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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상습투약 에이미, 증세호전 교도소 이감

프로포폴(Propofol)을 상습투약한 혐의로 구속돼 물의를 빚은 방송인 에이미(31)가 지난달 28일 춘천교도소로 이감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5일 급성 A형간염 증세를 보여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온 에이미는 이날 병세가 호전되면서 이감을 결정했다. 현재 교도소 내에서 검찰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미는 지난 4월 초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네일숍에서 프로포폴을 맞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의료진은 구급차로 후송하기 전 에이미의 팔에 꽂혀 있던 링거주사를 제거했으며, 경찰은 압수한 에이미의 가방에서 프로포폴 5병을 발견했다.

프로포폴 오남용 문제가 본격 도마에 오른 건 지난 7월 31일 강남지역 H산부인과 의사의 시신 유기사건부터다. 당시 산부인과에 의사에 의해 13가지 혼합 프로포폴을 맞고 사망한 여성은 유흥업소에 종사해온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과거에 여배우로 활약한 사실은 최근 드러난 사실이다. 지난달 19일 한 매체는 연예계 종사자의 말을 인용해 “유흥업소 종사자로 알려졌던사망자가 과거 연기자 활동을 했고, 한때 연예기획사에도 몸담았던 여배우”라고 밝혔다.

더불어 피해여성은 서울 소재 명문대 연기학과에 제학했으며, 유명 기획사와 전속 계약도 체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그러나 아르바이트로 유흥업소에서 일했으며, 이후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을 겪던 중 문제의 산부인과 전문의를 만나 프로포폴을 상습 투여받기 시작했다. 이 의사는 시체유기 및 업무상 과실 치사, 마약률 관리법 위반,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중독자들 “주사 놔달라” 생떼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해 유통을 금지하고 있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이 과거에는 성형외과 등 일부 병원에서 간단한 시술용으로 주로 쓰였다. 정맥에 직접 투약하는 흰색의 액 때문에 소위 ‘우유주사’로도 통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작용을 일으킬 시 해독제도 없다고 하여 ‘죽음의 마취제’로 더 익숙하게 불린 이 약물은, 과거에는 주로 일부 연예인과 강남 일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오남용 실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크나큰 파장을 몰고 왔다. 그러나 최근 또다시 연예인들과 강남 일대 병원들을 중심으로 마약 대용으로 이 약물이 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피어오르고 있다.

의료계와 과거 조사에 관여했던 경찰 일선 관계자들은 프로포폴에 손을 댔다가 비극적 결말에 이른 연예인들의 숱한 과거사례에 빗대어 본다면 최근 에이미의 구속이나 전직 여배우의 사망과 같은 충격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2009년 4월 이 약물을 과다복용한 20대 연예인지망생이 심장마비로 숨진 사건은 대표적이다. 이후로도 프로포폴에 대해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수면마취제로 사용되던 2009년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들이 이를 마약 대용으로 남용해온 사례가 적잖게 드러났고, 강남 유흥가 일대에서도 일반인들 사이에 밀거래가 성행하는 등 프로포폴의 오남용 실태가 만방에 공개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당시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방송인 A씨는 특별한 시술이 필요 없는 상황에서 굳이‘수면마취를 해야 겠다, 프로포폴을 놓아달라’며 한참동안 생떼를 부린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때는 또 드라마에 출연 중이던 배우 B씨와 C씨가 불면증을 핑계 삼아 일주일에 서너 번 씩은 내원해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B씨의 약물중독은 도를 넘었다. 그의 주변인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촬영 도중 자주 몸을 떨거나 불안감을 호소해오기도 했다고…. 중견배우 C씨는 수차례 성형이 약물중독으로 이어진 사례다. 그는 수면마취를 하기 위해 간단한 지방흡입술이나 레이저시술 등을 받으며 일주일에 3번 이상 수면마취에 의존했다. 병원에서 만류하면 그는 다른 성형외과를 찾고 또 찾아다녔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독버섯 같은 폴리포폴 백태 의료계까지 번져나가

프로포폴이 2009년 6월 전설의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는 프로포폴 중독에 따른 오남용 우려가 확산됐고, 그러면서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게 일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그러나 대체의약품이 없다는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해 마약류 지정을 유보했다. 이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못하면서 경찰의 편법 사용에 대한 마땅한 처벌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0년 6월, 서울중앙지검은 환자들에게 프로포폴을 편법 투약한 정황을 잡고 서울지역 유명 성형외과 11곳을 압수수색해 프로포폴을 치료 목적이 아닌 일종의 환각제용으로 편법 판매해온 증거를 확보했다. 그러나 처벌과 관련해서는“프로포폴이 법적으로 마약류가 아닌 만큼 처벌 여부와 적용 법률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프로포폴의 향정신성의약품 추진이 본격화된 계기는 그 다음 달인 7월 ‘프로포폴 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였다. 당시 나온 내용의 일부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식약청이 마취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8개 병원 중 6곳, 8명의 의료진이 프로포폴에 중독돼 있었다. 중독자로 밝혀진 8명은 마취과전공의 4명, 기타 전공의 2명, 간호사 1명, 무응답 1명 등으로 수련의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중 2명은 이미 약물 과다투여로 사망했다고….

비슷한 사례는 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08년 1월 광주광역시 소재 한 외과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모 간호사가 프로포폴 등 마취제를 자신의 팔뚝 등에 60여 차례 투약해오다 불구속됐다. 당시 마취과 의사들에 따르면 의사나 간호사들이 마취제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 보니‘피로 회복’을 위해 오용하는 일이 알게 모르게 있어 왔다고 한다. 다만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 해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수면클리닉’ ‘수면센터’등에서도 수면유도제로‘프로포폴’이 널리 사용됐다. 그러면서 마취제의 오남용으로 인한부작용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번 맛들리면 심리적 의존성이 강해져 반복 투여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중독에 이르게 된다는 프로포폴은 환각증세를 동반하는데, 심각한 부작용과 위험이 뒤따른다. 이 약물은 특히 마취 효과와 치사량 사이의 폭이 아주 좁아 환자의 호흡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심폐 기능이 나쁘거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혈관 확장이나 쇼크가 올 수 있으며 코골이가 심한 사람,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자, 심한 호흡기 질환자, 폐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 고혈압이 있는 사람 등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더욱 문제는 미다졸람 등과 달리 프로포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에는 해독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 때는 10명 중 1명이 죽음에 이른다는 ‘죽음의 마취제’라했다. / 오진영 기자 pppeo001@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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