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여부가 관건…검찰 “충분한 증거 확보했다”

곽 교육감의 변(辯)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5일 오전 11시경,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에 응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을 상대로 후보 단일화 상대였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 청사에 들어선 굳은 표정의 곽 교육감은 현재 심경이나 돈의 대가성 여부, 이면합의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곽 교육감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오전 10시50분경 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곽 교육감을 대신해 취재진에게 “진실은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아무리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사건이라고 해도 엄연한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과 검찰 스스로 정한 인권수사준칙을 지켜야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 또한 이날 검찰 청사로 오기 전 서울시교육청사에서 간부회의를 마친 뒤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선의가 범죄로 곡해되는 것에 대해 저의 전(全) 인격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심경을 잠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辯

검찰은 압수수색과 핵심 참고인 조사를 통해 상당한 인적 또는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날 소화된 곽 교육감을 상대로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 원에 대한 경위와 목적, 자금의 출처를 추궁한다. 또 실무진 간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보고 받았는지 여부와 받았다면 시점은 언제인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박 교수와의 대질심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곽 교육감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검찰과 곽 교육감 사이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곽 교육감에 대한 이번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곽 교육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이번 주 초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곽 교육감 측의 김칠준 변호사는 검찰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질의를 받았지만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원칙으로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검찰이 수차례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등 여론재판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검찰은 공개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검찰 의도를 알 수 없지만 이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위헙한 수사를 벌이는 검찰은 자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사 앞 반대-지지세력 충돌 ‘아수라장’

한편 순식간에 몰려든 곽 교육감 반대자들과 지지자들의 충돌로 인해 청사 현관 앞이 난장판으로 돌변했다.

곽 교육감이 도착하기 1시간 전인 10시부터 청사에 모여 ‘곽노현 교육감님 힘내세요’, ‘곽노현 교육감을 신뢰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꺼내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 30여 명 사이에 끼어 있던 반대자 10여 명은 곽 교육감의 검은색 에쿠스 관용차가 도착하자 순식간에 뒷좌석으로 몰려가 사퇴를 요구했다. 이를 목격한 지지자들이 곧바로 뒤따라가 저지하면서 청사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곽 교육감이 수사관들에게 이끌려 청사 안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춘 뒤에도 지지자와 반대자들은 서로 욕설을 하며 한동안 충돌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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