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계 Co² 발전기술 상용화 추진… 연료전지 사업 본격화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두산그룹은 미래기술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 상용화에 나서는가 하면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에서 4곳만이 원천기술을 확보한 발전소용 가스터빈 개발을 국산화하는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미국 에코젠파워시스템즈와 ‘초임계 이산화탄소 폐열회수 발전설비 기술 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에코젠파워시스템즈는 세계 최초로 7MW급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설비 실증시험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업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 상용화 토대 마련

기존의 발전설비는 고온고압의 증기로 발전소 주기기인 터빈을 구동하는 방식인데 반해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은 이산화탄소를 가열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는 증기에 비해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도 초임계 상태에 도달하는 특징이 있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게 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또한 주요 설비의 소형화가 가능해 발전소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수분으로 인한 터빈 부식이 없어 내구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은 특히 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시멘트, 철강 등 산업 플랜트 발전설비용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러한 플랜트에서 나오는 폐열은 온도가 높지 않아 버려지는 실정이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발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 브레난 에코젠 파워시스템즈 CEO와 최대진 두산중공업 사업개발 담당 상무(왼쪽)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 필립 브레난 에코젠 파워시스템즈 CEO와 최대진 두산중공업 사업개발 담당 상무(왼쪽)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송용진 두산중공업 전략기획총괄은 “시멘트, 철강 플랜트 발전설비용만 놓고 볼 때 세계 시장은 연간 2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두산중공업은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실천계획’에 따라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시스템을 개발해 에너지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으며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표 연료전지 첫 공급계약

㈜두산은 한국남동발전이 경기 성남시 분당에 건설하는 복합화력발전소에 들어갈 280억 원 규모의 연료전지 경쟁입찰에서 기자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두산 관계자는 “높은 가동률과 안정적인 출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산은 이번 연료전지 운영과 관련해 400억 원 규모의 장기 서비스 계약(LTSA : Long Term Service Agreement)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급하게 될 연료전지는 총 용량 5.6MW로 세계 최초의 복층형 구조이다. 복층형 연료전지는 설치면적을 절반으로 줄여 부지가 협소한 도심에서 설치하기에 좋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이 한국남동발전 분당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공급할 연료전지 M400 모델 <사진=두산 제공>
▲ ㈜두산이 한국남동발전 분당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공급할 연료전지 M400 모델 <사진=두산 제공>
㈜두산이 이번에 수주한 발전소용 연료전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500MW 이상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사업자의 경우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일정량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생산(RPS 규제, Renewable Portfolio Stanndard)해야 한다. RPS 비중은 2012년 2%를 시작으로 2024년 1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해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한 후 첫 성과인 데다 세계 최초의 복층형 연료전지 공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공급을 계기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고객만족 서비스, 신규 발주처 발굴 등을 더욱 강화해 국내외 연료전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의 한 종류로 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다. 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오는 2023년 건물용은 연간 18조 원, 발전소용 3조3000억 원, 주택용 17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시장 전문기관은 전망하고 있다. ㈜두산은 세 가지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발전소용 가스터빈 기술 국산화 추진

또한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4곳만 만들고 있는 발전소용 가스터빈 국산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발전소용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핵심 설비로 국산 가스터빈 개발과 시장창출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추진되고 실증단지를 제공하기 위해 발전사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지금까지 가스터빈 국내 원천기술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는데 이 발전소용 가스터빈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을 세계에서 4곳에 불과하다.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미쓰비시와 히타치 통합회사), 이탈리아 안살도에네르기아만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가스터빈 내부 구조 사진 <사진=GE>
▲ 가스터빈 내부 구조 사진 <사진=GE>
업계에 따르면 2007~2013년간 평균 성장률이 4.8%인 세계 가스터빈 시장은 5.5% 성장률을 나타내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 개발, 석탄화력발전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오는 2020년 가스가 석탄·오일 등과 동등한 수준까지 에너지원으로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발전소용 가스터빈 개발에 두산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두산은 미래 성장을 위해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꼭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소용 가스터빈이 워낙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세계 유수업체도 도전했다가 쓴잔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계속 도전 중이다. 안살도에네르기아와 기술협력을 하고 있고, 두산 또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발전소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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