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달 30일 정치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능구 본지 대표,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방문, 반기문 총장과의 회동에 대해 토론했다.

유창선 박사는 반기문 총장 카드는 계속 살아있는 변수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친박은 ‘김무성 비토’라고 보면 맞다. 김 대표가 여당의 차기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서 엑스(X)표를 긋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아마 김 대표에 대한 불신은 더욱 굳어질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가 김 대표가 아닌 대안을 찾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친박이 자체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이 여러 명을 언급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인물들은 김 대표에 비해 대중적으로 못 미치는 인물들이다. 대안이 없으면 결국은 반 총장으로 가는 것인데 친박 쪽에서 반 총장에 대한 권유나 모색 등은 계속 열려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 박사는 이어 “다만 두 가지 부분이 있다. 본인이 과연 그 길을 택할 것인가이다. 반 총장은 어떤 길인지를 뻔히 알 텐데 본인이 끝까지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본인으로선 판단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는 여권 전체로 봤을 때 굉장히 모험적인 카드라는 판단이다. 김 대표의 경우 안정적인 기반이 있고 검증도 어느 정도 거친 주자이지만 반 총장은 대선 행보에 나섰을 때 야당의 포문이 열리기 시작하고 리더십에 대한 검증에 시작된다. 과연 반기문이라는 인물이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보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권 전체가 갖는 부담이 있다. 계속 살아있는 카드 선에서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장수 소장은 박 대통령이 반 총장을 만남은 의도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해 반 총장과의 비공식 면담을 노출시켜 친박의 대망론을 띄운 것은 의도적이다. 그 얘기는 작년 추석 때부터 계속 나왔다. 그 사이 유병언 문제, 성완종 리스트 문제로 반 총장이 타격을 입었고 본인이 정치에 관여를 안 한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이어 “반 총장이 친박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선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하나는 총선 이후에 계파간 의석 대비로 친박이 여전히 다수 의석을 가지고 대선후보를 영입해 만들만한 상황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친박이 소수일 경우 청와대가 민다고 해서 반 총장이 당내 경선에서 미국 트럼프나 버니 샌더스처럼 열풍을 만드는 것은 한국의 여당 체질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박 대통령 본인의 세력을 다수파로 심는다는 것이 전제돼야 반 총장이 올 것이다. 두 번째는 박 대통령이 반 총장을 데려오려 해도 그의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노력 또한 만만찮을 것이다. 여권의 비박 친이가 있을 수 있고 야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것들에 방패가 되어줄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지리멸렬해서 레임덕에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나서서 그런 일을 하겠느냐. 이 두 가지 전제가 있다면 반 총장이 유력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반 총장은 대선 출마 할 생각이 100%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당 내부의 총선 공천 구조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전제가 반 총장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능구 본지 대표는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대선에 대해 충분한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선과정에서 봐 왔을 때 지금까지 반기문 카드가 살아있다는 것은 본인 의사가 있다는 얘기다. 파워풀한 권력이 대선주자로 가치가 있고 밀어주겠다고 했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명분으로 국제외교와 남북통일, 한반도 미래를 위해서 기여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겠느냐고 하면 자신도 동의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 유엔에 가서 일곱 번이나 반 총장을 만났다고 하는데, 그 많은 회동 중에 무슨 얘기를 나눴겠는가? 충분히 얘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능구 대표는 이어 “반 총장의 경우는 충청대망론이 있다. 내가 다른 이유로 충청도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을 때 충청대망론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 여야 상관없이 충청대망론에 대한 충청사람들의 기대감 이런 것은 굉장히 높았다. 플러스 알파가 반 총장에게 있다. 과연 반 총장이 내년 말에 임기가 끝나는데 그때부터 액션이 들어간다면 살벌한 우리나라 대선판은 큰 일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능구 대표는 이어 “하지만 현실화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고건 총리, 정운찬 총리도 발을 넣었다 뺀 전력이 있다.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권력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이느냐와 그 사람에게 판을 만들어준 사람, 세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관건이다. 김황식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은 추대되는 줄 알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 경선판이 벌어지는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경선판 벌어지니까 자신은 정치 초년병으로서 어쩌지 하는 모습에 스스로 한심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반 총장에게도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친박이 반 총장을 결사적으로 자기 후보로 붙들 것이냐 그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