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곳곳 격렬 시위…전경버스 손상…연행자 속출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의 마지막 날인 7일에도 성난 촛불민심은 광화문을 가득 메웠다.

1700여개 시민단체 및 인처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후 8시반부터 시청 앞 도로를 모두 점거하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거리행진에는 경찰 추산 5만 명,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참여해 “이명박 퇴진” “어청수 퇴진” “고시철회” 등의 구호를 외쳤고 광화문에서부터 종로, 을지로 그리고 시청을 거쳐 다시 세종로 사거리로 돌아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시민들은 광화문과 안국동 그리고 서대문 등 세 방향으로 나뉘어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 저지선에 막혔고 곳곳에서 농성을 벌였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외쳤고 경찰 차량을 강하게 흔들면서 행진 허용을 요구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 차량에 올라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분말 소화기를 뿌리며 맞대응했다.

서대문 방향은 주로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약 1만여 명이 움직였다. 이들은 독립문과 사직터널 부근까지 이동했으나 경찰 저지선에 막혀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주축이 된 시민들 1만여 명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을 거쳐 안국동까지 행진을 했지만 이곳도 경찰 저지선에 막혀 행진을 못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경찰 저지선에 막히자, “불법 주자 차 빼라”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연호했고 경찰 차량을 흔들며 경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경찰은 167개 중대의 경찰병력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민들이 폭력적으로 거리시위를 하거나 해산명령에 불응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광우병 대책회의는 오는 10일 ‘6.10 100만 촛불대행진’을 추진키로 했다.

시청에 모인 인원만 20만…이명박·어청수 규탄의 한 마당

오후 7시부터 시작한 촛불문화제에는 주최측 추산 20만 명이 참여했다. 때문에 서울시청 광장은 물론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 모두 촛불문화제로 점거가 된 상태였다.

사람들은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참여했다. 이에 삼삼오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시민들도 상당했다.

이날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간사는 “재협상을 하려면 국익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의 논리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명박은 그만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에 시민들은 “좋은 말로 할 때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한 목소리로 구호를 따라 외쳤다.

박 간사는 특히 “전날 이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촛불집회 배후엔 친북좌파 세력이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과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우리 국민들도 주저없이 이 정부와 대통령을 버릴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자유발언에는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특수임무수행자회와의 충돌에 대한 규탄과 어청수 경찰청장을 집중 성토했다.

한편, 다음 아고라 회원 1천여 명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전진 위해 조직화해 국민의 힘 보여줘야…청와대 진격 필요 있냐

한편, 광화문 세종로에도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시각에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이 시민들은 전경버스에 “이명박은 퇴진하라” “어청수는 퇴진하라” 등을 글이나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또한 전경버스를 상대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전경들과 대화도 시도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광우병 대책회의의 촛불문화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시민은 “촛불문화제 백날 해봤자 이 대통령은 듣지도 않는다”며 “경찰은 100만이 몰려도 1만이라고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다른 시민들은 “우리가 여기서 촛불문화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와대에 가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오늘 온 20만 명이면 전경버스를 끌어내고 청와대로 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시민은 “전경버스는 덤프트럭으로 끌면 한 순간에 무너진다”며 “또한 사다리를 놓고 시민들이 넘어가도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이야기했다.

이에 다른 시민들이 “청와대로 가면 뭐하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다른 시민이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여기서 계속 촛불문화제만 한다면 이 대통령은 귓등으로 안 듣고 결국은 코웃음만 치면서 국민의 말은 더욱 안 듣게 된다”고 밝혔다.

다른 시민은 “87년처럼 조직화된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광우병 대책회의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시위 100만, 1천만이 와서 백날 천날 해봐라. 이 대통령은 꿈쩍도 안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로에 모인 시민들, 경찰과 대치 중

이윽고 세종로에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경찰과 대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버스에 올라가거나 차벽으로 막아놓은 경찰버스를 밀기도 했다.

이에 새벽 1시가 넘으면서 전경버스에 올라갔던 일부 시민을 경찰이 연행했고 이에 시민들이 다소 격해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전경버스 지붕 위에 설치해둔 철판을 뜯어내고 밧줄을 묶어 버스를 이동시켰고 이에 경찰은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 시민들은 강제연행했다.

경찰은 차량방송을 통해 불법행위 자제를 요구했고 소화분무기를 여러 차례 발사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한편, 전경버스가 대치하고 있는 세종로 안쪽은 차량도 사람도 없어 한산한 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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