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내 주도권 다툼 벌일 듯, 반기문의 선택이 핵심 변수

[폴리뉴스 정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참여한 김무성, 유승민 등 비박계 의원 33명이 1227일에 새누리당을 탈당한다. 이로써 한국의 정치지형은 4.13총선으로 구축됐던 3당 체제가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비박 보수신당-국민의당 4당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비박계는 탈당 직후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하고 본격적 창당절차에 착수, 설 명절 전인 2017120일 전후 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는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의 첫 분열이며 보수의 주도권을 두고 새누리당과 신당세력 간의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는 것이다.

여권 재편은 4.13총선 패배로 예고된 것이었지만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도록 한 것은 박 대통령 탄핵이다. 탄핵은 친박과 비박이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이별선언이었다. 이 과정에서 핵심 변수는 유승민 의원이었다.

비박계는 여권의 중심지인 대구경북(TK)세력을 안고 나가야 세력을 확보할 수 있기에 그의 결단을 독촉했지만 유 의원은 TK를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 안에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해야 했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친박계가 비대위원장 제안을 비토하면서 유 의원 또한 탈당대열에 합류, 분당이 본격화 됐다. 이로서 친박-비박 각 진영은 상대방을 정치적으로 소멸시켜 보수진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차기 대선 전후 과정에서 치열한 진영 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차 관건은 대선 유력주자를 확보해 선거에서 보수의 대표성을 인증 받는 데 있다.

이 지점에서 비박계 신당은 새누리당보다 우위에 서 있다. 남경필,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등 여권 내 대선주자군들이 대거 신당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월에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선택이 핵심변수다. 박 대통령을 비판하며 친박계와 절연선언한 반 총장의 선택이 비박계 신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비박계는 대선국면에서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당과의 연대해 3지대구축에 나설 수도 있다. 여기엔 비박 신당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입장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가능성의 여백은 존재한다.

새누리당은 비박계의 탈당에도 80석 내외의 의석을 유지, 2당의 면모를 유지하겠지만 반기문 총장이 비박계와 함께 하거나 새누리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일 경우 충청권 의원 및 중도계 의원들도 탈당대열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새누리당은 TK를 중심으로 한 골수 친박 정당으로 전락한다. 친박 이미지를 걷어내지 못하면 정치세력으로서 새누리당은 결국 소멸한다는 얘기다. 이에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비판한 인명진 목사를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워 친박 탈색을 도모하려 하지만 최경환, 서청원 등 친박 핵심에 대한 인적청산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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