마…시장은 알았다’ 제하의 기사에서 고위직 공무원 등이 담합해 근평을 조작했다는 내용을 인터넷 매체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목포시는 <폴리뉴스>가 지적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눈을 감았다. 짐작컨데 단죄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유는 근평을 조작한 공무원을 승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박홍률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이 그토록 강조했던 덕치행정, 공평인사, 책임행정의 룰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그리고 부정 공무원을 승진시키는 뻔뻔한 이변을 연출했다.

기자는 이 같은 박 시장의 이중적 처신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근평 조작의 수혜자는 박 시장인가”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부정을 저지른 자를 승진시켰기 때문에 그렇다. 덕치와 책임행정은 부정을 감싸주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박 시장의 답변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인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자신의 근평을 1위로 조작한 P씨가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 한다.

조작 전 P씨의 근평 순위는 승진 배수 안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시민들은 허탈해하면서도 뻔뻔하고 대통하게 해먹었다며 격분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은 전임 시장 재임시에 저질러진 부정이다. P씨의 이 같은 근평 조작에는 부시장과 당시 인사국장 P씨, 인사계장 K씨의 담합이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당시 인사계장 K씨는 P씨의 아내로 밝혀져 ‘볼썽사납다’라는 매몰찬 반응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K씨는 남편의 근평 조작 후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남이야 죽든 말든 우리끼리 잘 되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다짐했을까. 그래서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을까. 어찌됐든 이들 공무원 부부는 사무관 승진의 영광을 양심 없게 안았다.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S씨 역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S씨는 지난해 자치행정과장 재직시 목포시 법인카드를 목포경찰서 정보과 P형사에게 건네주고 50만원만 쓰라고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전화로 50만원을 초과하면 큰 일 난다며 약속한대로 50만원만 써주기를 성실히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형사는 이 카드로 한 음식점에서 5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목포시 법인카드가 합당한 목적에 의해 쓰이지 않고 조직이 다른 경찰관 개인에게 건네져 사용됐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에 S씨는 “누가 그런 말을 만들어 냈는지는 모르지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악의적인 말을 퍼뜨리는 사람을 찾아내면 조치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승진은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검증된 공무원에게 돌아가야 한다. 얄팍한 생각으로 간교한 행위를 일삼은 자에게는 미래를 담보해줘서는 안 된다.

박 시장은 이번 인사가 공명했는지 냉철히 분석하기 바란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른 자들로 인해 뒤쳐지고 승진에서 억울하게 배제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박 시장은 반성하고 돌아보라. 누가 주위에서 자신의 눈을 가리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부정의 몸통인지를 가려내 정신이 썩은 자들을 도려내기 바란다.

놀놀한 거짓은 꿀보다 더 달콤한 유혹으로 바림질 한다. 속아서도 안 되고 속여서도 안 된다. 속임을 알면 시장의 위엄을 보이고 속았다면 성찰하라.

말 뿐인 공평한 인사는 진실의 태양을 비껴갈 수 없다. 위선과 거짓은 껍데기이며 ‘일장춘몽 화무십일홍’이다.

시민은 안다. 하늘이기에 모든 것을 안다. 박 시장은 지금 시민을 위한 위대한 시정의 역사를 쓰시라. 그래야 평화의 목포가 껍데기 없는 희망찬 새목포로 태동할 것이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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