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 광천수에 국내산 보리 추출액 섞은 독특한 맛으로 대히트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1982년에 태어나 올해로 33돌을 맞은 ‘맥콜’은 세계 최초의 보리 탄산음료다. 1980년대 콜라와 사이다로 대변되던 국내 탄산음료 업계의 틈새를 비집고 등장한 맥콜은 독특한 발상과 맛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한때 맥콜의 인기에 힘입어 유사 제품들이 쏟아질 정도였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살아남은 보리 탄산음료는 맥콜이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 

맥콜의 원수(原水)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초정약수’다.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초정약수에 영양이 풍부한 국내산 보리 추출액을 버무려 만든 맥콜은 현재까지 50억 캔 이상 팔렸다. 인체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B₁, 비타민B₂, 비타민C 등을 더하고, 인체에 해로운 카페인, 방부제, 인공색소 등은 뺀 웰빙 음료인 덕분으로 보인다. 

우리 민족에게 보리는 주식인 쌀에 버금가는 제2의 식량이었다. 하지만 쌀 자급화에 따라 수요가 줄어 보리는 식탁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이에 일화는 건강한 곡식인 보리로 음료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맥콜을 개발하게 됐다. 

120ml 드링크 병에 담겨 첫 선을 보인 맥콜은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화는 맥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용량을 340ml와 640ml로 다양화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출시 이듬해인 1985년 8월 한 달 동안 700만 병 판매실적을 달성하며 음료업계를 긴장시켰다. 

가속도가 붙은 맥콜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일화는 폭발적인 맥콜 수요에 대응할 수 없어 캔과 페트, 병 제조 공장을 늘렸다. 맥콜의 히트에 자극을 받은 경쟁 업체들이 인공 색소와 향료를 섞은 저가 ‘미투 제품’들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화는 맥콜의 우수한 품질과 전략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일화는 맥콜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 당대 최고 스타였던 가수 조용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서울올림픽을 후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향상시켰다. 그러나 맥콜의 음료 시장 잠식에 위기감을 느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미투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저가 공세를 펴면서 시장을 흔들었다. 결국 과당경쟁으로 성장세를 누리던 보리 탄산음료 인기는 시들해졌고, 보리 탄산음료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불렀다. 더불어 맥콜 매출액도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보리 탄산음료 시장 축소와 IMF 금융위기로 맥콜은 존폐 위기로까지 몰렸다. 하지만 일화는 맥콜의 재기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맥콜의 마케팅 전략을 틀었다. 맥콜의 새로운 소비층을 10대로 정하고 용량과 가격을 낮춘 것이다. 또 10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맛을 바꾸고, 패키지 디자인 또한 이모티콘을 활용해 새로 단장했다. 

특히 2012년부터 맥콜의 핵심 재료인 보리를 유기농 보리로 대체했다. 현재 맥콜은 전남 강진군과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되는 100% 유기농 보리로 만들고 있다. 이에 맥콜은 웰빙 트렌드에 적합한 음료로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일화는 맥콜의 유통 채널 확장과 광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일화는 ‘전설을 맛보리’라는 맥콜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운 TV 광고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최초 보리 탄산음료의 전설을 다시 쓸 태세다. 전설을 맛보리란 브랜드 슬로건은 80년대 음료 업계에서 콜라와 사이다를 압도했던 맥콜의 전설을 젊은 소비자의 눈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다.

올해는 맥콜 광고 모델로 걸출한 입담을 자랑하는 배우 김수미와 아이돌 가수 박형식, NS윤지를 발탁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힙합 비트와 ‘맥콜, 입에 털어넣어!’라는 가사가 이색적인 힙합 랩 광고를 선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세기의 대결’에서 ‘세기의 졸전’으로 막을 내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싱거웠던 권투 경기보다 함께 방송된 맥콜의 광고가 SNS 상을 뒤덮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상훈 일화 경영기획팀장은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탄산음료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맥콜은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50년, 100년 시간이 흘러도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장수 음료로 ‘맥콜 신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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