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의 교훈 살리지 못하면 무소속 대거 당선될 것

15대 총선 때 경북에서 민주당이 1명 당선(안동, 권오을)된 것이 기적일 정도로 대구 경북은 야당이 당선을 기대하기 힘든 한나라당의 아성이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공천이 당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8대에 이명박계의 공천 학살에 반발한 인사들이 탈당하여 친박연대로 4명, 무소속으로 6명이 당선됐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얼마나 잡음 없는 공천, 공감 받는 공천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표의 대선행보를 위해서는 친박계 스스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한나라당이 어떤 기준으로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 할 지 궁금하다.
야권은 10석을 넘어 20석까지 희망하는 PK지역과 달리 TK에서는 1석이라도 건져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대구] 친박, 박근혜 위해 희생할까?
대구 12명 중 10명이 친박

현역 의원 12명 모두 한나라당이고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수성을) 의원과 현재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명규 의원(북구갑)을 제외한 10명이 친박계다. 주 의원과 이 의원은 대구에서 역설적으로 친이계이기 때문에 공천 안정권이라는 분석이다.

대구 북구 1대~3대 민선구청장, 변호사 출신인 이명규 의원은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재선의원 최고 요직이라는 원내 수석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국회지식경제위원회에서 단골 ‘국정감사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의정활동도 성실하다.

<대구 역대 총선 결과>

대구 친이계는 오히려 공천 안정권

중구남구의 경우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출신 배영식 의원에 맞서 친이계 핵심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3선의원 출신인 박창달 자유총연맹 총재 등이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박영준 씨는 최근 이국철 SLS회장과 향응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재용 씨는 지역 여건상 야당 보다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지역은 과거 박준규 국회의장의 지역구였는데, 박 의장 이후 재선 이상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달서병은 조원진 현역 의원에게 17대 국회의원 출신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도전하고 있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경호실장으로 불리는 친박계 핵심이므로 김 원장에 비해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다.

6선의 거물 홍사덕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구, 4선인 박종근 의원의 달서 갑, 이해봉 의원의 달서 을은 세대교체를 기대하고 공천경쟁을 벌이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많이 있다.

서구에서는 홍사덕 의원이 고향인 경북 영천에 출마설이 나도는 가운데 윤진 서구청장, 곽창규 금융보안연구원장이 거론되고 최근에는 이두아 비례대표 의원 이름도 나온다. 달서갑에는 전 SBS 앵커 홍지만, 달서을은 이철우 변호사와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협회장, 이노수 TBC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한구 의원 지역구인 수성갑은 최근에 박영석 대구MBC 사장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씽크탱크에 현역의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의원이 공천을 못 받을 것으로 보는 이는 별로 없다.

주성영 의원 지역구인 동갑의 경우 민주당에서 전 동구청장인 임대윤, 현 동구갑 지역위원장인 정덕연 등이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검사출신인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 추태’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현재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구에서 거의 유일하게 야당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박근혜 의원 지역구인 달성군은 박 의원이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대표 1번을 받아 총선을 지휘하게 될 상황을 전제하여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곽상도, 이종진·박경호 전 달성군수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김희섭 대구시당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하는 등 대구 지역 12개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낼 계획이다.

<대구지역 출마 예상자>

[경북] 국회의원과 단체장 갈등이 변수
무소속 약진 가능성 높아

경북은 농촌지역이 많아 대구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지만 지난 18대 총선에서무소속이 5명이나 당선됐고, 6.2. 지방선거에서도 비(非)한나라당 기초단체장이 7명이나 당선됐다. 의정활동 성적이 나쁜 의원이나 단체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의원은 공천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경북 역대 총선 결과>

‘형님’ 이상득 의원, 앞길이 순탄치 않아

경북에서 최대 관심 지역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이다. 현재 6선인 이 의원이 7선 국회의장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는 한 현재로선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의원의 공천여부는 18대 보다 더 큰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수도권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천 반대 움직임 강도에 달려 있다.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낸 박명재 CHA의과대학 총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정장식 전 포항시장의 움직임도 변수다.

민주당의 기대주,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허대만 경북도당위원장은 ‘타도 이상득’을 외치며 젊은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민주당 허대만 위원장, 무소속 박명재 전 장관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전국적인 빅매치가 될 것이다. 반면에 이병석 의원이 16대부터 내리 3선을 한 포항북구는 여야 막론하고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

경주시에서는 친박계인 무소속 정수성 의원과 친이계인 정종복 전 의원과의 재대결 성사 여부가 관심이나 정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 입당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서 의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있다. 경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됐다가 낙마하고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간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출마설도 있다.

구미시 갑을은 친박계인 김성조 의원이 4선에 김태환 의원이 3선에 어렵지 않게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천시에서는 정희수 의원과 김경원 전 대구지방 국세청장,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3파전을 전개하고 있다.

상주는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미래연합 소속 성백영 시장과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 간의 심각한 알력이 공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이정백 전 상주시장,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천은 이철우 의원과 임인배 전 의원, 그리고 송승호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상임간사간의 치열한 공천 다툼이 예상된다. 국가정보원, 중학교 교사, 경북 부지사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인 이철우 의원은 한나라당 재해대책위원장, 국회독도특별위원회 간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향 경북 김천에서 국회의원에 세 번 내리 당선한(15대~17대) 임인배 전의원은 전기안전공사 사장 시절 공사 공금으로 차기 선거운동을 했다는 사유로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영주는 재선의 장윤석 의원이 무소속 김주영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역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곳에서 2번 당선된 바 있는 대구서구의 홍사덕 의원이 최근 주말마다 고향에 내려와 활동하면서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다.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것인지 관심사다.

영양·영덕·울진·봉화는 강석호 현 의원과 김중권 전 의원 간의 재대결이 관심사다. 남해일 전 해군참모총장이 무소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안동에서도 전·현 의원이 격돌한다. 재경부 차관 출신 김광림 현 의원과 현 국회사무총장인 권오을 전 의원 간의 불꽃 튀는 공천전쟁이 흥미롭다. 두 사람은 안동의 대표 가문인 안동 김씨와 안동 권씨라서 문중 싸움까지 가미되어 있다.

군위·의성·청송 지역은 정해걸 의원이 친박계 김재원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따내 당선된 곳인데, 과연 고령의 정 의원이 다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대구와 마찬가지로 15개 선거구 전체에 후보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포항의 허대만 도당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특별취재팀: 임재동 팀장·차재서 기자

<경북지역 출마 예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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